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멀쩡한 '띠녹지' 다시 조성...시의회서 도마 위

  • 정치/행정
  • 세종

세종시, 멀쩡한 '띠녹지' 다시 조성...시의회서 도마 위

김현미 의원, 5월 20일 정례회 5분 발언으로 지적
"계획에도 없던 띠녹지에 2억 투입, 졸속행정·전시성" 질타
세종시 12월 빛축제 4억 원 예산 편성도 비판
시 담당자 "꼭 필요한 경관 개선 사업"...소통 강화 약속

  • 승인 2025-05-20 15:12
  • 수정 2025-05-20 16:20
  • 신문게재 2025-05-21 4면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띠녹지
사진은 과거 띠 녹지 조성 사진. 사진=세종시 누리집 갈무리.
겨울철 멀쩡한 보도를 파헤치고 다시 정비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시민들은 '전시성 행정'이란 비판적 시선을 늘 갖곤 한다. "예산을 제대로 쓸 곳이 이렇게도 없나"란 아쉬움도 내보인다.

2025년 세종시가 진행 중인 가로수 띠 녹지 조성 사업이 이 같은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어 개선 요구를 받고 있다.

세종시의회 김현미(소담동·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5월 20일 열린 제98회 정례회 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가로수 띠녹지 조성 사업의 졸속성과 전시행정적 성격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현재 시는 소담동, 보람동, 대평동 BRT 라인 500미터 구간에 걸쳐 기존 판석을 철거하고 약 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띠녹지를 조성 중"이라며 "이는 시민의 삶과 무관한 보여주기식 졸속행정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김현미 의원 (2)
김현미 의원이 이날 5분 발언에 나서고 있다. 사진=시의회 제공.
해당 사업이 2025년 본예산에도, 연초 환경녹지국의 주요업무계획에도 포함되지 않았고, 의회에 단 한 차례 설명조차 없이 전격 추진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가로수 관리 예산이 전년 대비 35% 삭감된 상황에서 유지관리조차 버거운 현실을 외면하고, 추가 부담을 필요로 하는 띠 녹지 조성에 나선 데 대해 납득할 수 없는 결정으로 받아들였다.

사업의 근거로 제시한 '가로수 실태조사 및 정밀진단 용역'의 문제점도 꺼내 들었다.

특정 구간에 띠 녹지를 조성하라는 명확한 지침은 없고, 단지 생육환경 개선을 위한 일반적 방안이 언급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행정의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는 판단을 했다. 수목의 관리 소홀이 자전거도로 통행자의 안전사고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이와 함께 또다시 빛 축제 예산 4억 원이 추경예산에 포함된 일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으로 접근했다. 이 또한 보여주기식 졸속 행정이고, 시민의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이라고 봤다. 불필요한 사업은 과감히 줄이고, 재정위기 속에서도 시민의 삶을 지켜내는 행정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현미 의원은 "시민은 외면한 채 시장의 공약 실현에만 몰두하는 행정, 축제성·행사성 예산 남발, 계획에도 없던 전시성 사업, 나침판을 잃은 듯 일관성 없는 행정을 즉각 중단하고 향후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교통 관련 사업 예산을 약 5억 원 절감해 용역과 함께 이에 따른 개선안으로 띠 녹지 조성 사업을 진행해왔다"라며 "생육환경이 대체로 불량하다는 판단에 따라 특화 가로수 길 조성 등 경관 개선 시범 사업의 취지를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수목이 1m 내외로 자라는 특성을 갖고 있어 자전거 도로 등의 안전사고를 유발할 정도가 아니다. 꽃이 피면, 보다 특색 있는 거리 경관을 연출할 수 있다. 이번 용역은 조례에 따른 공개 범위에 있지 않다"라며 "앞으로 시의회와 긴밀히 소통해 사업 취지를 잘 설명하고, 실효성 있는 내용으로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편집국에서]금산 물놀이 사고현장에서
  2. 대전 보행자 교통사고 매년 1200건… 보행자 안전대책 시급
  3. '수업 전 기도' 평가 반영 충남 사립대에 인권위 "종교 자유 침해"
  4. 32사단, 불발화학탄 대응 통합훈련 실시
  5.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창립 20년, 대덕특구 딥테크 창업·사업화 중심지 자리매김
  1. 대전탄방초 용문분교장 개교 준비 이상 무… 교육감 현장 점검
  2. [춘하추동] 광복80년, 우리는 진정 국보를 환수하고자 하는가?
  3. '예비 수능' 9월 모평 사회탐구 응시 증가…'사탐런' 두드러져
  4. [홍석환의 3분 경영] 10년 후, 3년 후
  5. 다문화 사회 미래전략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헤드라인 뉴스


“2027 충청 U대회 성공은 국가균형발전과 충청 성장동력 모델”

“2027 충청 U대회 성공은 국가균형발전과 충청 성장동력 모델”

2027년 충청권 4개 시·도가 개최하는 충청 유니버시아드 대회(하계U대회)를 국가균형발전과 충청권 미래 성장동력의 엔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를 위해 정책적·제도적 지원은 물론 충분한 예산 확보가 필요하고, 특히 4개 시·도의 고유한 역사와 정체성을 비롯해 산업과 관광 등 특성을 활용한 도시 브랜딩과 마케팅 전략을 제대로 수립해야 한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충남 공주·부여·청양)·국민의힘 이종배(충북 충주) 국회의원 주최로 27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2027 충청 U대회 성공..

공깃밥 1000원 공식 깨지나… 쌀값 15% 오르자 소상공인·소비자 울상
공깃밥 1000원 공식 깨지나… 쌀값 15% 오르자 소상공인·소비자 울상

쌀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식당 공깃밥 1000원 공식이 깨지게 생겼다. 소비자들은 밥상 필수품인 쌀값 상승으로 가계 부담이 커지고, 식당 등도 이제껏 올리지 않았던 공깃밥 가격을 올리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전날 기준 대전 쌀 20kg 한 포대 소매가는 5만 9800원으로, 1년 전(5만 1604원)보다 15.8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치인 평년 가격인 5만 3315원보다 12.16% 인상했다. 가격이 급격하게 인상되면서..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 지정… K바이오 핵심 거점으로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 지정… K바이오 핵심 거점으로

국토교통부가 충북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의 산업단지계획을 28일자로 승인하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는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일원으로 면적 411만9584㎡다. 사업비는 2조3481억 원, 유치업종은 바이오 산업, 사업시행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 기간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다.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는 2018년 8월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선정됐다. 이후 농업진흥지역 등 입지 규제로 인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2023년 8월 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상처 입은 백로, 자연으로 돌아가다’ ‘상처 입은 백로, 자연으로 돌아가다’

  • 대전 찾은 민주당 지도부 대전 찾은 민주당 지도부

  • 배롱나무와 어우러진 유회당…고즈넉한 풍경 배롱나무와 어우러진 유회당…고즈넉한 풍경

  • 다문화 사회 미래전략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다문화 사회 미래전략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