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다문화] 맛의 황홀한 만남

  • 다문화신문
  • 계룡

[계룡다문화] 맛의 황홀한 만남

  • 승인 2025-04-06 11:39
  • 수정 2025-04-06 12:52
  • 신문게재 2024-11-03 2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clip20250316161600
드디어 채람(蔡ㅇ)의 책 <Fun in the world>를 읽을 시간이 생겼다. 그는 광둥(ㅇㅇ) 출신으로 홍콩에서 생활하며 작가, 미식가, 영화인으로 명성을 떨쳤으며, 김용(金庸), 예광(倪匡), 황점(ㅇ霑)과 함께 '홍콩 사대 재자(四大才子)'로 불렸다.

책장을 넘기다가 너무나 반가운 부분을 발견하였다. 마치 타향에서 오랜 친구를 우연히 만난 듯한 놀라움과 반가움이었다. 다음은 그 부분의 번역이다.



"한국 요리 중에서 내가 특히 좋아하는 것이 돼지족발이다. 한국의 큰 돼지족발은 퍽퍽하게 졸여져서 차갑게 먹는다. 먹는 방법은 족발을 얇게 썰어 접시에 담고, 그 옆에는 생채소를 놓는다. 상추 한 장을 집어 족발을 올린 후, 마늘과 고추를 넣고 새우젓에 찍어서 싸 먹는다. 새우젓이 이 요리의 정수다. 그렇게 한입 가득 씹으면 정말 맛있다.

좀 더 고급스러운 버전은 새우젓 대신 생굴을 사용하는 것이다.



돼지고기의 고소함과 생굴의 신선함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손을 멈출 수 없는 맛을 만들어낸다. 거기에 매운 양념장의 자극이 더해지면 정말 최고의 요리가 된다. 이 요리는 서양에서도 유명해졌다.

뉴욕의 한 레스토랑(Momofuku)의 셰프는 한국인인데, 이 요리로 레스토랑을 시작했다. 미국 미식가들은 이 조합에 푹 빠졌다. 서양 요리에서는 이런 조합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부분을 읽자마자 우리 계룡시의 화요장이 떠올랐다. 매주 화요일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족발 아저씨가 있다. 그분은 이미 조리된 족발을 가져오는 것이 아닌 시장 자리에서 직접 끓이신다. 족발이 완성될 때면 시장 거리에는 진한 향이 퍼지고, 우리 가족 모두가 기다리던 순간이 온다.

기다리는 줄이 길어도 아무도 서두르지 않는다. 그분이 능숙하게 고기를 썰고 뼈를 발라내는 모습을 구경하며 담소를 나누는 것도 하나의 재미이기 때문이다. 그분은 늘 다양한 양념을 챙겨 주시는데, 우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양념은 역시 새우젓이다.

갓 삶아낸 족발은 매우 뜨겁지만, 성미 급한 손님들은 기다리지 못하고 맛을 보려 한다. 그럴 때마다 아저씨는 미소를 지으며 족발을 썰고, 손에 남은 빨간 화상 자국을 보여주면서도 전혀 개의치 않는 듯하다.

내게는 너무나 익숙했던 이 풍경이, 미식가 채람이 전 세계를 돌며 찾아낸 맛이었다. 평범한 시장 속의 족발과 새우젓 조합이 이렇게도 매력적이고 지혜로운 음식이라니, 새삼 놀랍고 감탄스러울 뿐이다.
당리 명예기자(중국)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양승조 "충남에서 검증된 실력 통합특별시에서 완성"
  2. 대전시 설 연휴 24시간 응급진료체계 가동
  3. 대전경제 이정표 '대전상장기업지수' 공식 도입
  4. 대전 중구, 설연휴 환경오염행위 특별감시 실시
  5.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1. 대전 서구, 2년 연속 민원서비스 종합평가 '우수'
  2. 대전 대덕구, 청년 창업자에 임대료 부담 없는 창업 기회 제공
  3. 대전시 2026년 산불방지 협의회 개최
  4. 대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부활할까 "검토 중인 내용 없어"
  5. 유성구, '행정통합' 대비 주요사업·조직 재진단

헤드라인 뉴스


“지금 담아야” vs “출범 먼저”…대전·충남 통합법 재정 공방

“지금 담아야” vs “출범 먼저”…대전·충남 통합법 재정 공방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의 핵심 쟁점인 재정·권한 이양 방식을 두고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재정과 권한을 법에 명확히 담지 않은 통합은 실효성이 없다고 여당을 겨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통합 출범을 위한 법 제정을 우선한 뒤 재정분권 논의를 병행해도 충분하다며 맞섰다. 9일 국회에서 열린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 관련 입법공청회에서는 광역단위 행정통합의 실효성을 좌우할 핵심 쟁점으로 재정·권한 분권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여야는 통합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재정과 권한을 '지금 법에 담아야 하느냐', '출범 이후..

중도일보 19년 연속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사 선정
중도일보 19년 연속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사 선정

중도일보(회장 김원식, 사장 유영돈)가 대전·충남권 일간지 중 최초로 19년 연속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에 선정됐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이하 지발위)는 9일 2026년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로 중도일보를 포함해 일간지 29곳, 주간지 45곳 등을 선정했다. 중도일보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우선지원대상사로 선정돼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운영되는 각종 사업을 펼쳐왔다. 2025년에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통해 '대전 둔산지구 미래를 그리다' 등 다양한 기획 취재를 진행하며 지면을 충실하게 채워왔다. '둔산지구 미래를..

김태흠 충남지사·김영환 충북지사 같은 날 국회 기자회견 왜?
김태흠 충남지사·김영환 충북지사 같은 날 국회 기자회견 왜?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9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행정통합을 비판하며 ‘국회 특별위원회 구성’과 ‘충청북특별자치도법’ 제정을 촉구했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을 대동해 행정통합 논의과정에서 배제되고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충북은 대전·충남과 엄연히 다르다며 특별법안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태흠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회 행안위 공청회에 참여하려 했으나 끝내 배제됐다”며 “(..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설 앞두고 북적이는 유성5일장 설 앞두고 북적이는 유성5일장

  •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촉구하는 대전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촉구하는 대전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 가족과 함께 하는 세대공감 예절체험 가족과 함께 하는 세대공감 예절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