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칼럼] 그래서 돈은 어떻게 번다고요?

  • 오피니언
  • 문화人 칼럼

[문화人칼럼] 그래서 돈은 어떻게 번다고요?

고동환 시각예술 작가

  • 승인 2024-02-21 16:59
  • 신문게재 2024-02-22 19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문화인
고동환 시각예술 작가
그래서 돈은 어떻게 벌어요? 작품을 팔아서 살아요? 얼마에 팔아요? 라는 질문은 예술을 하면서 종종 들어온다. 관객들의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질문이지만 어떻게 보면 예술가들이 항상 마주하는 현실이면서 가끔은 외면하기도 하는 진실이다. 나도 예술을 오랫동안 하면서 내가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아주 가끔은 작품이 팔리지만, 작품을 만들기 위해 소요된 시간과 재료비 그리고 전시를 위한 부대비용을 생각하면 마이너스인 경우가 더 많다. 또한, 정부 지원금도 받지만, 작품 제작을 위해 사용할 수만 있고 작가 스스로가 인건비 목적으로 돈을 받을 수 없는 구조이다.

2012년에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생기면서 예술활동준비금지원, 예술인 파견사업, 예술인 생활안정자금 융자 등 예술인에 대한 지원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예술활동준비금지원은 전년도 소득인정액에 따라 한정된 인원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서류를 통과하기까지 결과를 알 수 없으며 아주 사소한 경제활동에 대한 기록만 있어도 소독인정액에서 불리하여 지원금을 받기가 어렵다. 또한, 예술인파견사업은 예술인과 기업·기관을 함께 팀 단위로 선정해 약 6개월간 협업 활동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활동기간 동안 예술인들에게 활동비가 주어지지만, 공모와 선정을 통해 결정되어 모든 예술인에게 기회가 돌아가지는 못한다. 그리고 생활 안정 자금은 대출이기 때문에 결국은 갚아야 하는 돈이다. 그래서 예술가들이 가장 고정적인 수입을 창출하기 위해 하는 활동은 학원과 대학교 강의가 가장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학령인구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선생님과 강사의 수가 감소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 많은 예술가들이 예술과는 별개의 다양한 부업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주변을 둘러보면 보험을 하는 작가, 목수 일을 하는 작가, 구제 옷을 파는 작가, 커피숍을 하는 작가, 이발소를 차린 작가도 있다. 이렇듯 예술을 하면서 부업하는 건 이제 당연한 일이 되어 가고 있다. 20년 전에는 미대를 졸업하고 작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일로 생계를 유지하지 않고 부업을 가지면 예술가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에 몇몇 작가들은 부업을 통해 얻은 경제력으로 더 좋은 작업을 만들어내는 일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이렇듯 이제는 예술가에게 경제활동은 떼려야 뗄 수가 없게 되었다. 예술적 열망 때문에 모든 경제적 활동을 완전히 포기하고 작업실에서 오롯이 홀로 창작 활동만 하고 언젠가 세상이 자기를 알아봐 주기를 기대하며 살아가는 작가는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필자가 영국에서 거주하고 있을 때 만났던 예술가 중 90% 이상이 다른 일을 하면서도 예술 활동을 포기하지 않았고 스스로 예술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대학원에서 만났던 여러 나라의 친구 중에는 변호사도 있었고 치과 의사도 있었다. 그들은 전시 기회가 아주 가끔 찾아오더라도 꾸준히 작업하고 이를 통한 경제적 보상을 기대하지 않으며 언제나 즐겁게 예술 활동을 해오고 있었다. 번듯한 직업이 있어도 예술가라고 불리는 것을 가장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가진 전업작가 라는 고정관념이 바뀌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작가들의 작품활동에 더 집중해 주시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작가들이 돈을 어떻게 버는지, 미술 하면서 생계유지를 할 수 있는지, 작품이 얼마인지 보다는 어떻게 작품을 만들었는지, 어떤 영감을 어디서 받았는지, 어떤 기법을 사용했는지 등 작품 자체에 궁금증을 더 가지고 전시장에 방문해 주신다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감정을 충실히 느끼고 얻어 가실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고동환 시각예술 작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김행금 천안시의장, 7곳서 업무추진비 절반 이상 사용
  2. '포항형 주거복지' 새 청사진 나왔다
  3. 양주시, 시내버스 81번 2대 증차…1월 12일부터 운행
  4. 강제 휴학 시키는 대학?…충남대 의대 24학번 본과 진급 문제 항의
  5. 우상호, "강훈식 불출마할 것" 충청 지방선거 출렁
  1. 대전시, 미국 바이오.첨단기술 협력 확대
  2. 학폭 이력에 대입 수시 탈락… 법조계 소송으로 몰리고 소년범 역차별 우려
  3. 정치권 시간표에 끌려가나… 대전·충남 통합 ‘반대 확산’
  4. [주말사건사고] 블랙아이스 다중추돌사고부터 단전까지… 강풍에 대전충남 화재만 10건
  5. 윤석열 구형 13일로 연기…충청 與 "사형 기다린 국민 우롱"

헤드라인 뉴스


여야 지도부 14일 충청 집결…대전·충남 통합 헤게모니 싸움

여야 지도부 14일 충청 집결…대전·충남 통합 헤게모니 싸움

여야가 지방선거 최대승부처 금강벨트의 설 밥상머리 민심을 잡기 위해 대전 충남 통합을 고리로 진검승부를 벌인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4일 나란히 충청권을 찾아 전국적인 이슈로 부상한 행정통합과 관련한 바닥 민심 청취에 나서는 것이다. 조만간 국회에서 입법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여야가 이에 대한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 금강벨트에서 정면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충남·대전 통합법을 설 전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6월 3일 지..

청와대 “267억 빼앗고 성 착취,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 검거”
청와대 “267억 빼앗고 성 착취,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 검거”

우리나라 국민 165명을 상대로 267억원을 빼앗고 성 착취 범죄까지 저지른 캄보디아 스캠(신용사기: SCSI Configured Automatically) 조직이 검거됐다. 피해자 대다수는 여성으로, 이들은 금전은 물론 스캠 조직의 강요에 의해 성 착취 영상이나 사진까지 전송하기도 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춘추관 브리핑실에서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TF는 지난해 2월부터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국가기관을 사칭하고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 착취 범죄까지 자행한 스캠 범죄 조직원 26명을 캄보디아 경찰을 통해 현지에서 검거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설계공모, 2029년 조기 완공 스타트
'대통령 세종 집무실' 설계공모, 2029년 조기 완공 스타트

이재명 정부가 2029년 8월로 앞당겨 건립키로 한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의 후속 작업인 건축 설계공모가 12일 본격화하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 청장 강주엽)은 이날 대통령 세종 집무실에 대한 사전 규격 공고로 시작되는 추진 일정을 공개했다. 주안점은 대통령 세종집무실의 국격 강화와 국민적 자긍심 고취, 역사적 건축물로 승화하기 위한 '품격 있는 디자인', 대통령과 참모들 간의 소통 강화 등 '국정 효율성 제고', '최고 수준의 보안', '국민 소통과 조화' 등에 둔다. 이번 설계공모는 행복도시건설특별법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목에도 한산한 꽃시장 대목에도 한산한 꽃시장

  • 갑천 물고기떼 수 백마리 이상행동 갑천 물고기떼 수 백마리 이상행동

  • 설 연휴 승차권…‘15일부터 예매하세요’ 설 연휴 승차권…‘15일부터 예매하세요’

  • 상소동 얼음동산 ‘겨울나들이’ 상소동 얼음동산 ‘겨울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