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투표, 절망을 넘어 희망으로 가는 길

  • 오피니언

[기고] 투표, 절망을 넘어 희망으로 가는 길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한국의정연수원 원장

  • 승인 2025-05-07 16:56
  • 신문게재 2025-05-08 3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배재대 최호택교수님 사진-0508)
최호택 교수
5월 10일 '유권자의 날'을 맞아 우리는 다시 한 번 민주주의의 본질을 돌아볼 때다. 투표는 국민이 가진 가장 소중한 권리이자 의무이며, 나아가 우리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은 어느 때보다 깊은 혼란과 불안 속에 놓여 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국정 운영의 정당성과 신뢰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 사회는 극심한 좌우 갈등에 휩싸였고, 민심은 둘로 쪼개져 서로를 향해 불신과 적의를 드러내고 있다. 한때 '함께'였던 공동체는 이제 상처 입은 서로를 외면하며 거친 대립의 강을 사이에 두고 있다.



경제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삼중고에 더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정책이 촉발한 글로벌 무역 불안정성까지 겹치면서, 국민들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했다. 투자와 수출은 동시에 위축되었고, 청년들은 일자리 문 앞에서 좌절하고 있다. 고령화는 가속화되고, 초저출산은 국가의 지속 가능성을 근본부터 위협하고 있다.

삶의 질은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사회적 불평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절망이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일시적인 변화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새롭게 설계하는 국가적 대전환이다.



이러한 국가적 전환점을 맞아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선거는, 단순히 국정 운영의 방향을 새롭게 정하는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쇠퇴의 길로 접어들 것인가, 아니면 분열과 무기력을 넘어 다시 한 번 도약할 것인가를 결정짓는 역사적 분기점이다. 우리의 한 표는 그저 한 사람, 한 정당을 뽑는 선택이 아니다. 그것은 절망을 넘어 희망으로 가는, 스스로의 미래를 여는 결단이다.

투표는 권리인 동시에 책임이다. 선진국일수록 유권자들은 정치에 대한 불만이 클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선다. 무관심과 냉소는 변화를 이끌 수 없다. 정치에 실망했다면, 그래서 더욱 투표해야 한다. 투표하지 않는 자는 이 나라를 비판할 자격이 없다. 변화를 바라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 변화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 곳곳에서는 누군가가 더 나은 미래를 꿈꾸고 있다. 청년은 공정한 기회를, 부모는 아이들의 밝은 내일을, 고령자는 존엄한 노후를 바라고 있다. 그 모든 꿈과 기대는 투표를 통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투표는 나의 미래를 선택하는 일이다. 나아가 대한민국 전체가 희망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첫걸음이다.

희망의 대한민국은 결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분열된 민심을 하나로 모으는 일은 오직 깨어 있는 유권자의 책임 있는 선택에서 출발한다. 5월 10일 유권자의 날을 맞아 다시 한 번 마음속에 새겨야 한다. 투표는 나의 권리이자 의무이며, 더 나은 대한민국을 향한 약속이라는 것을.

이제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분열과 절망을 방치할 것인가, 아니면 투표로 희망을 되살릴 것인가. 미래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미래는 우리가 투표하는 그 순간, 비로소 시작된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한국의정연수원 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경찰 인력난에 승진자도 저조… 치안공백 현실화
  2. 대전시와 5개구, '시민체감.소상공인 활성화' 위해 머리 맞대
  3. 세종시 '학교급식' 잔반 처리 한계...대안 없나
  4. [한성일이 만난 사람]여현덕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인공지능(AI) 경영자과정 주임교수. KAIST-NYU 석좌교수
  5. 세종시 재정 역차별 악순환...보통교부세 개선 촉구
  1. 세종시 도담동 '구청 부지' 미래는 어디로?
  2. 더이상 세종시 '체육 인재' 유출 NO...특단의 대책은
  3. 세종시 '공동캠퍼스' 미래 불투명...행정수도와 원거리
  4.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5. 세종시 교통신호제어 시스템 방치, 시민 안전 위협

헤드라인 뉴스


전기 마련된 대전충남행정통합에 이재명 대통령 힘 실어줄까

전기 마련된 대전충남행정통합에 이재명 대통령 힘 실어줄까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으로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새로운 전기를 맞은 가운데 17일 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다시 한번 메시지가 나올지 관심이 높다. 관련 발언이 나온다면 좀 더 진일보된 내용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역대 정부 최초로 전 국민에 실시간 생중계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의 2주 차 부처 업무보고가 16일 시작된 가운데 18일에는 행정안전부 업무보고가 진행된다. 대전과 충남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추가 발언을 할지 관심을 두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에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하기 위해..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2026년 세종시 행복도시 신도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지난 12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거치며, 내년 청사진을 그려냈다. 이에 본지는 시리즈 기사를 통해 앞으로 펼쳐질 변화를 각 생활권별로 담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행정수도 진원지 'S생활권', 2026년 지각변동 오나 2. 신도시 건설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변화 요소는 3. 정부세종청사 품은 '1~2생활권', 내년 무엇이 달라지나 4. 자족성장의 거점 '3~4생활권', 2026년 던져진 숙제..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복무하는 소위, ‘지역의사제’ 시행을 위한 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출산과 보육비 비과세 한도 월 20만원에서 자녀 1인당 20만원으로 확대하고, 전자담배도 담배 범위에 포함해 규제하는 법안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54회 국무회의에서는 법률공포안 35건과 법률안 4건, 대통령령안 24건, 일반안건 3건, 보고안건 1건을 심의·의결했다. 우선 지역 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확충,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공포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