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응원의 힘

  • 오피니언
  • 세상읽기

[세상읽기]응원의 힘

  • 승인 2025-02-20 09:10
  • 수정 2025-08-21 14:20
  • 신문게재 2025-02-20 18면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2020030201000132900002801

우선 영화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2024년에 개봉한 영화 빅토리는 1999년 거제도의 고등학교 댄스 동아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댄스 동아리 단원인 필선(이혜리)와 미나(박세완)은 연습실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에서 전학 온 치어리더 출신의 세현(조아람)을 영입해 치어리딩 동아리를 만든다. 사실 치어리더 동아리는 댄스 동아리방을 학교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구실이다.

치어리더팀은 동아리 유지를 명목으로 팀을 응원하게 되는데 만년 꼴찌 팀인 자신들의 학교 거제상고 축구부다. 치어리더팀을 탐탁지 않게 봤던 교장은 이들에게 거제상고 축구부를 우승으로 이끌라는 미션을 내린다. 불가능에 가까운 조건이지만 이들은 6명의 단원을 추가로 모집해 9명의 치어리더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를 결성한다. 신기하게도 패배 의식에 젖어 있는 축구팀은 '밀레니엄 걸즈'의 응원을 받으며 승리에 대한 동기 부여를 받게 되고 이어진 전국 대회에서 연승을 거두며 4강까지 진출한다.

축구부 감독마저 승리에 대한 의지가 없었던 시골 축구팀을 4강으로 이끈 원동력은 '응원'이었다. 경기장에서 함께 호흡하며 춤과 노래로 힘을 주는 치어리더들을 보며 선수들은 숨겨졌던 잠재력을 발휘하게 된 것이다. 밀레니엄 걸즈는 축구팀뿐 아니라 자신들의 아버지가 다니는 조선소에도 힘을 불어넣는다. 열악한 작업장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 시위를 하는 노동자들에게 치어리더가 깜짝 등장해 공연을 선보인다. 장기간 시위에 지쳐 있던 노동자들은 딸들의 공연을 보고 마음을 다잡고 회사에 대한 투쟁을 이어나간다.

영화 속의 뻔한 스토리 같은 야이기지만, 사실 영화는 1984년 우리나라 최초의 여고생 치어리더 '새빛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여 영화의 감독은 개봉에 앞서 "지금 같이 응원이 필요한 시기에 가장 가까운 주변 사람을 응원하고, 나를 응원하자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1등이 아니어도 된다'는 마음도 전하고 싶었다"는 기획 의도를 전했다.



스포츠 현장을 20년 넘게 누비고 있는 기자는 '응원의 힘'을 실감하고 있다. 지역 연고 축구팀인 대전하나시티즌의 서포터 '대전러버스'는 대전이 창단하던 1997년 골대 뒤에서 응원가를 부르며 선수들과 함께 호흡했다. 선수들에 대한 응원을 목적으로 조직된 이들이지만 서포터의 활동은 응원에서 끝나지 않는다. 구단 운영에 파행이 이어지거나 문제가 생길 때 서포터들은 가장 먼저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 19로 무관중 경기가 치러지는 시기에도 장외 응원전을 펼치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올해 K리그 개막전이 열린 15일 포항축구전용 구장에서는 특별한 응원전이 펼쳐졌다.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대전 서포터 김하늘(8)양을 추모를 위해 경기 전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상대 팀 포항 서포터도 하늘의 별이 된 하늘이를 추모했다. 선수들도 화답했다. 대전의 첫 골이 터지던 순간 선수들은 그라운드 한 곳에 모여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는 세레모니를 선보였다. 대전하나시티즌은 이날 2골을 더 몰아쳐 3-0 대승 거뒀고 15년 만에 포항전 승리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 응원과 위로가 교차했던 특별했던 순간이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의 연구팀은 스포츠뿐 아니라 90%의 직업군이 응원을 받을 때 더 좋은 결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를 밝혀냈다. '응원의 힘' 그것은 단순한 응원이 아닌 고래도 춤추게 하는 신비한 힘을 갖고 있다. 나는 응원의 힘을 믿는다.
금상진 뉴스디티털부 부장 jodp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한국마사회, 미리보는 챔피언 결정 ‘대통령배·그랑프리’ 빅매치
  2. 항우연 노조, 이상철 원장 사퇴 촉구 "무능과 불성실"… 항우연 입장은?
  3. 경부고속도 '상서 하이패스IC' 10월 내 개통된다
  4. [꿈을JOB다! 내일을 JOB다!] 스무 살에 금융기관 취업한 비결은?
  5. 5개월 앞둔 통합돌봄, 새틀짜기 논의 활발 "기관 협의체 만들고 직역 협력모델을"
  1. 명실상부 중부권 최대 캠핑축제… '2025 꿀잼대전 힐링캠프' 활짝
  2. [홍석환의 3분 경영] 올바른 질문이 먼저
  3. 여야, 내년 지방선거 '공천룰' 준비… 충청 정치권 촉각
  4. [기고]안전한 대전시민의 밥상을 위해
  5. 꿈씨패밀리 공동브랜딩 전통주 '100일의 꿈' 출시

