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3분 경영] 소천

  • 오피니언
  • 홍석환의 3분 경영

[홍석환의 3분 경영] 소천

홍석환 대표 (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 승인 2025-03-09 16:39
  • 신문게재 2025-03-10 19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clip20250309095739
홍석환 대표
아버지께서 소천하셨습니다. 사순 첫날 새벽, 하늘이 열리자 그 누구보다 빨리 하느님 곁으로 가셨습니다. 주름 없이 희미하게 웃으시는 인자하신 모습으로 슬퍼하지 말라는 위로의 무언의 말을 전하십니다. 주무시는 차가운 머리 위에 손을 얹고 92년의 긴 여정, 감사하고 죄송했다는 말을 전합니다.

든든한 언덕이 사라졌습니다. 두렵고 힘겹거나, 불안과 분노로 헤매는 순간마다 힘이 되어 준 언덕이었습니다. 언제나 '잘할 수 있어', '해낼 거야', '그래, 잘했어'는 격려를 하며, 정말 힘들 때는 언제든지 찾아와 기대라고 했는데, 가시는 날 자식들 걱정과 힘들지 말라고 하늘이 열리는 날을 택했고, 전날의 추위와 찬 바람은 맑고 따스했습니다, 수 많은 사람이 깔아준 꽃을 밟으시고, 끊이지 않는 조문객의 위로를 받으며 떠나셨습니다.

조문이 끝난 새벽 네 시, 아버지와 조용한 대화를 나눕니다. 아버지, 저를 낳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버지, 제가 바른 길로 걷도록 이끌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버지, 자신보다 자식을 위해 희생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아버지의 살이 타는 그 많은 고통과 아픔을 기억합니다.

아버지의 북녘만 바라보는 긴 세월의 의미를 이제 이해합니다. 아버지, 기억을 잃어가는 3년, 수척해진 모습에도 잠시 아들을 알아 보며 손을 잡으셨지요. 아버지, 이제 하늘나라에서 즐기며 행복하세요. 당신께서는 선산을 정리하고 절 납골묘에 당신이 잠들 곳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그 건강하시던 당당하시던 분이 조그만 유골함에 담기셨습니다. 마지막 위령 기도를 드리고 버스에 오릅니다. 조그만 바람에도 금방 넘어질 듯한 나무 울타리도 안 되는데, 이제 아버지는 어떠한 고난에도 후손들이 기댈 수 있는 넓고 높은 언덕이 되라고 하시네요.



/홍석환 대표 (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진숙 교육장관 후보자 첫 출근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립대·지방대와 동반성장"
  2. '개원 53년' 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암 중심의 현대화 병원 준비할 것"
  3. 법원, '초등생 살인' 명재완 정신감정 신청 인용…"신중한 심리 필요"
  4. 33도 폭염에 논산서 60대 길 걷다 쓰러져…연일 온열질환 '주의'
  5. 세종시 이응패스 가입률 주춤...'1만 패스' 나오나
  1. 필수의료 공백 대응 '포괄2차종합병원' 충청권 22곳 선정
  2. 폭력예방 및 권리보장 위한 협약 체결
  3. 임채성 세종시의장, 지역신문의 날 ‘의정대상’ 수상
  4. 건물 흔들림 대전가원학교, 결국 여름방학 조기 돌입
  5. (사)한국청소년육성연맹, 관저종합사회복지관에 후원물품 전달식

헤드라인 뉴스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이재명 정부가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보수야권을 중심으로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충청권에서만 반대 여론이 들끓었지만, 행정수도 완성 역행과 공론화 과정 없는 일방통행식 추진되는 해수부 이전에 대해 비(非) 충청권에서도 불가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원내 2당인 국민의힘이 이 같은 이유로 전재수 장관 후보자 청문회와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등 향후 정치 일정에서 해수부 이전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경우 이번 논란이 중대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전북 익산 출신 국민의힘 조배숙..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이재명 정부가 민생 회복을 위해 지급키로 한 소비쿠폰이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이로써 충청권 시도의 지방비 매칭 부담이 사라지면서 행정당국의 열악한 재정 여건이 다소 숨통을 틀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일 전체회의를 열어 13조2000억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행안위는 이날 2조9143억550만원을 증액한 2025년도 행정안전부 추경안을 처리했다. 행안위는 소비쿠폰 발행 예산에서 중앙정부가 10조3000억원, 지방정부가 2조9000억원을 부담하도록 한 정부 원안에서 지방정..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과 충남의 스타트업들이 정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대거 선정되며, 딥테크 기술창업 거점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2025년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전국 197개 기업 중 대전·충남에선 33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체의 16.8%에 달하는 수치로, 6곳 중 1곳이 대전·충남에서 배출된 셈이다. 특히 대전지역에서는 27개 기업이 선정되며, 서울·경기에 이어 비수도권 중 최다를 기록했다. 대전은 2023년 해당 프로젝트 시행 이래 누적 선정 기업 수 기준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