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흔들림' 대전가원학교 교실 복도 곳곳 균열… 현장 본 전문가 의견은

  • 사회/교육

'건물 흔들림' 대전가원학교 교실 복도 곳곳 균열… 현장 본 전문가 의견은

20일 장종태 국회의원·김민숙 대전시의원 현장 점검
건축사 "심각 정도 아냐, 빨리 보수했음 문제 없었어"
장 의원, 정밀안전진단 과정에 학부모·시민단체 참여 제안
전교조 대전지부 설문, 구성원 대부분 불안·교육청 불신

  • 승인 2025-06-22 17:55
  • 신문게재 2025-06-23 6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50622130950
대전가원학교 건물 내 금이 가 있는 모습. 임효인 기자
"여긴 좀 심각하네요. 교실마다 성한 곳이 없어요."

건물 흔들림 현상으로 불안에 휩싸인 대전가원학교 복도와 교실 곳곳엔 균열이 있었다. 6월 20일 오전 학교를 둘러본 장종태 국회의원과 김민숙 대전시의원,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관계자들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탄식했다. 복도 벽엔 언제 생긴 것인지 알 수 없는 금이 사방으로 나 있고 천장엔 물이 샌 자국이 보였다. 교실 모서리 시멘트가 갈라지고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증축을 앞둔 특수학교에서 원인 불명의 진동이 감지된 가운데 오래전부터 건물 내 상당 부분에서 발생한 균열과 맞물려 구성원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며 불안감 잠식에 나선 만큼 투명한 정보 공유로 구성원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17일 최초 진동 감지 이후 18일에도 흔들림을 느끼면서 결국 대전교육청은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7월부터 건물 위로 교실을 올리는 증축공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진동 감지로 인해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clip20250622131115
17일 최초 건물 흔들림 당시 교실 모서리 시멘트가 떨어져 나간 모습.
clip20250622131219
학교 복도 벽에 난 금.
clip20250622131246
다만 이날 장종태 국회의원·김민숙 시의원과 함께 현장 방문에 동행한 전문가는 현재 학교 상황이 일각의 우려만큼 심각한 정도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현재 수준의 건물 처짐이 더 진행될 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학교 인근 외부 상황 변화로 인한 지반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유병구 (주)씨엔유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건축사)는 "건물 기울기가 안전에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학교 맞은편에 건물을 짓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지하 수위가 변경되면 주변 지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반조사부터 다시 한번 해서 지하 수위에 대한 것들을 이 건물 주변으로 한번 해 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예정돼 있는 건물 증축에 대해선 꼼꼼한 검토가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건축사는 "증축을 하는 부분에선 경량으로 올린다고 해도 하중이 올라가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다시 한번 검토해 주시길 부탁드리고 기초 부분부터 다시 한번 확인을 정확하게 해 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건물 내 균열에 대한 조치가 적절히 이뤄졌다면 현재와 같이 구성원 불안이 크진 않았을 것이란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유 건축사는 "건물 크랙에 대해 보수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보통 시공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건물이 자리를 잡다 보면 미장이 뜰 수도 있고 크랙이 갈 수도 있다"며 "빨리 보수했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을 둘러본 장종태 의원은 육안으로 확인된 균열과 안전 문제를 지적하며 신뢰 회복을 위해 정밀안전진단 과정에 교직원이나 시민단체 참여 방안을 제안했다.

