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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1일 오후 4시,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열리는 '정경화&케빈 케너 듀오 리사이틀' 무대는 두 거장의 오랜 파트너십이 빚어내는 가장 밀도 높은 리사이틀로, 낭만주의와 민족적 서정, 프랑스 실내악의 정수를 아우르는 명곡들을 통해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정경화는 1967년 레벤트리트 콩쿠르 우승 이후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세계 정상의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그리고 수많은 저명 연주자와 무대를 함께하며 한국 클래식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렸다.
케빈 케너는 1990년 제12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1위 없는 2위)을 차지했으며, 차이콥스키 콩쿠르, 테렌스 저드 상 등을 석권하며 피아니즘의 지성과 서정성을 두루 갖춘 연주자로 평가받는다. 영국 왕립음악원 교수와 마이애미대 프로스트 음악원 교수로 후학을 양성해왔으며, 쇼팽 콩쿠르와 부조니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교육자이자 권위자로서도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정경화는 그를 "영혼의 동반자"라고 표현할 만큼 깊은 음악적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공연은 세 편의 소나타로 꾸려진다. 슈만의 「바이올린과 피아노 소나타 1번, Op.105」는 긴박감 속에서도 서정적 선율이 살아 있는 낭만주의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어지는 그리그의 「바이올린과 피아노 소나타 3번, Op.45」는 노르웨이 민속적 색채와 서정성을 담아 극적인 대비와 활력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프랑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 소나타, FWV 8」는 순환 형식을 바탕으로 한 긴밀한 대화와 서정적 아름다움으로 실내악의 정점이라 불리는 작품이다.
이번 무대는 단순한 리사이틀을 넘어, 정경화의 60여 년 음악 여정을 되돌아보는 중요한 이정표로 자리할 것이다. 특히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카네기홀 리사이틀과 미주 투어에 앞서, 동일한 프로그램을 한국에서 먼저 선보이는 자리로 의미가 크다. 세계 무대에서 다져온 거장의 음악적 깊이가 아람음악당의 풍부한 음향 속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고양=염정애 기자 yamja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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