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한강의 기적, 노벨상이 문학의 꽃으로 피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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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한강의 기적, 노벨상이 문학의 꽃으로 피어나야

심은석 건양대 국방경찰학부 교수

  • 승인 2025-01-06 15:40
  • 신문게재 2025-01-07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심은석 교수
심은석 건양대 국방경찰학부 교수
새해에는 부디 건강하고 모든 일이 잘되고 부자 되라는 덕담을 건네지만 빈 가슴에는 찬 바람만 불어온다. 암울한 뉴스가 가득하고 민생은 어려워지고 있다. 한강의 기적, 노벨상에도 연초부터 칼바람이 몰아치는 겨울밤이 춥기만 하다.

한국인으로 처음이고 아시아 여성 최초의 노벨 문학상은 한글과 한류 문학의 자랑이고 K 문학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전 세계에 드높인 쾌거였다. 한강 작가는 1970년생, 역대 노벨 문학상 수상자 121명 중 여성은 18명, 한강보다 젊은 나이에 수상한 작가도 6명뿐이다. 연일 그의 작품은 베스트셀러로 한국을 넘어 전 세계의 출판계에 희망을 주고 있다. 중국의 찬쇄, 호주의 머네인, 일본의 하루끼 등 국가적인 지원과 국민적 호응을 받아 유력했던 외국 작가들보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한강 작가는 평온한 일상에서 기적 같은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이처럼 문학뿐만 아니라 음악, 영화, 드라마 등 모든 영역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는 새해는 모든 일이 잘되고 평온하길 소망한다.

연초 여유로운 방학이라 지난달 구입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그리고 첫 시집, "저녁을 서랍에 넣어 두었다" 등 책을 꺼내 다시 읽어 보았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소감문은 평화와 양심, 인간애로 오래도록 울림을 주었다. "우리는 왜 태어났는지. 왜 고통과 사랑이 존재하는지. 그것들은 수천 년 동안 던졌고, 지금도 던지고 있는 질문들입니다. 우리가 세상에 잠시 머무르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가 인간으로 남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가장 어두운 밤에 문학을 읽고 쓰는 일은 생명을 파괴하는 행위들의 반대편에 서 있습니다. 폭력의 반대편인 이 자리에 함께 서 있는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한강작가는 소설가로 알려졌지만 1993년 서울의 겨울 등 시를 통해 처음 등단한 시인이었다. 2013년에 펴낸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시집에는 삶과 죽음, 아픔에 대한 질문과 자연을 은유하는 시인의 품성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이러한 시인의 경험과 과정들이 시적이며 혁신적인 소설이라는 평가로 노벨상을 받는 저력이 되었을 것이다. 그의 시집에는 말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능력과 욕망, 그리고 삶과 진실에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잊지 않고 소설속에 녹아 있는 시적 표현, 서늘하면서도 뜨거운 시적 문장을 구사하여 큰 감동을 주었다고 한다. 노벨상 위원회는 자연의 이미지로 표현된 감성과 절제된 언어의 힘, 섬세한 문체와 세밀한 감각,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독특한 인식, 현대 산문의 실험적인 혁신가라고 격찬하였다. 인터넷의 고도화로 동네 책방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온라인 공간의 무한확대로 출판업계, 서점, 동네 책방 등 사람의 향기가 가득했던 생활 공간은 사라져 가고 있다

우리 대전에도 70년 역사의 계룡문고가 폐업하였고, 소규모로 간신이 명맥을 유지하는 동네서점에 이번 노벨상 특수가 새로운 동력이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국내 문학인과 출판계가 온 오프라인을 함께하며 사람 사이의 다리가 되며 상생하는 촉매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미래에는 AI, 메타버스, 챗GPT, 인공지능 로봇이 가득한 세상으로 변하겠지만, 나는 좋은 책을 소유하는 기쁨으로 책장을 넘기며 주변 서점을 자주 찾아갈 것이다. 국내에는 매일 평균 200여 권의 책이 발행된다고 하는데 저자의 고단함을 생각하며 많은 책을 사주고 싶다. 엄청난 지식이 인터넷에 널려있지만, 날마다 발간되는 책 표지의 따뜻한 향기와 한글로 표현된 노벨상 작품을 읽어 보는 기쁨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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