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두통의 원인이 목과 어깨에서 오기도 합니다

  • 정치/행정
  • 대전

[세상보기]두통의 원인이 목과 어깨에서 오기도 합니다

이원형 대전을지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승인 2025-02-20 17:04
  • 신문게재 2025-02-21 1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마취통증의학과 이원형 교수(반명함)
이원형 대전을지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두통은 요통과 더불어 가장 흔한 통증이다.

일생에 두통을 경험할 확률은 약 70%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요통과 더불어 직장에 결근하는 가장 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게 흔한 만큼이나 두통을 일으키는 원인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원인이 다양하면 두통의 증상도 각기 다르게 나타나고, 증상의 복잡성과 다양성은 두통의 관리를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가장 많은 두통은 긴장성 두통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황이 지속돼 발생하는 두통이다. 현대인의 생활패턴은 문명과 과학의 발전에 따라 더욱 변화무쌍한 스피드를 요구한다. 컴퓨터, SNS, 스마트폰을 거쳐서 최근 AI의 도입으로 그 빠름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가히 가늠하기가 어렵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진화형태에 따라 그 나름대로 살아가는 속도가 있다. 빠름이 문제의 해결을 쉽게 할 수도 있지만 한계속도를 넘도록 요구하는 변화는 당연히 생명 개체에 폭압적 스트레스를 초래한다. 그 증상이 발현된 것이 긴장성 두통이다. 머리둘레에 띠를 맨 것처럼 조이는 통증이 발생하며 치료는 당연히 어떤 방법으로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다.

두 번째로 많은 두통은 편두통이다. 말 그대로 한쪽, 편측으로 오는 두통이며 쿡쿡 쑤시는 박동성이 특징이다. '오라'라고 일컫는, 별이 반짝거리는 특이한 전조증상 후 두통이 발생하며 심하면 신경학적인 증상도 유발된다. 최근에는 효과가 좋은 많은 약물이 개발돼 심한 편두통이 잘 조절되고 있다.



여기까지가 아마 독자들이 여러 매체를 통해 쉽게 접했던 내용이었다면,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목과 어깨에서 오는 두통에 관한 것이다. 일명 '경추성 두통'이라고 한다.

경추성 두통, 즉 머리가 아픈데 아픈 원인이 목과 어깨에 있으니 치료 부위도 머리가 아닌 목과 어깨가 된다. "머리가 아픈데 왜 목과 어깨에 주사를 맞나요?" 진료실에서 경추성 두통을 치료할 때 흔히 받는 질문이다. 잘못 치료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항의의 에두른 표현일테다. 당연한 의문이다. 본인도 경추성 두통을 진단하고 자신 있게 목과 어깨를 치료하기까지 상당한 시행착오가 있었으니 말이다.

60대 초로의 남성이 머리 정수리 부분의 고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이미 신경과 진료를 받고 뇌 MRI 촬영도 했지만 치료 효과가 미미했다. 또 한 50대 여성은 한쪽 귀가 먹먹하고 귀 뒤쪽으로 뻗치는 불편감이 있으면서 눈이 불편해 운전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물론 이비인후과 진료와 두부 CT 촬영도 했고 안과 진료도 거쳤다.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단다. 본인은 분명 아픈데 검사결과 이상이 없다고 하니 얼마나 답답하고 막막했을까.

이런 환자들이 결국에는 마취통증의학과 통증클리닉을 찾는다. 목 부위의 근육이 뭉쳐 머리 쪽으로 통증이 방사된 경추성 두통의 전형적인 예다. 목 부위의 근육 치료 및 신경치료와 적절한 약물을 겸하면 몇 차례의 방문에도 많이 호전될 수 있다. 물론 기저에 불안, 불면, 우울증이 없는지 반드시 살펴야 한다. 환자조차 내면에 이러한 증상이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대중교통 안에서, 카페에서, 휴게실에서, 심지어 길을 걸어가면서도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에 집중한다. 목뼈는 머리와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C자형으로 구부러져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일상화로 나이가 듦에 따라 목뼈가 역C자형으로 변형돼 거북이처럼 머리와 목이 몸 앞쪽으로 구부정해지는 일명 '거북목'이 된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경추성 두통이 머리 뒤쪽에 발생한다. 종래에는 경추의 퇴행성 변화가 초래돼 목디스크 증상도 동반된다. 아마도 MZ세대가 노인이 되는 시기에는 거북목 전문병원이 성업할 것이다. 이에 따른 사회적인 문제 제시와 논의가 필요한 시기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베일 벗은 대전역세권 개발계획…내년 2월 첫삽 확정
  2. 대학 경쟁시킨 뒤 차등 지원?…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 놓고 '설왕설래'
  3. 전국 학교 릴레이 파업… 20일 세종·충북, 12월 4일 대전·충남
  4. [기고] 디지털포용법과 사회통합
  5. 어기구 의원, ‘K-스틸법’ 후속 국가재정법 개정안 대표 발의
  1. 양상추 가격 급등 현상에 대전 소상공인도 직격탄... 높아진 가격에 한숨만
  2. '사건 25%↑' 대전경찰, 우수부서 찾아 시상…서부署·중부署 등
  3.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4. 대전상의-국정원 '기업 기술유출 예방 설명회' 개최
  5. 설동호 교육감 시정연설 "모두 균등한 기회 누리는 든든한 대전교육 만들 것"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 집값 `온도차`… 대전·충남은 감소, 세종·충북은 상승

충청권 집값 '온도차'… 대전·충남은 감소, 세종·충북은 상승

충청권 부동산 가격이 지역별로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대전과 충남 집값은 여전히 하락세를 이어간 반면, 세종은 오름폭을 키우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충북은 보합에서 상승으로 전환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셋째 주(1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매매가격은 0.07% 올랐다. 전주(0.06%)보다 0.01%포인트 오른 수치인데, 서울과 수도권, 지방 모두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충청권에선 대전의 집값은 0.02% 내렸다. 올해 들어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며 누적 하락률이 2.11%를 기록했..

특수공집방·국회법 위반 이장우 대전시장·김태흠 충남지사 유죄
특수공집방·국회법 위반 이장우 대전시장·김태흠 충남지사 유죄

국회 패스트트랙(Fast Track: 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으로 기소된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당시 대표였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1부(장찬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2시 특수공무집행방해와 국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황교안 전 총리와 나경원 의원, 이장우 시장과 김태흠 지사 등 26명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나 의원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벌금 2000만원,..

[단독] 대전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불법 선거 논란
[단독] 대전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불법 선거 논란

사상 첫 직선제로 이사장을 선출한 대전 대덕구 법동 으뜸새마을금고가 불법 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수사를 벌인 경찰은 최근 사전 선거 운동 혐의 등으로 올해 7월 당선된 이사장 A씨를 검찰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올해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이사장에 선출된 A씨는 공식 선거 운동 예정일 전부터 실질적인 선거유세를 펼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는 2021년 제6대 선거까지 간선제로 진행됐지만, 올해 치러진 제7대 선거는 금고 설립 이후 처음으로 전체 회원이 투표에 참여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