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논산 로컬푸드, ‘원산지 둔갑’ 충격

  • 전국
  • 논산시

[기자수첩] 논산 로컬푸드, ‘원산지 둔갑’ 충격

  • 승인 2025-08-09 17:27
  • 장병일 기자장병일 기자
장병일 기자
논산=장병일 기자
충남 논산의 한 농협 로컬푸드 매장에서 지역 농산물을 믿고 구매했던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준 사건이 발생했다.

농협 조합원 B 씨가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중국산 농산물을 논산 특산물로 속여 판매하다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적발된 것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에 따르면, B 씨는 지난 2022년부터 최근까지 중국산 참깨, 들깨, 팥, 녹두 등을 시장에서 구입한 뒤 자신의 창고에서 소분 포장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포장지에는 원산지를 ‘논산’으로 허위 기재했다.

이렇게 판매된 불법 농산물은 참깨 4,000만 원, 팥 2,000만 원, 녹두와 들깨 1,000만 원 상당으로 총 7,000만 원어치에 달한다. B 씨는 모든 혐의를 인정한 상태이며, 조만간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로컬푸드 매장은 소비자가 생산자의 땀과 정직함을 믿고 구매하는 곳이다. ‘지역 농산물’이라는 이름 아래 신선함과 안전성을 보장받는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많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그 신뢰는 송두리째 무너졌다. 지역 농업과 상생한다는 로컬푸드 시스템의 취지를 훼손했을 뿐 아니라, 정직하게 농사짓는 다른 농민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행위라는 비판이 거세다.

이번 사건은 로컬푸드 매장의 허술한 관리 시스템을 여실히 드러냈다. 생산자가 직접 포장해 납품하는 구조의 맹점을 악용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은 앞으로 농협 하나로마트 내 로컬푸드 매장에 대한 원산지 표시 지도·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생산자 윤리 교육 의무화, 생산 이력 추적 시스템 강화, 그리고 농협 자체적인 검수 절차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사건이 건강한 먹거리를 책임지는 ‘징검다리’로서 로컬푸드가 다시 태어나는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논산=장병일 기자 jang39210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르포] "지하 파고, 흙더미 쌓인 트램 공사장"… 폭우 앞둔 대전 도심
  2. '중수청 5급' 검사엔 낮고, 경찰엔 기회?… 직급 셈법에 대전·충청 수사현장 촉각
  3. 허태정 대전시장 "무너진 시정 회복 시급…민생 최우선"
  4. 반도체, 장관인사 이어 차관도 충청 홀대…19개부처 달랑 2명
  5. 대전 서구 다시 젊어진다… 도마·변동 정비사업 순항, 둔산·갈마도 시동
  1. 대전시 재정난 후폭풍…자치구 현안사업 줄줄이 빨간불
  2. "지우고, 살리고…" 수장 바뀐 대전 3개 자치구 전임 정책 대수술
  3. 허태정 시장 "시민의 삶의 무게를 시정의 나침반으로 삼겠다"
  4. [문예공론] 이순(耳順)에 서서 예순의 문턱에서 쓰는 자서(自序)
  5. 대전 갈마동 노후 주거지 국토부 정비 지원사업 최종 선정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재정난 후폭풍…자치구 현안사업 줄줄이 빨간불

대전시 재정난 후폭풍…자치구 현안사업 줄줄이 빨간불

대전시 재정난에 시비를 투입해야 하는 각 자치구 현안사업 역시 잇따라 빨간불이 켜졌다. 대전의료원, 대덕구 신청사 이전 등 주민 복지나 미래성장 동력과 직결된 굵직한 사업들이 건립 과정에서 예산 부족으로 난항이 불을 보듯 뻔하다. 제3시립도서관, 제2시립미술관, 음악전용홀 등 민선 8기 대전시가 추진했던 대형 SOC 사업도 지연 또는 무산 위기에 처했다. 6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지난 1일 민선 9기 대전시와 5개 자치구가 출범하자마자 재정난에 직면하면서 내부적으로 심란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민선 9기는 국비 확보와 재정 운용,..

비싼 기름값, 더 빨리 오른 이유 있었네…검찰, 4대 정유사 26조원대 가격담합 파악
비싼 기름값, 더 빨리 오른 이유 있었네…검찰, 4대 정유사 26조원대 가격담합 파악

중동전쟁 직후 대전지역 기름값이 급등한 배경으로 국내 정유사들의 가격 담합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주유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타사와 유가 인상 시기와 규모를 교환하고, 중동전쟁 직후 유가를 대폭 인상한 혐의로 HD현대오일뱅크와 가격 결정 부서 직원 2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HD현대오일뱅크와 가격을 담합한 SK에너지 및 담당 직원은 자진신고자 감면제도, 이른바 리니언시에 따라 기소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파악됐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도 기소 대상에서는 빠졌다. 검찰은 HD현대오일뱅크..

한화, 전반기 마지막 NC와 운명의 3연전 `5위 탈환 노린다`
한화, 전반기 마지막 NC와 운명의 3연전 '5위 탈환 노린다'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이 한화 이글스의 전반기 성적표를 좌우할 전망이다. 시즌 내내 5할 승률 안팎에서 순위 싸움을 이어온 한화는 NC 다이노스와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5위 탈환의 발판을 마련할 수도, 추격을 허용한 채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을 수도 있는 갈림길에 섰다. 한화이글스는 7일부터 NC 다이노스와 홈 3연전에 나선다. 한화는 올 시즌 꾸준히 반등의 계기를 만들었지만 흐름을 길게 이어가지 못했다. 연승으로 상승세를 탔던 흐름이 다시 꺾이는 일이 반복되면서 상위권 도약의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 그럼에도 5위와의 승차가 크지 않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방학과 휴가철 앞두고 분주한 여권창구 방학과 휴가철 앞두고 분주한 여권창구

  • 올 여름엔 나도 ‘몸짱’ 올 여름엔 나도 ‘몸짱’

  • 장맛비 내리는 대전 장맛비 내리는 대전

  • 가족사랑 금요장터서 농산물 구입 가족사랑 금요장터서 농산물 구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