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칼럼] 97. 트럼프의 반(反)기후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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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 칼럼] 97. 트럼프의 반(反)기후 정책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 승인 2024-12-05 12:00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염홍철칼럼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지난달 말, 서울에 눈 폭탄이 쏟아졌습니다. 기상센터에 의하면, 서울의 11월 적설량은 117년 만에 처음이라고 합니다. 즉, 1907년 10월 서울에서 근대적인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지요. 그런데 어느 전문가는 200년 만에 처음이라고도 하지요. 이유는 "한반도 북쪽에 정체한 차가운 저기압과 지난 여름부터 식을 줄 모르는 '뜨거운 서해'가 수도권에 '눈 폭탄'을 떨어트렸다"고 하지만, 이미 지구에 몰아닥친 기후 위기의 연장선상에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여름, 지구 역사상 가장 뜨거운 날이 찾아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하루 만에 그 기록이 경신되었지요. 이와 같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각종 통계는 매년이 아니라 어느 때는 매일 그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현실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이에 많은 환경전문가와 기후 과학자들은 "기후 정책이 위기를 맞을 것이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미 트럼프는 대선 공약으로 '파리 기후 변화 협정' 재탈퇴를 내건 상태이고, 재생 에너지 지원 축소, 화석연료와 원전 확대를 비롯하여 '반(反) 기후'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유럽 기후 외교 싱크탱크 린다 칼처 이사는 "트럼프의 화석연료 집착은 글로벌 시장의 트렌드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하였고, 영국의 기후 과학자 프리데리케 모토는 "세계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한 극한 기후는 미국에서도 계속 악화될 것이다"라는 등 비판적 논평을 쏟아내고 있지요.



트럼프의 정책은 기후 변화를 해결하기보다는 경제 성장과 산업 지원에 중점을 둔 경향을 보일 것이며,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적 접근보다는 경제적 실효성을 더 중요시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러한 트럼프의 기후 정책을 인식하고도 미국 국민들은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압도적으로 지지한 것에, 그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트럼프의 반(反)기후 정책은 당장 경제 활성화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국제 사회의 기후 위기 대응에 큰 타격이 예상되며, 미래세대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현재, 매년 510억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데, 이와 같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며, 이것이 인류의 생존에 심각한 재앙으로 대두된다는 것은 대부분의 전문가와 정책 수립가들이 강조한 부분이지요. 이산화탄소의 다량 배출은 대기 온도를 상승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폭풍과 홍수의 빈도를 증가시킵니다. 뿐만 아니라 가뭄을 몰고 와 농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식량 생산의 감소는 빈곤층을 더 어렵게 만들지요. 해수면이 상승하고, 열대성 질병이 만연하게 됩니다. (염홍철 '중도일보' 2021년 3월 12일자 참조)



이러한 이산화탄소의 증가는 화석연료를 태우기 때문인데, 석탄, 석유, 천연가스 같은 지하 매장 자원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는데, 이때 설상가상으로 트럼프는 화석연료의 확대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지요.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 중립'의 적극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추세에도 전혀 맞지 않지요. 결정적인 기후재앙은 78세인 트럼프의 생전에는 찾아오지 않을지 모르지만, 미래세대에는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이렇게 기후 위기라는 심각한 문제를 경제 활성화로 대응하는 포퓰리즘적 단기 처방이나, 순리를 외면하는 반 기후적인 정책으로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은 자명한 일이지요.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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