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무너진 대전시의회, 새로 지을 능력도 없는 대전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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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내일] 무너진 대전시의회, 새로 지을 능력도 없는 대전시의회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

  • 승인 2025-09-14 13:31
  • 신문게재 2025-09-15 1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설재균
설재균 팀장
대전시의회가 무너져 버렸다. 그 무너짐은 어쩌면 오래 전부터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지난 8월 18일, 대전시의회 본회의장에서 벌어진 모습은 시민들이 의회라는 공간에 부여했던 마지막 기대와 존중을 짓밟는 일이었다. 강제추행 혐의로 유죄 인정 된 송활섭의 제명안이 두 번째 부결 됐다.

시민들은 묻는다. 도대체 무엇이 더 필요하냐고. 시민의 대표로서 최소한의 품격도, 시민들 앞에 떳떳할 만한 양심도,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으려는 용기도 보이지 않는 그 의원을 왜 여전히 지켜주어야 하느냐고. 그러나 대전시의회는 대답하지 않았다.

송활섭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 시민이 납득할 책임 있는 태도는 끝내 찾아볼 수 없었다. 부끄러움은커녕 여전히 자리를 지키려 한다. 언론 인터뷰에서는 '더 낮은 자세로 시민에게 봉사하겠다'라고 한다. 그에게 시민은 누구를 향하는지 알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그를 방치한 채 책임을 외면하는 대전시의회다. 민주주의의 장소라는 의회가 도리어 민주주의의 가치를 허무는 모습, 그 행동이야 말로 치욕으로 여기고,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한다.

제명안 부결 결과를 내놓으며 대전시의회는 또다시 시민을 외면했다. '제 식구 감싸기' 라는 오래되고 구태한 정치의 습성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시민의 분노와 실망을 받아 안으려는 자세는 어디에도 없었다. 시민을 위한다는 지방의회의 본분은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렇게 대전 시의회는 스스로를 보호할 뿐, 시민을 보호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의회에서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하는 조원휘 의장은 책임을 회피하고만 있다. 부결 이후 조원휘 의장은 대전시 양성평등 주간에 모습을 드러냈다. 본인이 속한 조직의 문제조차 해결 하지 못하면서, 양성평등 행사에 나타난 것은 위선적인 태도를 드러낼 뿐이며, 시민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행위 밖에 안 된다.

정치를 하는 이들의 잘못은 결국 공동체 전체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의원은 공동체의 도덕을 좀먹고, 책임을 회피하는 의회는 제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 이 부끄러운 구조 속에서 가장 고통 받는 것은 결국 아무 힘 없는 시민들이다. "의회 결정을 인정해야 한다"거나, "열심히 찬성에 노력한 의원도 있다"라는 말로 회피하지 말길 바란다. 피해자의 입장을 외면한 결과일 뿐이며, 부결 과정까지 형식적 과정만을 보여줬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정은 오로지 대전시의회 의원들의 결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정치인도 잘못할 수 있다. 그러나 잘못한 뒤 어떤 태도를 보이는가는 그 사람의 본질을 드러낸다.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정치인은 결코 시민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없다. 대전시의회 또한 마찬가지다. 오늘 책임을 지지 않는 의회는 내일도 시민을 저버릴 것이다. 이상한 자기 면죄부는 결국 시민과 정치 사이의 골은 더 깊어질 뿐이다.

잘못한 사람은 물러나야 하고, 책임 있는 기관은 당당히 그 잘못을 제재해야 한다. 그것이 너무나도 당연한 도리다. 그러나 이번 제명안 부결은 그 당연함마저 무너뜨렸다. 이제 남은 것은 시민들의 준엄한 심판뿐이다. 내년에 다시 찾아오는 선거에서, 대전시의회가 외면한 책임을 시민들이 직접 되돌려줄 수밖에 없다.

오늘의 부끄러움이 내일도 반복된다면, 대전의 민주주의는 끝내 상처에서 회복하지 못할 것이다. 대전시의회는 회복 불가능함을 스스로 입증했다. 그 다음은 어떻게 될 것인지 지금의 대전시의회 의원들이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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