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서 미용 실습견 수십마리 구조… '관리 사각' 대책 절실

  • 정치/행정
  • 세종

세종서 미용 실습견 수십마리 구조… '관리 사각' 대책 절실

배설물 적재 등 위생 불량 상태서 사육돼
시, 현장 구조·보호조치… "행정처분 타진"
미용학원 '동물보호법' 아닌 '학원법' 적용
관리조항 부재 처벌근거 없어 '보완 필요'

  • 승인 2025-09-18 17:56
  • 수정 2025-09-18 18:27
  • 이은지 기자이은지 기자
현장점검(동물정책과)
세종시 금남면 비닐하우스에서 사육되고 있는 미용 실습견 모습. /세종시 제공
세종시 소재 비닐하우스 사육장에 갇혀 미용 실습에 이용된 개 58마리가 긴급 구조됐다. 구조된 개들은 열악한 위생상태에서 사육되며 애견 미용학원의 실습에 이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동물보호법'이 아닌 '학원법'의 적용을 받는 미용학원의 경우 사업장 관계자에 대한 처벌 근거가 없어, 관리 지침 마련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종시(시장 최민호)는 지난 11일 금남면 소재 국유지 비닐하우스에서 부적절한 사육환경에 놓인 개 58마리를 즉시 구조해 동물자유연대 소속 보호센터와 동물보호센터로 보호조치 했다고 18일 밝혔다.

시는 ㈔동물자유연대로부터 '수십 마리의 개가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고 있으며, 인근 애견 미용학원과 펫샵 로고가 붙은 차량이 드나들고 있다'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한 후 현장을 방문해 사육환경을 점검했다.

금남면 소재 국유지 비닐하우스에선 애견미용 실습견으로 이용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개 58마리가 다층 케이지 내 배설물 적재, 환기 불량, 쥐 출몰 등 위생 불량 상태에서 사육 중인 사실이 확인됐다. 일부 사육견은 깔끔한 미용 상태를 보였으나 일부는 귀 끝이 잘려있는 등 몸 곳곳서 상해 흔적도 발견됐다.



시는 우선 소유주에게 동물위해 방지조치 이행을 위한 시정명령과 반려동물에 대한 사육·관리·보호의무에 대해 계도 조치한 상태다. 동물보호법상 동물 학대 및 무허가 영업 등 위반 여부 확인을 위해 소유주에 관련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등 행정절차를 이행 중이다. 시는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즉시 고발 조치하고, 미용 실습견으로 활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애견 미용학원에 대해서도 행정처분 가능 여부를 살펴볼 방침이다.

하지만 처벌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미용 기술을 가르치는 미용학원은 '동물보호법'이 아니라 학원의 설립 운영·과외 교습에 관한 법률, 약칭 '학원법'의 적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학원법 내 미용 실습견들은 생명체가 아닌 교보재로서 법적 취급을 받아 애당초 관리에 관한 조항이 없는 만큼 제재할 법적 근거도 없다.

동물 학대 사건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0년 992건이었던 학대 건수가 2023년 1290건으로 23% 급증했다. 2023년과 비교하면 10년 새 18배 이상 늘었다.

이러한 증가세는 현행 동물보호법 위반에 대한 '약한 처벌 수위'가 배경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 수위가 약하다 보니 학대 행위가 반복된다는 판단이다. 현재 법정 최고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벌금 3000만 원에 그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의 한 관계자는 "동물보호법 보완을 통해 미용 실습견들도 관리 대상에 포함되도록 해야한다"며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는 인식 개선과 사회적 감시망 형성, 처벌 강화를 통한 학대 행위가 저지되도록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세종=이은지 기자 lalaej2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학 교직원 사칭한 납품 주문 사기 발생… 국립한밭대, 유성서에 고발
  2. [문화 톡] 대전 진잠향교의 기로연(耆老宴) 행사를 찾아서
  3. 대전특수교육수련체험관 마을주민 환영 속 5일 개관… 성북동 방성분교 활용
  4. 대전 중구, 교육 현장과 소통 강화로 지역 교육 발전 모색
  5. 단풍철 맞아 장태산휴양림 한 달간 교통대책 추진
  1. "함께 땀 흘린 하루, 농촌에 희망을 심다"
  2. 대전도시공사,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표창’ 수상
  3. 공장·연구소·데이터센터 화재에 대전 핵심자산 '흔들'… 3년간 피해액 2178억원
  4. 대전 대덕구, 자살률 '뚜렷한 개선'
  5. 대전 서구, 간호직 공무원 역량 강화 교육으로 전문성 강화

헤드라인 뉴스


`행정수도 완성` 4대 패키지 법안 국회 문턱 오른다

'행정수도 완성' 4대 패키지 법안 국회 문턱 오른다

2026년 행정수도 골든타임을 앞두고 4대 패키지 법안이 국회 문턱에 오르고 있다. 일명 행정수도완성법으로 통한다. 세종시를 지역구로 둔 무소속 김종민(산자·중기위) 국회의원은 지난 5일 행정수도특별법과 행정수도세종특별시법, 국회전부이전법, 대법원이전법을 패키지로 묶은 '행정수도완성법'을 대표 발의했다. 조국혁신당이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6월 차례로 발의한 행정수도특별법에 보완 사항을 적시함으로써 '행정수도 세종'의 조기 완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 현재 양당의 법안은 현재 국회 상임위에서 병합 심사로 다뤄지고..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이 개장 한 달여 만에 누적 방문객 22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갑천생태호수공원은 9월 말 임시 개장 이후 하루 평균 7000명, 주말에는 최대 2만 명까지 방문하는 추세다. 전체 방문객 중 약 70%가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으로, 주말 나들이, 산책과 사진 촬영, 야간경관 감상의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10일간 12만 명이 방문해 주차장 만차와 진입로 혼잡이 이어졌으며, 연휴 마지막 날에는 1km 이상 차량 정체가 발생할 정도로 시민들의..

`이번엔 축구다`… 대전하나시티즌, 8일 전북 현대 상대로 5연승 도전
'이번엔 축구다'… 대전하나시티즌, 8일 전북 현대 상대로 5연승 도전

대전하나시티즌이 K리그1 선두인 전북 현대를 상대로 5연승에 도전한다. 대전은 8일 오후 4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5 36라운드(파이널A 3라운드)에서 전북 현대와 맞대결을 펼친다. 이날 기준 대전은 승점 61점(17승 10무 8패)으로 K리그1 2위에 올라있다. 대전은 포항 스틸러스전 3-1 승리를 시작으로 제주SK(3-1 승), 포항(2-0 승), FC서울(3-1 승) 등을 차례로 잡으며 지금까지 4연승을 달리고 있다. 황선홍 감독은 서울전 승리 이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3연승이 최고였는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 ‘야생동물 주의해 주세요’ ‘야생동물 주의해 주세요’

  • 모습 드러낸 대전 ‘힐링쉼터 시민애뜰’ 모습 드러낸 대전 ‘힐링쉼터 시민애뜰’

  • 돌아온 산불조심기간 돌아온 산불조심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