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촉구 행진 함께한 휠체어 …"연대가 부조리한 권력 이겨내"

  • 사회/교육
  • 사건/사고

탄핵촉구 행진 함께한 휠체어 …"연대가 부조리한 권력 이겨내"

대전 15차 집회에 장애인 권의석씨 참석
"근로중 추락 부상 때 연대의 중요성 깨달아"
14일 탄핵안 2차 표결 당일 4천명 참여 전망

  • 승인 2024-12-13 21:36
  • 수정 2024-12-13 22:17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IMG_2038
13일 대전 둔산동 은하수네거리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집회에 시민 2500여 명이 참가했다.
"30년 전 건설현장에서 추락해 척수를 다쳤을 때 연대하고 공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을 수 있었죠. 연대할 때 부조리한 권력에 맞설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휠체어를 밀고 나왔습니다."

13일 대전 서구 둔산동 은하수네거리에서 열린 제15차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집회에서 만난 권의석(62·척수장애) 씨는 휠체어를 밀며 집회에 이틀 째 참석했다. 1990년 11월 집회 장소에서 멀지 않은 둔산동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근로자로 일하다가 안전시설이 미비한 7층에서 추락해 크게 다친 후 장애를 갖게 됐다. 34년 전 건설현장에서 몸을 다쳤을 때 원인을 따지기도 전에 근로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문화가 남아 있었고, 권 씨는 다친 몸으로 공부하고 호소해서야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이때 산업재해 근로자들의 연대가 큰 도움이 되었고 작은 힘이 모일 때 부조리한 것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권 씨는 "비상계엄은 용납될 수 없는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인데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목소리를 모으고 연대하기 위해 어제부터 참석했다"라며 "작은 힘을 모아 연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참가자들이 배려해줘 불편 없이 행진까지 다녀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7시부터 시작한 집회는 금요일이면서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탓에 2500명 남짓의 인파가 은하수네거리에 집결했다. 핫팩 400개와 샌드위치 70개, 갯수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접이식 방석까지 시민과 단체가 기부하고 나누면서, 영하 2도의 체감온도는 집회를 이어가는 데 문제가 되지 않아 보였다.

단상에 올라 기조발언에 나선 김수진 대전민예총 연극위원장은 "비상계엄 때 전국 대학 중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만 학생들에게 귀가 조치하고, 폐쇄까지 했는데 문체부의 지시였다고 한다"라며 "역사가 어려울 때 영웅이 나온다는 말처럼, 퇴근 길 저녁을 거른 채 집회에 참가하는 대한민국의 아버지들, 사회를 더 사랑하기 위해서 나오는 학생들, 그리고 여기에 계신 어머니들이 영웅이자 문화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신을 대학생이라고 소개한 참여자는 자유발언을 통해 "어제 대통령의 추가 담화에서 2시간짜리 내란이 어디 있냐고 반문했으나 민주국가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경제적 타격이 적지 않고 국민에게 폭력적 방법을 사용하는 그런 국가를 원하는 게 아니다"라며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을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두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이 상정될 14일 이곳 은하수네거리에서 오후 3시부터 16번째 관련 집회가 개최될 예정으로 참석인원은 최대 40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무대장치 위치도 변경해 크게 늘어날 집회 참가자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조정할 예정이다. 또 집회 영향으로 파랑새네거리 버스정류장은 이날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폐쇄돼 200m 지나서 임시정류장에서 승객을 승하차한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곡교천 탕정지구 연계사업' 밑그림 그려졌다"
  2. 롯데백화점 대전점, 성심당 리뉴얼... 백화점 중 최대 규모 베이커리로
  3.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수는 적은데 국비는 수십억 차이…지역대 '빈익빈 부익부' 우려
  4. [행복한 대전교육 프로젝트] 대전변동중, 음악으로 함께 어울리는 행복한 예술교육
  5. {현장취재]김기황 원장, 한국효문화진흥원 2025 동계효문화포럼 개최
  1. "함께 걸어온 1년, 함께 만들어갈 내일"
  2. 농식품부 '농촌재능나눔 대상' 16명 시상
  3. 작은 유치원 함께하니, 배움이 더 커졌어요
  4. 충남경찰, 21대 대선 당시 선거사범 158명 적발… 직전 대선보다 119명↑
  5. 서머나침례교회, 관저종합사회복지관에 연말 맞아 이웃사랑 후원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대법원 세종 이전법 발의했는데, 뒤늦은 대구 이전법 논란

대법원 세종 이전법 발의했는데, 뒤늦은 대구 이전법 논란

대법원을 세종시가 아닌 대구시로 이전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향후 논의 과정이 주목된다. 다만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이 주도한 데다, 11월에 혁신당 대전시당 위원장인 황운하 의원(비례)이 ‘대법원 세종 이전법’을 발의한 터라 논의 과정에 들어가기 전부터 여러 이견으로 대법원 지방 이전 자체가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혁신당 대구시당 위원장인 차규근 의원(비례)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 권칠승 의원과 함께 대법원을 대구로 이전하고 대법원의 부속기관도 대법원 소재지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직장맘에게 지급하는 출산 전후 휴가급여 상한액이 내년부터 월 220만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하한액이 출산휴가급여 상한액을 웃도는 역전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출산전후휴가 급여 등 상한액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는 출산 전과 후에 90일의 출산전후휴가를 받을 수 있다. 미숙아 출산은 100일, 쌍둥이는 120일까지 가능하다. 이 기간에 최소 60일(쌍둥이 75일)은 통상임금의 100%를 받는 유급휴가다. 정부는 출산·육아에 따른 소득 감소를 최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10일 소상공인 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전 서구 월평동 '선사유적지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