clip20250622131020
장종태(맨 오른쪽) 국회의원과 김민숙 (가운데) 대전시의원이 20일 오전 대전가원학교를 살펴보고 있다. 임효인 기자
clip20250622131308
장종태 국회의원, 김민숙 대전시의회 의원, 민주당 대전시당 관계자가 대전교육청과 대전가원학교 교장에게 학교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장 의원은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는 과할 정도로 신경을 써야 되는 거 아니겠냐"며 "전체적으로 신뢰성을 못 얻어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데, 교육청 편의에 의해 대충 넘어갈 일은 분명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밀안전진단 과정에 전문성 유무를 떠나 시민단체는 교직원이든 지역사회 관계자들이 같이 참여해서 물어볼 것도 물어보도록 해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교육청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것 없이 해 놓으면 하고 나서도 두고두고 말썽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 가원학교분회가 19일 교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 응답 교원 98.2%가 불안감을 호소했다. 또 17일 발생한 건물 흔들림 현상에 대해 교육청의 '이상없음' 진단 결과에 대해 95.3%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설문엔 교직원 108명이 참여했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장맛비에 대전·세종·충남에 비 피해신고 132건…오후까지 호우 주의
  2. 충남창경센터, '4시즌 데모데이 인 충남 x 나비' 개최
  3. 한기대, 세계적 로봇공학자 김주형 교수 초청 특강
  4.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산업단지 대상 '찾아가는 산업안전보건 설명회' 개최
  5. 아산시, 전국적 학령인구 감소에도 학교 신설 이어져
  1. '행복한 교실'로 가는 쉼표의 시간..교직원 '다스림 명상' 연수 눈길
  2. 중진공대전본부-한남대 '대전 전략산업 창업 생태계 조성' 맞손
  3. 아산시, 청소년복지심의위원회 개최
  4. 아산시, 장마 대비 수문 관리교육 실시
  5. 천안검찰, 택시기사 숨지게 한 10대 무면허 운전자 구속기소

헤드라인 뉴스


해수부 논란 행정수도특별법 연내처리로 결자해지 해야

해수부 논란 행정수도특별법 연내처리로 결자해지 해야

이재명 정부가 해양수산부 부산이전 추진으로 충청권에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행정수도특별법 연내 처리로 결자해지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수부 논란으로 의구심이 불거진 정부 여당의 행정수도 완성 진정성을 스스로 입증하고 국가균형발전 백년대계 행정수도 법적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함이다.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세종을)은 20일 세종시당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세종시에 국회의사당과 대통령실을 완전 이전하는 내용을 담은 (가칭)행정수도특별법 발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법안은 진성준 국정기획위원회와 당 지도부 등 논의를 거쳐 이르면 이..

`해수부 이전` 논란...남 탓 공방전 뜨거운 여·야 정치권
'해수부 이전' 논란...남 탓 공방전 뜨거운 여·야 정치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행정수도'의 미래를 놓고 의미 없는 '남 탓·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부산시 이전을 놓고서다. 국힘은 과거 박근혜 전 정부 당시 이 카드를 먼저 꺼냈으나 성사시키지 못한 바 있고,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들어 다시 이 의제를 꺼내 들었다. 문제는 현재 논의가 단순히 해수부 이전에만 매몰되면서, 국가균형발전과 행정수도 대의에 다가서지 못하는 데 있다. 한쪽에선 '지역 이기주의', 또 다른 쪽에선 '내년 지방선거용 전략'이란 프레임을 씌우며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 민주당 세종시당이 6월 20일..

충청권 건설 일자리 급감… 건설투자 줄고 폐업 증가 여파
충청권 건설 일자리 급감… 건설투자 줄고 폐업 증가 여파

건설경기가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불경기를 맞으면서 건설 일자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충청권에서는 건설 투자가 줄고 폐업이 늘어나면서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22일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발표한 '지역별 건설산업 및 건설근로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내 1일 이상 근로 내역이 있는 건설근로자는 64만 711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보다 18.3% 줄어든 수치다. 충청권에서도 감소세가 꾸준했다. 대전의 경우 1만 6524명으로 1년 새 13.5% 줄었으며, 충남은 19.5% 줄어든 4만 5436명으로 집계됐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맛비에 잠긴 돌다리…‘물이 넘칠 때는 건너지 마세요’ 장맛비에 잠긴 돌다리…‘물이 넘칠 때는 건너지 마세요’

  • 코스피 3000 돌파…3년 6개월 만 코스피 3000 돌파…3년 6개월 만

  • `맹물` 짝퉁 화장품 유통시킨 일당 검거 '맹물' 짝퉁 화장품 유통시킨 일당 검거

  • 이른 장마 시작…차수막으로 대비 철저 이른 장마 시작…차수막으로 대비 철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