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고교 당일 급식파업에 학생 단축수업 '파장'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대전 고교 당일 급식파업에 학생 단축수업 '파장'

학교-급식조리원 국그릇 사용 등 놓고 입장차
당일 오전 9시 파업 선언에 오전수업 후 하교
학부모 "사전공지 없어" 당황… 2일 급식 재개

  • 승인 2025-04-01 17:36
  • 신문게재 2025-04-02 6면
  • 이은지 기자이은지 기자
가정통신문
지역 고교에서 발송한 급식 중단 안내 가정통신문.
대전지역 한 고등학교에서 급식이 제공되지 않아 학생들이 오전 수업만 마치고 귀가하는 일이 벌어졌다. 급식조리원의 파업 때문인데 이는 당일 오전 예고없이 통보돼 결국 피해는 학생들 몫이 됐다.

1일 대전교육청과 학비노조에 따르면 급식 국그릇 사용 등을 놓고 학교 측과 대립해 온 급식조리원들이 3월 31일 오전 9시 파업을 선언했다. 학교는 학생 안전과 편의를 위해 국물요리를 담을 별도 용기 사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조리원들은 설거지 업무 과중 등을 이유로 이견을 보여왔다. '학생 편의·안전'과 '업무 과중'이라는 입장이 첨예하게 부딪힌 것인데, 의견 조율과정 중에 학교가 석식 대체업무 인력 언급을 하자 조리원들이 파업을 통보한 것. 이날 출근한 조리원 10명 중 8명은 파업 선언 후 퇴근했다.

대체식을 준비하지 못한 학교는 단축수업을 결정하고 학생들을 오전 수업이 끝난 뒤 귀가시켰다. 이 과정에서 손질하던 식재료들은 고스란히 폐기됐고, 학교는 학부모에게 급식 파업과 단축수업을 알리는 가정통신문과 문자 등을 발송했다.

조리원들은 당일 오후 학교측에 업무 복귀 의사를 밝히고 다음날인 1일 업무에 복귀했지만 이미 학생 800여명의 대체식이 계약된 관계로 급식은 2일부터 재개된다.



학교는 1일 오후 햇썹(HACCP) 회의를 통해 조리원들과 협상을 타진 한 뒤, 이어 긴급 학교운영위원회를 개최해 학교급식 운영계획 변경(안)을 논의했다.

학교 관계자는 "당일 급식파업으로 부득이하게 단축수업을 결정했다"며 "조리원들과 원만한 협의를 통해 다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대전지부는 급식조리원의 쟁의권을 정당하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석상 대전학비노조 조직국장은 "학교 운영상의 사정과 정황을 고려한 노조의 정당한 쟁의행위가 폄하돼선 안 된다"며 "부동노동행위에 대한 시정조치 약속을 받기 위해 학교 측에 공문을 발송하고 면담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급식조리원 파업에 학부모들은 학교와 노조 간 갈등에 학생들이 끼니를 못 챙기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당일 오전 지역 맘카페에는 자녀의 갑작스러운 하교에 당황스럽다는 학부모의 글이 작성됐다. "미리 공지도 없이 학교 급식이 취소돼 황당하다"는 글에는 '아이들 밥을 볼모로 파업하나', "할 일은 하고 요구를 해라', '다른 학교로 번질까 무섭다'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이은지 기자 lalaej2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위기 징후 있었는데…" 대전 서구 모자 사망에 복지단체 실태 점검, 대책 촉구
  2. 구자홍 비노클래식 대표, 목원대 문화예술원장 취임
  3. 대전교육청 급식 준법투쟁 언제까지… 조리원 직종 교섭 오리무중
  4. ‘스포츠 꿈돌이’ 캐릭터 첫 공개
  5. 충남대 ‘대전형 공유대학 설명회’… 13개 대학 협력 시동
  1. 대전대 HRD사업단, 성심당 재직자 직무능력 향상교육
  2. 제22회 이동훈미술상 특별상 수상 작가전
  3. [사설] 여가부 세종 이전이 더 급하다
  4. 이재명 새 정부 '국가균형성장' 정책… 혁신 비전과 실행력 선보일까
  5. 대전시 '스포츠 꿈돌이' 첫 공개

헤드라인 뉴스


청양·부여 주민 100명 중 63명 지천댐 건설 `찬성`

청양·부여 주민 100명 중 63명 지천댐 건설 '찬성'

중도일보, 대전일보, 충청투데이가 함께 진행한 '지천댐 건설 찬반 여론조사' 결과, 청양·부여 주민 100명 중 63명이 지천댐 건설에 찬성했다. 앞서 지천댐 지역협의체가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찬성표가 소폭 줄긴 했으나, 이는 조사범위 확대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이번 결과에 따라 다수의 주민이 지천댐 건설을 희망하는 것으로 드러나 댐 건설 명분이 보다 명확해졌다. 중도일보-대전일보-충청투데이는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지천댐 건설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여론조사는 ㈜리얼미터가 수행했으며 조사 대상지는 청양..

이진숙 장관 후보 논문표절 적극 해명… 자녀 유학 공식 사과
이진숙 장관 후보 논문표절 적극 해명… 자녀 유학 공식 사과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가 제기된 여러 논란을 적극 해명하면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의혹에 대해선 고개를 숙이며 국회 인사청문회를 정면 돌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카더라식 의혹’보다 능력과 정책 검증을 강조하며 이 후보를 엄호한 반면, 국민의힘은 시종일관 자진 사퇴를 촉구하며 맞섰다. 이 후보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진선미 의원과 국힘 김대식·김민전·서지영 의원 등이 여러 의원이 질의한 논문 표절 논란과 관련, "이공계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며 의혹을 적극 해명했다. 이 후보는 "2..

세종시 소재 `해수부 산하기관` 이전도 급물살...지역 반발 확산
세종시 소재 '해수부 산하기관' 이전도 급물살...지역 반발 확산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나비효과가 서울시와 세종시 등으로 산재된 산하 기관의 후속 이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16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해수부의 부산 이전이 연말로 확정되고, 입지도 부산시 동구 IM빌딩(본관)과 협성타워(별관)로 정해졌다. 이 같은 흐름이 강행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자연스레 서울과 부산 등으로 분산된 해양수산 관련 산하기관 이전안으로 옮겨가고 있다. 해수부는 이날 내부 고위 관계자 회의를 통해 이 같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형상 해수부와 산하 기관이 한데 모여 있어야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다는 판단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폭우 예보에 출입통제 폭우 예보에 출입통제

  • 초복 앞두고 삼계탕집 북적 초복 앞두고 삼계탕집 북적

  • 제22회 이동훈미술상 특별상 수상 작가전 제22회 이동훈미술상 특별상 수상 작가전

  • ‘스포츠 꿈돌이’ 캐릭터 첫 공개 ‘스포츠 꿈돌이’ 캐릭터 첫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