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헌의 세상읽기]경찰학교 유치전 지혜롭게 대응해야

  • 오피니언
  • 세상읽기

[최재헌의 세상읽기]경찰학교 유치전 지혜롭게 대응해야

  • 승인 2024-10-23 19:05
  • 최재헌 기자최재헌 기자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는 충남에서 아산과 예산지역이 나서고 있지만, 느닷없이 영호남이 '결속'을 내세우며 충남유치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자칫 영호남의 세몰이에 '공든탑'이 무너지는 피해를 입지 않을까 우려된다. 결과 발표가 내년으로 늦춰진 것도 충남으로선 영 불편하다. 영·호남의 세몰이가 입지 선정 결과 발표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버릴 수 없다.

최재헌2
경찰학교 후보지 경쟁에 뛰어든 아산시는 이미 주요 경찰기관이 입주해 있다는 점과 고속도로·고속철도·수도권전철 등의 편리한 광역교통망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시설 집적화에 따른 효율성을 강조한 것이다. 예산군은 30%가 국유지로 개발이 편리하고 인접한 충남 혁신도시, 충남도청 등이 위치한 내포신도시와의 시너지 효과가 있다.



이같은 최적의 충남 후보지역 여건에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한 것인가? 최근 영호남이 세몰이에 나섰다. 경남·북과 전남·북, 광주 5개 시·도지사에 이어 지난 11일 홍준표 대구시장까지 경찰학교의 남원 유치 공동성명서에 서명했다. 남원 유치는 동서화합과 상생발전, 국토 균형발전의 모범사례가 된다는 것이 주장인데, 효율성을 따져야 할 설립 후보지 선정에 뜬금없이 영호남 '동서화합'이 튀어 나왔다. 누가 봐도 공정한 입지평가가 아닌, 정치적인 영향력 행사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김태흠 충남지사는 "정치적 외압이 될 수 있다. 심히 불쾌하다"면서 깊은 유감을 나타낸 뒤, "정치적 논리로 흘러가선 안 된다" 고 강조했다.

남부권 유치나 동서화합 등 어떤 명분으로든 영·호남 6개 시도지사가 특정 지역 밀어주기 성명을 발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전국에서 47개 지자체가 뛰어들 정도로 치열했지만 이제 이해관계를 떠나 해당 지역에 맡기는 자세가 미덕이다. 선의라도 본의 아니게 악의처럼 될 수도 있다. 전북 내 다른 지자체가 연대하는 것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문제다.



충청권 4개 시도가 '제2중앙경찰학교 충남(아산·예산) 유치'를 공식 건의한 취지와도 물론 다르다. 충남엔 경찰인재개발원, 경찰대학, 수사연구원 등이 있다. 충북 충주 소재 중앙경찰학교와의 연계성도 좋다. 시설 집적화나 콘텐츠, 재정 효율성, 교육대상자 편의 측면의 강점이 풍부하다. 서로 우리 고장에 끌어오려는 '핌비' 요소를 싹 소거한 객관의 눈으로도 그렇다. 충남 두 지역 모두 개발제한 요소가 없다. 대한민국 경찰 본산으로 신속한 개발이 가능한 지역이다. 부지 실사, 지자체 면접 등 최종 선정을 위한 절차에도 철저히 대비해 충남에 제2중앙경찰학교를 품을 수 있길 기대한다.

유치전에 뛰어든 충남 아산과 예산은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하는 공통의 과제가 주어졌다. 본격적인 샅바 싸움이 '집안싸움'이 되지 않게 유의하면서 입지 여건의 유리함을 끝까지 잘 부각시켜야 한다. 예산과 아산은 각각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 당위성을 알리는 국회 토론회를 연이어 진행한다. 예산의 경우, 유치 전략을 발제하고 범군민 퍼포먼스까지 진행했다. 아산은 충청·호남·영남권의 연결 거점이라는 점을 피력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대통령이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아산경찰병원의 조속한 건립과 현장경찰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대폭적인 교육 인프라 확충을 언급했다. 아산 경찰병원 건립과 유치전이 치열한 경찰학교 설립이 더욱 탄력 받을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찰병원과 관련해 병상 규모를 줄여 착수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타 통과를 위한 규모축소 우려다. 500병상 이상은 꼭 넘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경찰청의 요구 조건에 부합하는 최적지 충남도는 '솔로몬의 지혜'로 둘로 나뉜 후보지역들과 머리를 맞대 영호남의 세몰이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 정치적 세몰이를 극복해 나갈 정연한 논리와 대책마련이 뒤따라야 하겠다. <내포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조국혁신당 세종시당, '내홍' 뚫고 정상화 시동
  2.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
  3. [이차전지 선도도시 대전] ②민테크"배터리 건강검진은 우리가 최고"
  4. 세종시, 2025년 '규제혁신+투자유치' 우수 지자체 영예
  5. 대전인자위, 지역 인력수급 변화·일자리 정책 방향 모색
  1. 보이스피싱에 속아 빼앗긴 3900만원 대전경찰이 되찾아줘
  2. 제2회 국민통합포럼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조건과 국정리더십의 과제
  3. 대전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공유재산 임대료 60% 경감
  4. 대전시 2026년 정부예산 4조 8006억원 확보...전년대비 7.8% 증가
  5. '스포츠세종 포럼' 2025년 피날레...관광·MICE 미래 찾기

헤드라인 뉴스


트램 1900억 세종의사당 956억…충청 성장판 놨다

트램 1900억 세종의사당 956억…충청 성장판 놨다

이재명 정부 첫 예산안에 대전 트램 1900억원, 국회 세종의사당 956억원, 대통령 세종집무실 240억원 등 충청 현안 추진을 위한 국비가 각각 확보됐다. 또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사업 547억원, 청주공항 민간활주로 5억원, 세종지방법원 10억원도 반영됐다. 충청권 각 시도와 여야 지역 의원들에 따르면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728조원 규모의 2026년 정부예산안에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충청권 현안 사업이 포함됐다. 어느 때보다 치열한 예산 국회 속 충청권이 이재명 정부 집권 2년 차 대한민국 호(號) 신성장 엔진 도약..

[르포] 일본의 가락시장 도요스, 유통 시스템은 정반대?
[르포] 일본의 가락시장 도요스, 유통 시스템은 정반대?

우리에겐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동해를 사이에 둔 지리적 특징으로 음식과 문화 등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다. 양국 모두 기후 위기로 인해 농산물의 가격 등락과 함께 안정적 먹거리 공급에 대한 요구를 받고 있다. 이에 유통시스템 개편을 통한 국가적 공동 전략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도일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관한 4박 5일간의 일본 현장 취재를 통해 현지 농산물 유통 전략을 살펴보고, 한국 전통주의 새 활로를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도요스 중앙 도매시장의 정가 거래..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지방소멸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남 금산군이 '아토피자연치유마을'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전국 인삼의 80%가 모이며 인구 12만 명이 넘던 금산군은 산업구조 변화와 고령화, 저출산의 가속화로 현재는 인구 5만 명 선이 무너진 상황이다. 금산군은 지방소멸 위기를 '치유와 힐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아토피자연치유마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공동체를 만들고 '아토피·천식안심학교' 상곡초등학교를 중심으로 금산에 정착하고 있는'아토피자연치유마을' 통해 지방소멸의 해법의 가능성을 진단해 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