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일(Work)의 의미와 변화, 그리고 소명을 향해

  • 오피니언
  • 세상속으로

[세상속으로]일(Work)의 의미와 변화, 그리고 소명을 향해

박지숙 대전고용센터 팀장

  • 승인 2025-03-17 16:59
  • 신문게재 2025-03-18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박지숙 대전고용센터 팀장
박지숙 대전고용센터 팀장
평범한 직장인들의 애환과 사회생활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 주며 많은 공감을 얻었던 드라마 '미생'은 2014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에서 "월급은 참 달다"고 말하는 인턴 장그래는 복사·문서 정리부터 냄새나는 오징어 젓갈 속 꼴뚜기 색출작업까지 한다. 장그래가 속한 영업 3팀의 '뚝심'은 회사가 포기한 요르단 중고차 사업을 고군분투 끝에 성공하는 스토리로 사랑을 받았다.

일의 의미는 세대와 문화, 개인의 경험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미생'에서는 각양각색 인물들을 통해 이러한 다양성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 속 장그래와 인턴들은 일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찾고, 때로는 생존을 위해 싸우며, 자신의 가치와 직업적 성취를 추구한다. 이는 현대 직장인들이 일과 삶에서 겪는 여러가지 동기와 갈등을 반영하고 있다.

보통 일은 크게 세 가지 관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 '직업(Job)'은 흔히 말하는 돈을 벌기 위한 도구(Money maker)로 주로 경제적 보상을 목적으로 하는 활동이다. 이는 장그래가 처음 직장 생활을 시작할 때의 모습과 유사하다. 두 번째, '경력(Career)'은 성공을 위한 수단(Success maker)으로 개인의 성장과 전문성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중요하다. 이는 영업 3팀이 요르단 중고차 사업을 추진하며 보여주는 열정과 전문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마지막 '소명(Calling)'은 삶의 의미를 찾는 것(Meaning maker)으로 보상이나 명예보다 일을 통해 의미를 찾고 세상에 기여함으로써 삶의 행복감을 얻거나 찾으려는 동기이다.

드라마 속 장그래는 입사 초기에 생계 유지와 정규직 전환을 위해 일하지만, 점차 자신의 역할을 발견하고 직업적 성취를 추구하게 된다. 영업 3팀의 경우 그들의 프로젝트는 단순한 실적 추구를 넘어서 회사에 대한 기여와 직업적 자부심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이처럼 일은 개인에게 다양한 의미를 지니며, 경제적 보상, 개인의 성장, 더 나아가 사회적 기여로 이어진다.



오늘날 일을 바라보는 관점은 각 세대마다 다르며 시대에 따라 크게 변화하였다. 베이비붐 세대는 생계유지와 가족 부양에 중점을 뒀다면, X세대는 경제적 성장과 사회적 성공을 추구했다. 나아가 MZ세대는 자기계발과 자율성, 의미있는 일을 중시한다. 이는 세대 간 가치관과 더불어 사회적·경제적 조건의 변화가 크게 작용한 결과이다. 최근 공직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2030·대졸 이상·재직 5년 이하 공무원 65%가 기회가 되면 이직하겠다고 한다. 젊은 세대는 안정성보다는 자기 성장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하고, 이는 직장생활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도 명확히 차이를 보인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며, 일이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을 경우 쉽게 직장을 옮기기도 한다. 이는 과거에 비해 개인의 행복과 삶의 질이 더욱 중요해졌으며, 직장이 단순히 급여를 지급하는 곳이 아니라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돕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일하는 방식도 디지털 혁명과 팬데믹 영향으로 원격 근무와 유연 근무가 일반화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미래의 기술 발전은 일의 개념을 더욱 변화시킬 것이다.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이 일부 직무를 대체하면서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역할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또한 더 이상 혼자만의 노력으로 경제적 안정성을 얻기가 힘들어졌다. 이런 사회?경제적 시대 변화도 일에 대한 가치관을 바꾸는데 영향을 주었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지속적인 자기계발과 평생 학습의 자세, 조직에서 원만한 인간관계, 실력을 갖춘 상태에서 워라밸을 추구하는 것이 진정한 경쟁력을 갖추는 길이 될 것이다.