헤드라인 뉴스


국감서 대법원 세종행 제기… 국토 장관 “용역 등 적극검토”

국감서 대법원 세종행 제기… 국토 장관 “용역 등 적극검토”

대법원 신청사의 행선지로 대구시에 이어 세종시가 거론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김용민(경기 남양주 병) 의원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대구', 전용기(경기 화성시 정) 의원은 13일 국토교통부 및 행복도시건설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세종시' 이전 필요성을 각각 언급했다. 대법원의 대구행은 지난 문재인 전 정부에서도 헌법재판소의 광주행과 함께 거론된 바 있고, 세종시 입지까지 거론은 사법 개혁 흐름 아래 대안 카드로 모색된 것으로 해석된다. 김용민 의원은 일제강점기 한반도 내 3개의 항소 법원 입지로 평양과 경성(서울)..

`2025 대전 빵축제` 더 커진 규모로 찾아온다
'2025 대전 빵축제' 더 커진 규모로 찾아온다

매년 큰 인기를 받은 대전 빵축제가 올해 몸집을 더 키워 찾아온다. 13일 대전관광공사에 따르면 오는 18일부터 19일까지 2일간 대전 동구 소제동 카페거리 및 대동천 일원에서 대전의 102개 빵집이 참여하는 가운데 '2025 대전 빵축제'를 개최한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2025 대전 빵축제'는 대전관광공사가 주최·주관하고 대전시, 동구청, 대한제과협회대전광역시지회, 성심당이 후원하며, 공식행사, 빵집 컬렉션, 마켓&체험 프로그램, 축하공연, 구매이벤트, 부대프로그램 등 다채롭게 펼쳐진다. 주요행사로 ▲개막식 ▲10m 대형롤케..

강소기업 21개사, 충남에 4448억 투자해 공장 신설·이전
강소기업 21개사, 충남에 4448억 투자해 공장 신설·이전

충남도가 21개 기업으로부터 4500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이끌어냈다. 김태흠 지사는 13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김석필 천안시장권한대행 등 6개 시군 단체장, 한민석 웨이비스 대표이사 등 21개 기업 대표 등과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21개 기업은 2028년까지 6개 시·군 산업단지 등 30만여㎡의 부지에 총 4448억 원을 투자, 생산시설을 신·증설하거나 타지역에서 충남으로 이전하고, 국외에서 복귀한다. 이들 기업이 계획대로 가동할 경우 신규 고용 인원은 총 1316명이다. 구체적으로 천안 테크노파크산단엔 경기도 소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능 한 달여 앞…긴장감 도는 학교 수능 한 달여 앞…긴장감 도는 학교

  • 가을비 머금은 화단 가을비 머금은 화단

  • 추석 지난지가 언젠데… 추석 지난지가 언젠데…

  • 치워야 할 생활쓰레기 ‘산더미’ 치워야 할 생활쓰레기 ‘산더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