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스토리로 바라보는 인류 문명의 새로운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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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 스토리로 바라보는 인류 문명의 새로운 해석

신천식 배재대 초빙교수·공공리더십 연구원 이사장

  • 승인 2024-08-27 10:24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신천식
신천식 배재대 초빙교수·공공리더십 연구원 이사장
우리는 스토리 본능을 가지고 태어 난 인간이기에 스토리에 쉽게 빠져든다. 집 떠난 홍길동이 겪는 다양한 모험과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결론은 많은 이들에게 기전승결의 전개를 따라 몰입과 궁금증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더니 자연스럽게 공감과 가르침을 교훈으로 되돌려준다. 신분의 벽을 넘어 첫사랑으로 만난 춘향이와 이 몽룡의 유치찬란한 사랑 이야기와 강제로 젊은 여인을 취하려 드는 기득권의 상징이자 지엄한 권력 그 자체인 변 학도가 행사하는 억지에 가까운 비상식적 강제력에 가해지는 응징과 제압의 강력한 뒤풀이는 권선징악의 보편적 신념체계를 정당화하며 해당 독자들의 카타르시스를 극대화한다. 시대를 초월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스토리로 이해하면 더욱더 구체화되며 의미가 확실하게 부여된다.

인류가 염원하던 무병장수의 오랜 꿈은 초고령화 사회의 출현으로 현실이 됐다. 나아가 인류는 100세 시대를 넘어 그 이상의 생명 연장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무한 장수 스토리의 실현가능한 전개 시나리오에 놀라고 있다. 전례 없는 장수 시대의 꿈같은 도래에는 전통적 스토리의 주인공인 홍길동이나 춘향이의 개인적인 깨달음과 대응을 뛰어넘는 사회적 통찰과 합의가 이뤄져야 문제인지와 해결이 가능하다. 현대를 주도하는 성공적 감동스토리의 탄생은 동시대를 같이 하는 전체 인류가 함께 관여하는 집단적 통찰을 기반으로 지속적이며 참신한 발상과 대응이 반복적이며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또한 현대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은 개인이거나 단일한 요인이 아니라 상호 연관돼 복합적 관계를 이루는 다수의 연결고리로 존재한다. 스토리의 기본전개는 주인공이 지금까지 누려온 평온한 일상과는 다른 새로운 상황과 맞닥뜨리고 해결이 어렵거나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 처해 우여곡절 끝에 사건을 잘 해결하고 평온한 현실로 돌아오는 것을 말한다. 중요한 것은 주인공이 마주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하여는 본인 스스로 어떤 깨달음을 얻어서 자신 스스로의 내면세계를 바꾸고 자신의 변화된 세계관과 신념체계를 통하여 위험한 상황이나 사건을 안정과 질서가 존재하는 새로운 세상으로 변환시킴을 말한다.

오늘의 세계는 인류 초유의 다양한 위기상황 노출과 급속한 패턴 전환을 특징으로 한다. 초유의 상황 전개는 과거의 전통적 형식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사라지며, 영웅으로 등장하는 주인공의 활약으로 안정된 세상에서 오래오래 잘 먹고 잘 살았다는 스토리의 기본 설정이 전면적으로 파괴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인류가 마주할 새로운 세상은 과거의 관행과 규칙에서 철저히 추방되고 분리되어버렸다. 인류 모두가 미래로 향하는 무수한 변화조짐 하나하나까지 최선의 관심과 노력을 다한다 해도 해피엔딩은 없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 두렵지만 솔직한 자문자답이다. 현대문명의 복합적이고 다원적이며 위기 내포적 문제를 몇 가지 든다면 첫째 재생과 복원 불가능한 천연자원의 소모와 고갈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확장지향의 경제 성장모델을 고집하는 모순적 집단사고가 초래하는 근원적 문제존재와 둘째로 소수의 상위집단이 압도적 절대 하위 층의 이익을 무시하거나 경시하는 측면이 강화되는 현상이 고착화되는 사회적 문제, 세 번째로 삶이 주는 바람직한 의미를 대하는 근원적 무지와 외면의 보편화로 절대 다수의 개인이 갖는 허무적 세계관, 마지막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지배구조의 불합리와 통치 집단의 무능력 등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하나의 문제들 모두 현존 문명체제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하고 전면적인 혁신과 성찰을 담은 대응이 필요하며 지체되거나 변환 불가시 새로운 문명체제로의 전환 위한 새로운 가치관모색과 획기적 신념체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처한 문제는 우리의 전통적 사고방식에서 비롯되었다. 알버트 아인시타인 (Albert Einstein)도 어떤 문제를 야기한 예전의 사고방식으로는 그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고 일찍이 설파하였다. 오늘의 사고방식은 내일 만들어 질 현실의 토대가 된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사건과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새로운 사고방식이 등장해야 한다. 인기 높은 스토리의 결말은 항상 대반전의 개입으로 더욱 흥미진진해지거니 문명사의 대전환을 시도하며 의외의 결론을 가져올 반전스토리의 탄생을 진심으로 기대해본다. /신천식 배재대 초빙교수·공공리더십 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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