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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역 KTX 정차 모습. 사진=이희택 기자. |
2012년 세종시 출범 이후 희망고문으로 남아 있던 'KTX 세종역' 설치가 완전히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더불어민주당이 십수 년째 공약 의제로 선점하고, 국민의힘도 선거 때마다 단골 메뉴로 내놨으나 6.3 대선에선 슬그머니 종적을 감췄다.
양당의 세종시 전체 공약은 국민의힘이 5월 16일, 더불어민주당이 5월 19일 차례로 내놓으면서, 맞불 양상이다.
문제는 2012년 지방선거와 총선, 2014·2018·2022년 지방선거, 2016·2020·2024년 총선 때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한 'KTX 고속철도' 설치가 완전히 종적을 감춘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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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총선 공약에도 담긴 KTX 세종역 신설. KTX 세종역은 국가 사업으로 추진하지 않을 경우, 실행이 어려운 과제로 꼽힌다. 사진=선거관리위원회 제공. |
기류는 2020년 대선 국면에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재명 후보는 당시 세종~서울 간 환승 없는 직통 (준)고속열차, 당시 명칭으론 ITX 세종선, 서울~천안~조치원~정부세종청사 연결 전철 연장 운행을 약속한 바 있다.
이번 대선에선 세종~충청을 하나로 연결하는 CTX 등 광역교통망 구축을 내걸고 있다. 2034년 완공 흐름에서 2032년으로 조기 개통하겠다는 약속 외에는 없다. CTX는 수도권 GTX처럼 지역 간 이동 수단이란 점에서 ‘KTX 고속철’과는 결 자체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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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강준현 의원(세종 을)의 2024년 공약(좌)은 정부세종청사~수도권 ITX 직결 노선 추진, 무소속 김종민 의원(세종 갑)의 공약(우)은 KTX 세종·공주역 설치 수정안으로 각각 제시된 바 있다. 사진=선관위 제공. |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실현 가능성 있는 공약들을 중심으로 세종시 공약집을 만들었다. 공수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후 세부 공약에서도 KTX 세종역은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TX의 대안으로 꼽힌 'ITX 세종선(준고속열차)' 역시 민주당 공약에서 빠졌다.
이 때문에 지역 사회에선 "선거 전략으로만 실컷 활용하고, 지역민들에게 어떤 설명도 없이 KTX 세종역 설치 약속을 저버린 모습"이라며 "희망고문을 할 때는 언제고, 공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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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세종시 공약.사진=자료집 갈무리. |
하지만 김문수 후보의 '사통팔달 행정수도 광역 교통체계 조성으로 국토중심' 세종이란 공약을 보면, 충청권(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CTX) 조기 완공을 핵심으로 한다. 여기에 ▲충청권 광역철도와 수도권 내륙선 광역철도 연결 ▲서울~세종 간 60분 내 연결 광역철도망 확충 등을 추가로 내건 점은 민주당보다 나아간 부분이다. 물론 실현 가능성 여부는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고용노동부 장관 출신인 김 후보는 KTX 세종역 설치에 반대 입장인 것으로 확인된다.
수도권은 내부 GTX부터 KTX와 SRT까지 그물망 철도망을 구축하는 사이 '행정수도 세종시'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고속철도역 하나 없는 도시로 남을 전망이다.
또 정부부처 공직자들과 세종시민들은 오송역~정부세종청사 기준 편도 택시비 약 2만 6000원을 지급하는 사회적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오송역~정부세종청사까지 버스로 소요시간이 오송역~서울역까지 KTX 이동 시간(47분)에 버금가는 비효율도 반복하게 된다.
한편, 균형발전충북본부 등 충북 8개 시민사회단체는 앞선 5월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KTX 세종역 백지화 등을 포함한 15개 의제 반영을 촉구하고 나섰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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