일은 단순히 생계 수단을 넘어서 개인의 성장과 삶을 조화롭게 만드는 중요한 과정이 되어야 한다. 일을 '소명'으로 보는 관점은 성직자 수준의 높은 인류애를 요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과정(job-career-calling)에서 각자의 일에 대한 정의와 의미를 찾고 나아가 자신만의 Calling을 발견하고 경험하기를 바래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응원하다 쓰러져도 행복합니다. 한화가 반드시 한국시리즈 가야 하는 이유
  2. "대전 컨택센터 상담사님들, 올 한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3.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4. 유성구장애인종합복지관, 여성 장애인들 대상 가을 나들이
  5. 김태흠 충남도지사, 일본 오사카서 충남 세일즈 활동
  1. "행정당국 절차 위법" vs "품질, 안전 이상없어"
  2. ‘자랑스런 우리 땅 독도에 대해 공부해요’
  3. 박경호 "내년 지선, 앞장서 뛸 것"…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도전장
  4. 올 김장철, 배추 등 농수산물 수급 '안정적'
  5. [2025 국감] 대전국세청 가업승계 제도 실효성 높여야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국감서 `0시 축제` 예산 둘러싸고 격돌

대전시 국감서 '0시 축제' 예산 둘러싸고 격돌

2년 연속 200만 명이 다녀간 대전시 '0시 축제' 운영 재정을 둘러싸고 여당 의원과 보수야당 소속인 이장우 대전시장이 24일 뜨겁게 격돌했다. 이날 대전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전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선 민간 기부금까지 동원 우회 재정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광역단체장인 이 시장은 자발적 기부일 뿐 강요는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여당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민주당 한병도 의원(익산을)에 따르면 3년간 0시 축제에 투입된 시비만 124억 7000만 원, 외부 협찬 및 기부금까지 포함..

[갤럽] 충청권 정당 지지도… `더불어민주당 51%, 국민의힘 29%`
[갤럽] 충청권 정당 지지도… '더불어민주당 51%, 국민의힘 29%'

충청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24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대전·세종·충청에서 더불어민주당은 51%, 국민의힘은 29%를 기록했다. 이어 개혁신당 4%, 조국혁신당 2%, 진보당 1%로 나타났다. 무당층은 14%에 달했다. 전국 평균으론 더불어민주당 43%, 국민의힘 25%, 조국혁신당 3%, 개혁신당 2%, 진보당 1%, 기본소득당 0.2%, 사회민주당 0.1%, 무당층 25%로 조사됐다. 충청권에서 이재명 대통령 직무수..

[기획] `가을 정취 물씬` 자연이 살아 숨쉬는 충남의 생태명소
[기획] '가을 정취 물씬' 자연이 살아 숨쉬는 충남의 생태명소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태적 가치를 고스란히 간직한 충남도의 명산과 습지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힐링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청양 칠갑산을 비롯해 예산 덕산, 공주 계룡산, 논산 대둔산, 금산 천내습지까지 각 지역은 저마다의 자연환경과 생태적 특성을 간직하며 도민과 관광객에게 쉼과 배움의 공간을 제공한다. 가을빛으로 물든 충남의 생태명소를 알아본다.<편집자 주> ▲청양 칠갑산= 해발 561m 높이의 칠갑산은 크고 작은 봉우리와 계곡을 지닌 명산으로 자연 그대로의 울창한 숲을 지니고 있다. 칠갑산 가을 단풍은 백미로 손꼽는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시 국감…내란 옹호 놓고 치열한 공방 대전시 국감…내란 옹호 놓고 치열한 공방

  •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 ‘자랑스런 우리 땅 독도에 대해 공부해요’ ‘자랑스런 우리 땅 독도에 대해 공부해요’

  • 상서 하이패스 IC 23일 오후 2시 개통 상서 하이패스 IC 23일 오후 2시 개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