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다문화] 일본인의 계란밥 사랑, 날계란 문화의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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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다문화] 일본인의 계란밥 사랑, 날계란 문화의 깊이

  • 승인 2025-11-02 13:53
  • 신문게재 2025-01-18 12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일본에서 한국으로 와서 얼마 안 되었을 때 한국 마트에서 계란 유통기한이 한 달이나 되는 것은 매우 낯설게 느껴졌다. 일본에서는 보통 유통기한이 1주일 내외이기 때문에, 생계란을 먹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래서 한국에 먼저 정착한 일본 분이 "한국에서는 계란을 생으로 먹지 말라"고 조언해 준 적이 있다. 집에서 닭을 직접 키우지 않는 이상, 날계란을 먹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되었다.

가끔 그리워지는 일본 음식 중 하나가 바로 계란밥이다. 일본에서는 '타마고카케고항(卵かけご飯)'이라 불리는 이 음식은 따뜻한 밥 위에 날계란을 깨뜨려 넣고 간장을 살짝 뿌려 비벼 먹는 방식이다. 간단한 조리법에도 불구하고, 계란밥은 일본인의 식탁에서 단순한 한 끼를 넘어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흰쌀밥과 날달걀, 간장만 있으면 완성되는 이 간편식은 영양과 편의성을 동시에 갖춘 메뉴로 사랑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계란밥 전용 계란과 간장이 따로 판매될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저 역시 어릴 적부터 익숙하게 즐겨왔다. 일부 제품은 밥 한 공기(약 160g)에 맞춘 크기로 출시되어, 일본인의 섬세한 식문화 감각을 엿볼 수 있다.

일본에서 날계란을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는 이유는 철저한 유통 관리에 있다. 한국에서는 계란이 상온에서 유통되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은 양계장에서 소비자의 식탁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냉장 시스템으로 관리된다. 이는 살모넬라균 감염 위험을 현저히 낮추는 효과가 있으며, 껍데기 위생 관리 또한 철저하게 이루어진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일본 소비자는 날계란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한국의 간장 계란밥이 익힌 달걀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 일본의 타마고카케고항은 날달걀 특유의 신선함과 고소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건강하고 따뜻한 한 끼를 챙기려는 일본인의 지혜이며,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식문화의 결과이다.

밥 위에 올린 한 알의 계란이 주는 소박한 행복은, 일본에서 자란 저에게도 여전히 따뜻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앞으로도 일본인의 식탁에서 변함없이 사랑받을 것이다.
아사오까리에 명예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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