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4차 산업혁명의 기미

  • 오피니언
  • 세상속으로

[세상속으로]4차 산업혁명의 기미

표만석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장

  • 승인 2025-03-03 16:45
  • 신문게재 2025-03-04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표만석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장
표만석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장
주역 계사전에 따르면, '지기기신호(知幾其神乎)'는 사물의 징조를 보고 재빨리 알아차리는 것을 의미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작은 변화(기미, 조짐)를 잘 알아차리고, 미리 대비한다는 말이다. 최근 일어난 국가 간 회담에서도 작은 변화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2월 28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대서양 때문에 지금은 전쟁의 당사자가 아니지만 앞으로는 당사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바이든 전 대통령이 전쟁의 조짐을 보고 막지 못했다고 비난하며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기미를 읽는 능력은 국제정치 사례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중요하다. 사업가들은 경기의 흐름을 파악하고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최근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도 이러한 기미를 감지할 수 있었다. AI 영상제작단을 모집하는데, 17명을 모집하는데 50여 명이 지원한 것이다. 이 제작단은 기존 영상제작 방식과 달리 AI 영상제작 도구를 이용해 드라마를 제작한다. AI 영상제작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일반인들이 표시한 것이다. 또한 국내 1세대 AI 영화감독인 권한슬 감독의 특강 때 100석 규모의 다목적홀이 가득 찼던 것은 AI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재확인한 사례였다.

얼마 전에는 이 제작단 중 2명의 단원이 5분 내외의 단편 AI영화를 만들어 프랑스 필름 영화제와 인도 발리우드 영화제에 위너 WINNER로 수상작을 냈다. 위너라는 것은 수상 작품 후보군에 올랐다는 의미이다. 즉, 레거시 제작과정을 한 사람이 다 해내서 영상제에 출품한 것이다. 실사촬영을 하지 않고, 편집, 더빙, 효과, CG 모든 과정을 혼자 한 콘텐츠를 출품한 것이다. 전통미디어의 영상제작에는 최소 4명의 인력이 필요하지만, AI를 활용하면 한 사람이 모든 과정을 수행할 수 있다. 최근 AI 영상제작도구는 시나리오에서 텍스트, 텍스트에서 이미지, 이미지에서 동영상을 만드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 일반인들도 쉽게 AI를 이용해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대전센터의 영상제작단이 AI 영상제작을 하는 것은 AI 에이전트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현상을 여러 전문가들이 정의하고 있는데, AI 에이전트란 용어가 이런 상황을 잘 표현한다고 생각된다. AI 에이전트란 인간이 담당하는 복잡한 과제 중 많은 부분을 AI가 대신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2024년 10월 1일 오픈 AI의 최고제품책임자인 케빈 웨일은 "우리는 다른 사람과 상호 작용하는 모든 방식으로 AI와도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라고 하면서 점점 더 많은 AI 에이전트가 탄생하고, 2025년은 AI 에이전트가 주류가 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 세계적인 기업들은 자사 제품에 AI 모델을 탑재하고 있으며, 일반인들도 AI 에이전트를 실행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 2차 산업혁명은 전기 에너지, 3차 산업혁명은 인터넷과 컴퓨터가 혁명을 이끌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루는 기술은 인공지능으로, 누구나 이를 사용하고 향유할 수 있게 되면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될 것이다. 1차 산업혁명은 영국에서, 2차 산업혁명은 미국과 독일이, 3차 산업혁명은 미국이 주도했지만, 4차 산업혁명은 미국과 동아시아가 주도하고 있다.

우리는 AI를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아이디어를 내고 그 활용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AI를 마치 자신의 영상제작 스텝처럼 도움을 받아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AI를 활용해 영상제작에 소요되는 제작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AI 에이전트는 이렇게 우리의 일상과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키며, 앞으로도 더욱 혁신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요즘 AI가 미디어 분야에 미치는 속도와 영향을 보면서,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미를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갑천 야경즐기며 워킹' 대전달빛걷기대회 5월 10일 개막
  2. 수도 서울의 높은 벽...'세종시=행정수도' 골든타임 놓치나
  3. 충남 미래신산업 국가산단 윤곽… "환황해권 수소에너지 메카로"
  4. 이상철 항우연 원장 "한화에어로 지재권 갈등 원만하게 협의"
  5.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1. 충청권 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 세종 비만도 전국서 가장 낮아
  2. 대학 10곳중 7곳 올해 등록금 올려... 평균 710만원·의학계열 1016만원 ↑
  3.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4. [춘하추동]삶이 힘든 사람들을 위하여
  5. 2025 세종 한우축제 개최...맛과 가격, 영양 모두 잡는다

헤드라인 뉴스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이제는 작업복만 봐도 이 사람의 삶을 알 수 있어요." 28일 오전 9시께 매일 고된 노동의 흔적을 깨끗이 없애주는 세탁소. 커다란 세탁기 3대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노동자 작업복 100여 벌이 세탁기 안에서 시원하게 묵은 때를 씻어낼 때, 세탁소 근로자 고모(53)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곳은 대전 대덕구 대화동에서 4년째 운영 중인 노동자 작업복 전문 세탁소 '덕구클리닝'. 대덕산업단지 공장 근로자 등 생산·기술직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일반 세탁으로는 지우기 힘든 기름, 분진 등으로 때가 탄 작업복을 대상으로 세탁한다...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9연전을 통해 리그 선두권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휴식 없는 9연전'을 펼친다. KBO리그는 통상적으로 잔여 경기 편성 기간 전에는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지 않지만,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프로야구 5경기가 편성했다. 휴식일로 예정된 건 사흘 후인 8일이다. 9연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경기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승부다. 리그 1위와 3위의 맞대결인 만큼, 순위표 상단이 한순간에 뒤바..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생이 교직원과 시민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부리고, 교사가 어린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 2학년 A(18) 군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A 군을 포함한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이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이지만, 학부모 요구로 일반학급에서 공부해 왔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

  •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