[오늘과내일] 암보험? 말고, 보험암! 종신보험 불완전 판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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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내일] 암보험? 말고, 보험암! 종신보험 불완전 판매에 대하여

라인형 법무법인 지원P&P 변호사

  • 승인 2024-01-28 09:12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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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흔히 알기로 보험이란,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하나의 "방패"다. 사회를 구성하는 우리가 직면하는 소위 '불행'은 각기 다르기에, 이를 대비하기 위한 방어막 중 하나를 구축하는 것이 바로 보험 가입이다. 그렇다면 '종신보험'이란 무엇일까? 국어사전은 종신보험을 "피보험자가 죽어야만 보험금을 지급하는 생명 보험"이라고 정의한다. 종신보험에서 '피보험자'란, 쉽게 말하면 '사망'에 이러야 하는 객체가 되는 사람이다.

과거, 종신보험은 부모님들이 자신의 사망 후의 자녀들을 걱정하여, 또는 홀로 남을 배우자를 염려하며, '사망보험금'이라는 자신의 사망에 대한 위로를 남겨두는 것으로 판매되어왔다. 그러나,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현대사회에서 위와 같은 광고는 더 이상 보험사나 보험설계사가 종신보험을 판매하는데 영업수완으로 가치가 없게되었다. 이에, 종신보험을 판매하기 위한 갖가지 영업전략이 생겨났는데, 그중 하나가 종신보험을 '저축성 보험'이라고 속여, 불완전하게 판매하는 것이다.



보험의 불완전판매는, 해당 보험이 보장하는 내용을 부풀려 설명하거나 거짓으로 설명하여 상품설명의무를 저버리거나, 자필서명이 아닌 대리서명을 하거나, 보험료를 대납하여주는 특별이익제공을 하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종신보험에 가입한 대다수의 피해자는 종신보험을 저축성 보험이라고 속아 가입한 경우인데, 특히 장래를 준비하기 위한 사회초년생이나 자녀를 둔 부모가 기망의 타겟이 되었다.

종신보험의 보장은 곧 '사망'이기 때문에, 보험료 납입 기간이 길고, 말마따나 내가 죽은 이후를 염려하는 꺼림직한 생각을 해야 하는 불쾌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기에, 미래를 대비하는 저축성 보험으로 판매전략을 바꾸는 것은 이를 탈피하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던 것이다. 양심적이지 못한 보험 설계사들은 수당의 왕, 종신보험의 판매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만기에 다다르면 원금은 물론, 금융기관의 이자율보다 훨씬 좋은 금리가 붙고, 필요할 때까지 묵혀두면 복리가 붙는 '비과세 고금리 복리 상품'으로 포장하여 판매한 것이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종신보험은 절대 저축성 보험이 아니니 가입에 유의하라는 경고가 튀어나오고, 보험사에 대한 권고가 줄줄이 쏟아져 나왔다. 다만, 아직도 많은 피해자들이 있고, 양심이 없는 보험설계사들은 아직도 불완전판매를 감행하고 있다. 오죽하면 작년 상반기 생명보험부문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제기한 민원이 '불완전판매', 그중 45.2%가 저축성 보험으로 속아 종신보험에 가입한 것이었을까.

피해자들은 뉴스기사를 보거나, 만기 때가 되어 이 사실을 알고 경악한 상태가 되는데, 이를 이유로 보험 해지를 하기엔 그들의 보험료를 먹고 거대해진 보험사를 당해내기는 역부족인 것이 실상이다. 피해자들은 1차로 보험사를 향해 민원을 제기하는데, 보험사나 해당 상품을 소개한 보험설계사는 완전판매를 주장하고, 이미 '해피콜'등의 이유로로 해지할 수 없다며 증거를 가져오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이미 가입일로부터 몇 해가 지난 사이 불완전판매를 입증하는 증거를 가진 사람은 매우 적다. 또한, 자신의 불완전판매를 인정하는 보험 설계사도 거의 없다.

한편, 몇몇 피해자들이 불완전판매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가지고 다시 민원을 제기하더라도, 보험사가 거대하면 거대할수록 '불수용'이란 답변만 반복될 뿐이다. 절망감을 느낀 피해자는 금융감독원에 2차 민원을 제기하고, 금융감독원은 해당 불완전판매한 보험사를 상대로 민원인과 원만한 합의를 주도한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더라도 받아지는 경우 역시 많지 않은데, 이는 금융감독원의 보험사에 대한 압박이 권고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나마 양심적인 보험사는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여 압박하는 것으로 그들의 불완전판매를 인정하고, 납입한 원금이나 합의한 금액을 반환하지만, 모든 책임을 피해자인 보험가입자에게 전가하는 보험사도 있다.

마지막으로 피해자들에 남은 방법은 법적 분쟁 해결이다. 개별적인 상황에 따라 해결 방법은 다르겠지만, 우선 피해자는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보험설계사를 상대로 형사고소를 할 수도 있고, 보험사와 보험설계사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법적인 해결 방법을 택하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법적 분쟁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변호사 수임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보험사가 끝까지 불완전판매를 인정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금융감독원까지 잘 버티면, 피해자들이 더 이상의 민원제기를 포기하기 때문이다. 결국, 내일을 더 잘 살기 위해 오늘의 고통을 견디며 차곡차곡 쌓았던 저축성 보험이라던 방패는 피해자들에게 '보험암'을 유발시킨다.

이러한 피해자를 더욱 양산하지 않기 위해서는, 보험업법, 금융소비자보호법 등의 보완으로 불완전한 판매를 하는 보험사나 보험설계사에 대한 처벌을 강력히 하고, 금융감독원의 권한을 강화 또는 수사기관과의 긴밀한 연합관계를 구축하여 보험사를 견제하도록 하는 방법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라인형 법무법인 지원P&P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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