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주택청약제도, 신혼부부와 출산 가구에 불리… 개편 필요

  • 정치/행정
  • 국회/정당

현행 주택청약제도, 신혼부부와 출산 가구에 불리… 개편 필요

2007년 개정 제도 무주택 15년, 40대 이상 유리하게 설계
신혼·출산 가구 위해 혼인과 배우자 가점 신설·자녀수 가점 확대 필요… 직계존속 가점 축소
국회입법조사처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주택청약 가점제도 개편 방향’ 보고서

  • 승인 2024-12-25 11:46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1
제공=국회입법조사처
저출생 시대, 주택청약제도 가점제를 신혼부부나 출산 가구에 유리하게 개편해야 한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달라진 인구 구조와 가구 구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무주택 기간이 15년 이상인 40대 이상에게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혼인과 배우자에 대한 가점을 신설하고 자녀 수에 대한 가점을 확대하는 반면, 직계존속 가점은 축소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12월 24일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주택청약 가점제도 개편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3년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다.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자녀가 없는 부부 가구는 2025년 400만 가구에서 2035년 491만 가구, 2045년 537만 가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주거비 부담, 출산과 양육의 양립 어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봤다. 신혼부부의 주택소유율이 높을수록 출생아 수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 주택 마련 기회가 확대되면 저출생 해소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주택청약제도의 가점제 개편을 강조했다.

2
제공=국회입법조사처
▲가점제 개편 필요성=최근 5년간 가점제를 통해 주택을 공급받은 당첨자의 가점 점수를 보면, 당첨 최고점의 경우 무주택기간과 청약저축 기간 항목은 각각 30~31점, 15~16점으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확보했지만, 부양가족 수 점수는 22~24점에 그쳤다.

이는 부양가족 수 항목에서 만점(35점)을 얻기는 쉽지 않고, 세대주 본인을 제외한 부양가족 수 3~4명으로 22~24점을 확보했다는 것을 보여줘 사실상 부양가족 수가 당첨 여부를 결정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당첨자의 연령은 40대, 50대 순으로 많았다. 부양가족에는 직계존속도 포함돼 있어 직계존속을 실제로 부양하거나 주민등록만 이전한 경우에도 자녀와 동일한 가점이 부여돼 편법·불법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가점제 방식에서는 무주택기간과 청약저축 기간 항목에서 거의 만점을 확보한 상태에서 부양가족 수 점수에 따른 합계 점수에 따라 당첨 여부가 결정된다.

4인 이상 가구의 감소, 1~2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부양가족 수 점수를 확보하기 위해 주민등록 편법 이전을 통한 직계존속 부양, 거주지가 아닌 곳으로의 전입신고 등 부적격 사유가 발생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가점제를 통해 공급되는 주택 물량은 축소되고, 가점 항목은 무주택기간이 15년 이상인 40대 이상에게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 현재의 가점제를 적용할 경우 20~30대 신혼부부나 출산 가구가 가점제를 통해 주택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특히 정부가 저출생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한 2025년 주거지원정책에는 신혼부부나 출산 가구의 주택청약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신혼부부에게 공급되는 특별공급에만 해당하고 민간이 공급하는 일반공급에선 안 된다.

3
제공=국회입법조사처
▲가점제 개편 방향=물론 가점 항목인 무주택기간과 청약저축 기간, 부양가족 수에 대한 기준을 동시에 개편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무주택기간은 주택청약제도의 도입으로 주택 투기와 과도한 청약 경쟁을 해소하고 실수요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도입된 항목으로, 필요하다.

청약저축 기간도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조성된 자금은 국민주택의 건설 등을 위해 활용되는 주요 재원으로, 기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유지해야 한다.

다만, 4인 이상 가구의 감소 등 인구·사회학적 변화를 반영해 자녀가 많은 가구가 높은 가점을 확보해 당첨 가능성을 높일 방향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

현행 가점제의 부양가족 수 항목은 직계존속과 직계비속의 구분 없이 부양가족 1명이 증가할 때마다 가점 5점을 부여하는데, 달라진 여건을 반영해 혼인과 배우자에 대한 가점을 신설하고, 자녀 수에 대한 가점을 5점에서 10점으로 확대하는 반면 직계존속 가점을 5점에서 2.5점으로 축소하는 방안으로 개편하자는 게 보고서의 핵심이다.

