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째 희망고문 'KTX 세종역'...이제는 용도폐기되나

  • 정치/행정
  • 세종

13년째 희망고문 'KTX 세종역'...이제는 용도폐기되나

민주당이 의제 선점, 10여 년 이상 단골 공약 제시...세종시민 대상 희망고문
이에 질세라 국힘도 빠짐 없이 공약 반영...남은 건 충청권 내부 이동망인 'CTX'만
전국 광역단체 중 고속철 없는 유일 도시...비효율과 요금 부담 장기화

  • 승인 2025-05-21 10:56
  • 수정 2025-05-21 16:14
  • 신문게재 2025-05-22 1면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KakaoTalk_20250521_104935067
오송역 KTX 정차 모습. 사진=이희택 기자.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고속철도 역사를 갖추고 있지 않은 세종특별자치시.

2012년 세종시 출범 이후 희망고문으로 남아 있던 'KTX 세종역' 설치가 완전히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더불어민주당이 십수 년째 공약 의제로 선점하고, 국민의힘도 선거 때마다 단골 메뉴로 내놨으나 6.3 대선에선 슬그머니 종적을 감췄다.

양당의 세종시 전체 공약은 국민의힘이 5월 16일, 더불어민주당이 5월 19일 차례로 내놓으면서, 맞불 양상이다.

문제는 2012년 지방선거와 총선, 2014·2018·2022년 지방선거, 2016·2020·2024년 총선 때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한 'KTX 고속철도' 설치가 완전히 종적을 감춘 데 있다.



KTX 세종역
2016년 총선 공약에도 담긴 KTX 세종역 신설. KTX 세종역은 국가 사업으로 추진하지 않을 경우, 실행이 어려운 과제로 꼽힌다. 사진=선거관리위원회 제공.
민주당은 그동안 이해찬 전 국회의원과 이춘희 시장, 강준현·홍성국 국회의원으로 이어지는 지역 정치 계보를 통해 'KTX 세종역'을 빼놓지 않고 약속했다. 2024년 총선 당시 갑구 출마자들도 한결 같이 KTX 세종역 설치를 목청껏 외쳤다.

기류는 2020년 대선 국면에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재명 후보는 당시 세종~서울 간 환승 없는 직통 (준)고속열차, 당시 명칭으론 ITX 세종선, 서울~천안~조치원~정부세종청사 연결 전철 연장 운행을 약속한 바 있다.

이번 대선에선 세종~충청을 하나로 연결하는 CTX 등 광역교통망 구축을 내걸고 있다. 2034년 완공 흐름에서 2032년으로 조기 개통하겠다는 약속 외에는 없다. CTX는 수도권 GTX처럼 지역 간 이동 수단이란 점에서 ‘KTX 고속철’과는 결 자체가 다르다.

KakaoTalk_20250521_104330548
민주당 강준현 의원(세종 을)의 2024년 공약(좌)은 정부세종청사~수도권 ITX 직결 노선 추진, 무소속 김종민 의원(세종 갑)의 공약(우)은 KTX 세종·공주역 설치 수정안으로 각각 제시된 바 있다. 사진=선관위 제공.
결국 국토교통부의 '타당성 없음' 판단과 충북도의 '집요한 반대' 움직임을 넘어서지 못한 양상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실현 가능성 있는 공약들을 중심으로 세종시 공약집을 만들었다. 공수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후 세부 공약에서도 KTX 세종역은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TX의 대안으로 꼽힌 'ITX 세종선(준고속열차)' 역시 민주당 공약에서 빠졌다.

이 때문에 지역 사회에선 "선거 전략으로만 실컷 활용하고, 지역민들에게 어떤 설명도 없이 KTX 세종역 설치 약속을 저버린 모습"이라며 "희망고문을 할 때는 언제고, 공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문수 후보 공약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세종시 공약.사진=자료집 갈무리.
국민의힘도 이 점에선 다르지 않다. 민주당에 질세라 경쟁적인 KTX 세종역 공약을 내걸어 왔다.

하지만 김문수 후보의 '사통팔달 행정수도 광역 교통체계 조성으로 국토중심' 세종이란 공약을 보면, 충청권(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CTX) 조기 완공을 핵심으로 한다. 여기에 ▲충청권 광역철도와 수도권 내륙선 광역철도 연결 ▲서울~세종 간 60분 내 연결 광역철도망 확충 등을 추가로 내건 점은 민주당보다 나아간 부분이다. 물론 실현 가능성 여부는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고용노동부 장관 출신인 김 후보는 KTX 세종역 설치에 반대 입장인 것으로 확인된다.

