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미(Me)·래(來)·고(Go)에서 함께 성장하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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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만필] 미(Me)·래(來)·고(Go)에서 함께 성장하는 우리

신한이 세종미래고 교사

  • 승인 2024-10-24 10:19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세종미래고등학교, 신한이
신한이 세종미래고 교사. 사진=시교육청 제공.
"선생님 완전 MZ 같아요!" 특성화고등학교에서 8년째 근무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가장 친구 같은 선생님' 1위로 뽑혔을 때다.

이는 학생들과 소통이 원활히 이뤄졌다는 의미로, 미래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는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올 한해 세종미래고등학교에서의 교육 목표를 미(Me:나를 찾아가는 과정), 래(來: 상호작용과 존중), 고(Go: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교육)로 설정하고 학생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MZ 교사의 경험을 나눠보려 한다.

바이오화학과와 베이커리카페과, 로보트로닉스과, 스마트기계과로 이뤄진 세종미래고등학교는 입학 시기부터 학과를 정한다. 다른 학생들보다 일찍 전공을 고른 학생들이 진로에 대한 명확한 가치관과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이해(Me)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매년 1, 2학년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본교의 교육과정 박람회는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로서 타 학과의 전문 교과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서로 다른 네 학과의 전공을 직접 체험해보고 차년도 교육과정으로 선택할 수 있어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았으며, 내년 교육과정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교육과정 박람회를 통해 같은 전공에서도 학생들의 관심사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고, 학급 진로 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학생들끼리 그룹을 만들어 진로 로드맵을 작성하고 학급에 게시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 예를 들어 딥페이크나 사이버 불링 등을 고려할 때, 미래사회에서 상호작용과 존중하는 태도(來)는 특히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진다. 담임교사로서 학생들을 존중하는 마음이 상호작용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며 학급 자치활동을 시작했다. 가장 첫 시간 언어 사용 습관을 점검하고 상호 존중할 수 있는 학급 규칙을 제정했다.

학급자치를 통해 독서 나눔과 생일파티, 스승의날?어버이날 편지쓰기 활동 등 학생들이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해 제시한 활동들을 위주로 학급 활동을 구성했다. 이를 통해 학급 학생 간 정서적 지지를 강화하고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여 서로 존중하는 학급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다. 학급 친구들, 선후배들을 넘어 담임교사와도 언제든 마음을 나누고 상담할 수 있는 유대감을 가진 하나의 공동체로 인식할 수 있도록 본교의 많은 교사가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교육과정(Go)을 만들기 위해 학생들의 관심과 사회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자 노력했다. 1학기에는 디지털 대전환을 대비하기 위한 생성형 AI를 활용한 '디지털 교과서 만들기' 프로젝트를, 2학기에는 피지컬 컴퓨팅을 활용한 '쓸데없는 것 만들기' 공동프로젝트를 수업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코딩 기반의 공동프로젝트는 학생들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지다 보니 다소 황당하지만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다. 예를 들면 센서에 일정 조도 이상의 밝기가 감지되면 교실의 전원을 전부 끄는 '수업 방해해도 칭찬받는 법'이라는 작품과 온도에 따라 콧물이 돌아가는 속도가 달라지는 '맹구 온도계'는 그 나이대 아이들만 할 수 있는 순수하면서 독특한 상상이라 웃음을 준다.

이 밖에도 베이커리카페과 학생들이 운영하는 교육공동체 카페 '다온', 스마트기계과 선생님과 학생들이 운영하는 '발명동아리'가 있어 학생들이 교육과정에 흥미를 가지고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으로 도전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매일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돋보인다.

세종미래고등학교는 교명처럼 학생들의 미래와 교육의 미래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학교이다. 모든 학생이 존중받고 배우는 교육환경을 만들며 교육공동체가 함께 성장하고 있다. 이 여정을 함께 하며 학생들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교사로서 큰 기쁨을 느낀다. 이러한 작은 변화는 단순한 교육의 결과가 아닌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소중한 미래의 초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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