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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전날 기준 대전 쌀 20kg 한 포대 소매가는 5만 9800원으로, 1년 전(5만 1604원)보다 15.8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치인 평년 가격인 5만 3315원보다 12.16% 인상했다. 가격이 급격하게 인상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채소와 어류 등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른 상황에서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밥 주 원재료인 쌀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주부 김 모(48) 씨는 "가격이 전보다 너무 오른 탓에 그나마 마음 편하게 사던 쌀이 부담되기 시작했다"며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만 오른다는 우스갯소리가 요즘 현실로 다가온다"고 토로했다.
지역 소상공인들도 고민이 깊다. 공깃밥 1000원이란 공식은 이전부터 소비자와 자영업자 간 일종의 약속이었으나, 쌀값이 오르면서 인상을 해야 할지 걱정이다. 당장 가격이 오르면 단골손님마저 끊길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고 호소한다. 쌀 20kg 한 포대 대전 중도매인 판매가격은 26일 기준 5만 7000원이다. 1년 전(4만 7225원)보다 20.7%나 급등했으며, 평년가(4만 9156원)보다는 15.96%나 올랐다. 백반집을 운영 중인 장 모(41) 씨는 "식당에선 저렴한 혼합쌀을 사는데, 전보다 가격이 크게 올라 공깃밥 가격을 2000원으로 올릴까 생각 중인데, 손님이 끊기진 않을까 걱정"이라며 "대부분 1000원을 고수하곤 있지만 가격을 올린 곳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쌀값 급등의 원인은 기상 여건으로 인한 수확량 감소와 벼멸구 여파로 인한 도정수율 하락, 정부의 2024년산 쌀 20만톤 시장격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2024년산 전국 쌀 생산량은 358만 5000톤으로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 2024년 등숙기(이삭이 여물어가는 시기)에 쏟아진 집중호우와 벼멸구 등 병충해가 확산하면서 도정수율(벼에서 실제 상품 쌀로 도정되는 비율)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여기에 정부가 20만t을 시장 격리하면서 시장에 유통되는 공급량이 줄어들어 쌀값이 상승하게 된 것이다.
재고 부족과 쌀값 상승이 현실화하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말까지 3만t의 정부 양곡을 공급하기로 했다. 다만 곧 다가올 수확기 수급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공매 방식과 달리 올해 생산분으로 되돌려 받는 '대여' 방식으로 공급 방식을 바꿨다. 추후 2025년산 조생종이 수확되면 갚는 방식이다. 당분간 쌀 가격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본격적으로 햅쌀이 수확되는 10월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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