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효도, 기여분과 유류분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내일] 효도, 기여분과 유류분

신동철 법무법인 유앤아이 변호사

  • 승인 2024-06-02 15:42
  • 수정 2024-06-03 08:51
  • 신문게재 2024-06-03 1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ㅅ
신동철 변호사
예로부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인 효(孝)를 인륜의 가장 으뜸이 되는 덕목으로 여겼다. 효도는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에 대한 예를 다하는 것이지만, 우리나라도 1970년대 가족 구조 자체가 '핵가족화' 되어 버렸고, 고령의 부모의 기본적인 필요를 채우는 것마저도 강요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 되어 버렸다.

한편으로 '가난한 집에서 효자난다'는 속담이 있는 것을 보니 재산이 많은 집이 오히려 재산으로 인하여 불행하고 그 부모도 소외될 수 있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효를 상속에 반영한 것이 기여분 제도이다. 자녀 중 상속재산 유지·증가에 특별한 기여를 했거나, 특별히 부양 의무를 다한 사람이 있으면 이를 고려하자는 것이다. 특별한 기여나 부양 즉, 특별하게 극진히 효도를 한 자녀에게 그 기여에 대한 이익을 주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머니가 먼저 사망하고 아버지가 뒤에 사망하면서 10억의 재산을 남겼고 자녀가 둘 있다고 가정하자. 큰딸이 결혼도 하지 않고 같이 살면서 어머니와 아버지를 극진히 돌보았고 다른 자녀는 거의 연락을 끊고 살았다면, 큰딸의 효도의 몫으로 먼저 60%를 공제하였다고 가정하자(이 비율은 일률적이지 않다). 그렇게 되면 상속재산은 10억 원이 아니라 4억 원이 기준이 된다. 그 4억 원을 두 자녀가 상속분에 따라 나누게 된다. 그러면, 두 자녀가 각각 2억 원씩을 받게 되는데, 큰딸은 자신의 상속분 2억 원에 이미 기여분으로 공제한 6억 원을 더해 총 8억 원을 받게 되고 다른 자녀는 2억을 받게 된다.

이러한 기여분은 자연히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기여분을 주장해야만 비로소 고려되는 것이다. 그리고 기여분은 우선은 상속인들 간의 협의로 정하는데, 그렇게 안 될 때는 상속재산 분할청구를 하는 때에 기여분 결정 청구를 하게 되면 법원이 정하게 된다. 법원은 기여의 시기, 방법, 정도, 재산액 등의 사정을 참작한다. 효도의 정도나 기간, 다른 형제들의 협력 정도, 부모님의 경제력이나 질환의 상태 등을 고려하게 되므로 일률적이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기여분은 아직 분배되지 않고 남아있는 잔존 상속재산에만 인정된다는 것이 문제였다. 앞서 든 예에서 아버지가 사망하기 전에 큰딸에게 전 재산 10억을 모두 증여하였다면, 연락을 끊다시피 살아온 다른 자녀도 유류분 반환청구를 통해서 자신의 상속액의 2분의 1까지 찾아올 수 있게 되므로, 자신의 상속분인 2분의 1에 다시 2분의 1 즉, 망인의 재산의 25%까지 가져와 총 2.5억 원을 가져오게 되므로, 더 이득을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즉, 유류분 소송에서는 기여분을 주장할 수 있는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유류분 소송에서는 부모를 돌본 자녀가 불리하게 되는 예도 있었다.

최근 헌법재판소는 4월 25일자 결정을 통하여 유류분 제도 자체는 합헌으로 인정하되 기여분의 관계에 대해서 위헌적인 부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현행 제도에서는 기여분을 주장할 수 있는 기여상속인이 자신이 들인 노력에 대한 보답으로 먼저 받은 재산이라고 하더라도 해당 재산이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되고, 결국 다른 상속인의 유류분반환 청구를 할 수 있는 불합리한 상황이 있어 현행 유류분 제도에 기여분을 반영할 수 없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게 되면 유류분 제도 자체에 대한 효력이 사라지므로, 헌법불합치 잠정적용 결정을 통해 국회에 2025년 말까지 보완 입법을 하도록 촉구하였다.

