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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한부모가정을 위기에서 구한 음성군청 이혜지(사진 왼쪽) 주무관과 청주지방검찰청 신세계(오른쪽) 행정관. |
출생신고조차 하지 못했던 영아와 그 모친에게 공직자의 따뜻한 손길이 새로운 희망이 됐다.
11일 군에 따르면 2023년 7월 음성경찰서 삼성파출소에 한 여성이 자진 출석했다.
벌금 미납으로 지명수배 중이던 A씨였다.
A씨는 4개월된 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으며 임신 중이라고 진술했지만, 가족관계 조회 결과 법적 자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주지방검찰청 충주지청은 음성군에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A씨는 "한국으로 시집와 한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았고, 출생신고 절차를 몰라 신고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당시는 미출생 신고 영아 사망사건과 친모의 미출생영아 양도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사회적 파장이 컸던 시기였다.
감사원 조사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출생한 아이 중 무려 2000여 명이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한 청주지검 충주지청 신세계 행정관은 즉시 음성군청 이혜지 주무관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두 공직자는 신속히 현장을 방문해 4개월된 여아의 존재를 확인했다.
이 주무관은 곧바로 A씨를 위한 지원에 나섰다.
먼저 청주지검과 협의해 A씨의 상황을 고려한 벌금 분할납부를 성사시켰다.
청주지검은 A씨가 한부모가정이자 다문화가정인 점, 영아를 양육 중인 상황, 경제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미납 벌금을 6개월간 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이어 이 주무관은 A씨 모녀를 위한 체계적인 지원을 이어갔다.
출생신고 절차를 직접 안내하고 도왔으며, 아동수당 신청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했다.
A씨는 이러한 도움으로 아이의 법적 지위를 확보하고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주무관의 헌신적인 지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사회복지 부서에서 근무하며 지속적인 가정방문과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연계하고, A씨 모녀가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꾸준히 살폈다.
신 행정관은 "지자체 담당자들의 과중한 업무부담으로 원활한 협조가 이뤄지기 어려운데, 이 주무관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에 문제를 신속히 해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주무관은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며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아동보호와 학대 예방을 위해 현장에서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번 사례는 공직자의 적극 행정이 위기가정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국가기관과 지자체 간 유기적 협업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다문화 한부모가정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음성=홍주표 기자 32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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