개편안을 채택하면 자녀가 2명인 4인 가구의 경우 혼인으로 20점, 자녀 2명으로 20점을 확보해 부양가족 수 가점이 높아져 가점제 총점은 현행보다 20점 상향된다. 혼인과 출산에 대한 가점을 높게 부여하면 혼인과 출산을 주저하는 청년세대나 신혼부부에게 자녀 출산은 인센티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서는 기대하고 있다.

서울=윤희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홍대용과학관, 8일 개기월식 온라인 생중계 운영
  2. [날씨]200년 빈도 폭우 쏟아진 서천…시간당 137㎜ 누적 248㎜
  3. 일과 중 가방 메고 나간 아이들, 대전 유치원서 아동학대 의혹
  4. 이장우 "0시축제 3대하천 준설…미래위해 할일 해야"
  5. 1년치 단순통계 탓에 400여개 환자병상 사라질판…"현저한 의료격차 만들어"
  1. 1기 신도시 재건축 '판 깔렸지만'…못 웃는 지방 노후계획도시
  2. KAIST 교직원, 법인카드 이용 횡령 의혹… 경찰 수사 착수
  3. 8일부터 2026학년도 수시 모집… 전년과 달라진 점은?
  4. [2026 수시특집-우송대] 지역 한계 넘어 세계로… 국제화 역량·특성화 교육성과 입증
  5. [2026 수시특집-우송대 이렇게 뽑는다] 2138명 선발… 모든 전형 수능최저 미적용

헤드라인 뉴스


‘충청 여야대표 시대’… 극한 정치적 대립 풀어낼 해법 이제 시작?

‘충청 여야대표 시대’… 극한 정치적 대립 풀어낼 해법 이제 시작?

충청 출신이 여당과 야당을 이끄는 이른바, ‘충청 출신 여야 대표 시대’. 극에 달한 정치적 대립과 대결을 하나씩 풀어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물론 여전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산적하지만, 오랜 갈등과 마찰로 피로도가 큰 데다 대내외적 악재까지 겹치면서 여야의 협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8일 이뤄진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첫 오찬 회동은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예상과 달리 시작부터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장동혁 대표가 먼저 인사말을..

국회에 ‘기념사’ 해명하러 왔다가 혼쭐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국회에 ‘기념사’ 해명하러 왔다가 혼쭐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항일 독립운동 폄훼와 친일 논란을 빚고 있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8일 국회를 찾았다고 혼쭐이 났다. 8·15 광복절 기념사 왜곡과 광복회원 농성의 부당성 등에 대해 입장을 밝혔지만, 독립운동가 후손과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면서 쫓기듯 국회를 벗어날 정도였다. 김 관장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은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이 주선했다. 김민전 의원은 12·3 비상계엄 후 올해 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한남동 공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자신들을 ‘백골단’으로 소개한 ‘반공청년단’의 국회 소통관 기..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 발의 코앞… 여야 정부 공감대 `안갯속`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 발의 코앞… 여야 정부 공감대 '안갯속'

내년 출범을 목표로 추진 중인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안이 빠르면 이번 주 국회에 제출된다. 두 시·도는 실질적인 지방정부 구현을 강조하며 통합에 속도 내고 있는 가운데 특별법 국회 통과를 위한 여야와 정부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대전시와 충남도에 따르면 이달 중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서산태안)이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시·도와 성일종 의원실은 현재 여야 의원 50명 이상을 공동 발의자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대전시는 지역 국회의원들과 만남을 통해 행정통합 추진을 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한국의 情을 고향에 전하세요’ ‘한국의 情을 고향에 전하세요’

  • K-water 안전기동점검반 임명식...‘안전을 심다’ K-water 안전기동점검반 임명식...‘안전을 심다’

  • 물에 잠긴 도로 달리는 차량들 물에 잠긴 도로 달리는 차량들

  • 맨발로 느끼는 힐링 오감 축제…‘해변을 맨발로 걸어요’ 맨발로 느끼는 힐링 오감 축제…‘해변을 맨발로 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