수도권은 내부 GTX부터 KTX와 SRT까지 그물망 철도망을 구축하는 사이 '행정수도 세종시'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고속철도역 하나 없는 도시로 남을 전망이다.

또 정부부처 공직자들과 세종시민들은 오송역~정부세종청사 기준 편도 택시비 약 2만 6000원을 지급하는 사회적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오송역~정부세종청사까지 버스로 소요시간이 오송역~서울역까지 KTX 이동 시간(47분)에 버금가는 비효율도 반복하게 된다.

한편, 균형발전충북본부 등 충북 8개 시민사회단체는 앞선 5월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KTX 세종역 백지화 등을 포함한 15개 의제 반영을 촉구하고 나섰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학교 급식 파행 사태 초등학교까지 번지나…학부모 우려
  2. 길고 길었던 실종자 수색…76시간 만 극적 발견
  3. 대전변호사회, 경찰 형사사건 처리 업무평가 첫 시행
  4. 행정수도 완성 논의 본격화... "법적지위 부여 적극 추진"
  5. [인터뷰] '운동하고 연구하는' 정형외과 의사…유현진 전문의 "수술과 재활진료가 본질"
  1. 32사단, 대량살상무기 대응 통합훈련 실시
  2. 전문대, 내년 수시모집 15만명 선발… 충청권 1만 8081명
  3. 세종지역 초등 저학년 학교폭력 땐 '숙려기간' 준다
  4. 충남대병원 대전치매센터, 공공후견인 간담회 및 교육 열어
  5. 대전 전교조·인권단체 '대전판 리박스쿨' 청소년 기관 수탁 규탄

헤드라인 뉴스


특별법 국토소위 회부…행정수도 완성 열차 시동

특별법 국토소위 회부…행정수도 완성 열차 시동

국가균형발전 백년대계이자 560만 충청인의 염원인 행정수도특별법이 21일 입법화를 위한 첫 관문인 상임위원회 소위에 회부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우리나라 정부부처 3분의 2가 집적돼 있으며 대통령실과 국회 기능 이전이 예정된 세종시에 명실상부한 행정수도 법적 지위를 부여 하기 위한 입법화 여정이 개문발차한 것이다. 행정수도특별법은 대통령실과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 이전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이날 전체회의에는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세종을) 안(案)과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비례) 안..

한문희 코레일 사장 사의표명... 철도작업자 사망에 책임 통감
한문희 코레일 사장 사의표명... 철도작업자 사망에 책임 통감

한문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19일 발생한 남성현~청도 작업자 사고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21일 코레일은 공식 발표를 통해 한 사장은 "철도 작업자 사고 발생에 대해 유가족과 국민께 깊이 사과드리고,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고현장에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사표는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 한 사장의 임기는 내년 7월 23일 임기가 끝난다. 19일 10시 50분쯤 경부선 남성현~청도역 간 운행하던 제1903호 무궁화호 열차가 수해지역 비탈면 안전 점검을 위해 이동 중이던 작업자와 접촉하는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충남도 `호우 피해 지원금 현실화` 요구… 정부 "추가 지급 결정"
충남도 '호우 피해 지원금 현실화' 요구… 정부 "추가 지급 결정"

충남도가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에 따른 지원금을 정부에 지속 건의한 결과, 정부가 추가지원을 결정했다. 21일 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폭우 피해 지원대책 기자회견에서 정부에 피해 지원금 현실화를 건의하겠다는 입장 발표를 시작으로, 정부부처의 현장점검 등에서 '호우 피해 지원금 현실화'를 요청해 왔다. 김태흠 지사도 1일 열린 대통령 주재 제1차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분야별 지원금 현실화를 공식 건의한 바 있다. 당시 김 지사는 농업 분야와 관련해 정부의 지원기준인 복구비(대파대) 50%를 100%로 상향하고 농업시설 복구비도 기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드론테러를 막아라’ ‘드론테러를 막아라’

  • 폭염에도 가을은 온다 폭염에도 가을은 온다

  • 2025 을지훈련 시작…주먹밥과 고구마로 전쟁음식 체험 2025 을지훈련 시작…주먹밥과 고구마로 전쟁음식 체험

  •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안 부결…시의회 거센 후폭풍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안 부결…시의회 거센 후폭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