효도는 본디 대가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법으로 강제할 수도 없겠으나, 부모를 부양하고 특별히 더 돌본 자녀에 대해서는 기여분 제도를 통하여 그리고 향후 유류분 제도의 정비를 통하여 혜택이 돌아가야 할 것이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지만, 그 틀을 잘 갖추면 도덕이 회복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신동철 법무법인 유앤아이 변호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황종헌 전 수석, "36년간 천안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개척하는 순간"
  2. 아산시, 전국 최초 '가설건축물TF 팀' 신설
  3. 천안시 성거읍생활개선회, 26년째 떡국떡으로 온기 전해
  4. 천안시, '찾아가는 교통안전교육' 확대…고령층 6000명 대상
  5. 안장헌 충남도의회 예결위원장,차기 아산시장 출마 선언
  1. 대전 서구 도마·변동 13구역 사업시행계획 인가 '득'
  2. 천안법원, 장애인 속여 수억 편취한 60대 여성 '징역 6년'
  3. 아산시의회 탄소중립 특위, 활동보고서 채택하고 마무리
  4. 천안시, 주거 취약가구 주거안정 강화 위한 주거복지위원회 개최
  5. 천안법원, 전주~공주 구간 만취 운전한 30대 남성 '징역 1년 6월'

헤드라인 뉴스


행정통합 `따로 또 같이`…대전충남 특별법 `운명의 한주`

행정통합 '따로 또 같이'…대전충남 특별법 '운명의 한주'

여야와 정부가 행정통합을 추진 중인 3개 지역 특별법 국회 심사 과정에서 이른바 '따로 또 같이' 방침 적용을 시사하면서 대전충남 특별법 운명이 어떻게 판가름 날지 촉각이다. '따로 또 같이' 방침은 3개 지역 특별법의 공통 사항은 동일 수준으로 조정하고, 지역 맞춤형 특례는 개별 심사로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지역에선 광주 전남 특별법 등에 비해 자치 재정 및 권한이 크게 못 미치며 불거진 충청홀대론을 불식하기 위한 총력전을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0~11일 법안소위를 열고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

대전시의회, 대전·충남통합 `주민투표` 촉구… 민주당 통합추진에 제동
대전시의회, 대전·충남통합 '주민투표' 촉구… 민주당 통합추진에 제동

대전시의회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추진 중인 대전·충남 행정통합과 관련해 '주민투표' 시행을 공식적으로 촉구한다. 시의회 절대 다수당 지위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대전·충남통합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통합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대전시의회는 9일 오전 10시 제293회 임시회를 열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시행 촉구 결의안'을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다. 이번 회기는 해당 결의안을 처리하기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로, 의회 차원에서 주민투표를 공식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결..

설 앞두고 대전 농산물은 안정세지만, 축산은 계란·한우 등 강세
설 앞두고 대전 농산물은 안정세지만, 축산은 계란·한우 등 강세

설 명절을 앞두고 배추·무와 과일 등 농산물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지만, 한우와 계란 등 축산물 가격은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에 따르면 6일 기준 대전 배추 한 포기 소매 가격은 4993원으로, 1년 전(4863원)보다 2.67% 인상된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 무 가격도 한 개에 1885원으로, 1년 전(2754원)보다는 31.55% 내렸고, 평년(1806원)에 비해선 4.37% 올랐다. 평년 가격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치다. 2025년 한때 작황 부진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 가족과 함께 하는 세대공감 예절체험 가족과 함께 하는 세대공감 예절체험

  • 취약계층을 위한 설맞이 사랑의 온정 나눔 취약계층을 위한 설맞이 사랑의 온정 나눔

  • 국민의힘 대전시당, ‘졸속통합, 차별통합 중단하라’ 국민의힘 대전시당, ‘졸속통합, 차별통합 중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