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약?' 전문의약품을 불안해소 오남용 여전…"호흡발작과 천식까지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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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약?' 전문의약품을 불안해소 오남용 여전…"호흡발작과 천식까지 부작용"

수능 앞두고 불안해소약 잘못 인식에 경고
인데놀 성분 복용 후 부작용신고 1175건
대전성모병원 조은비 약사 "약물 의존 안돼"

  • 승인 2025-10-29 17:56
  • 신문게재 2025-10-30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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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심혈관질환과 고혈압 등의 전문의약품을 불안 증세 완화에 남용하는 사례가 보고돼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중도일보DB)
수능 시험을 앞두고 '수능약' 혹은 '면접약'으로 불리는 일부 약이 학부모, 면접을 앞둔 취업준비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시험 당일 긴장을 완화해 주고 떨림이나 가슴 두근거림을 줄여주는 데 효과가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인데, 심혈관 질환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을 불안 완화용으로 임의 복용하는 것은 부작용 위험이 크다는 게 약사의 설명이다.

29일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에 따르면, 고혈압이나 부정맥처럼 교감신경의 작용을 차단하는 전문의약품을 시험과 면접을 긴장을 완화시킬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 주의가 요구된다. 대표적으로 인데놀정(프로프라놀롤)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심장의 발작성 심방세동과 동빈맥, 협심증, 고혈압의 보조요법으로 허가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비대 심근병, 심근의 재경색 예방, 진전·떨림(Tremor), 편두통 예방으로 해당 약제의 사용을 승인했다. 복용 후 1~2시간 이내 최대 혈중농도에 도달해 가슴 두근거림, 떨림 등을 줄여주는 효과를 이용해 수험생, 취준생들 사이에서 인데놀정이 '수능약', '면접대비약', '불안해소약'으로 잘못 이해되어 긴장을 완화시키는 목적으로 사용이 확산하고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서도 최근 5년간 19세 이하 소아·청소년에게 처방된 인데놀정은 총 170만 2422건으로, 2024년 처방 건수는 2020년에 비해 1.4배 늘었다.

그러나 인데놀정은 심장과 고혈압 등의 증상 없는 사람이 복용할 경우 부작용을 동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의사의 정확한 진단에 따라 치료 목적으로 제한적으로 복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인데놀 성분 복용 후 보고된 이상 사례는 총 1175건으로 어지럼증, 졸림, 두통, 저혈압 등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됐다. 환자의 기저질환 파악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약 복용 시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에서 호흡 발작을 야기할 수 있고, 당뇨병 환자는 저혈당의 신호인 가슴 두근거림을 알아채지 못할 수 있다. 또 혈압이 낮거나, 분당 60회 미만의 서맥 환자의 경우 관련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머리 좋아지는 약, 집중력을 높이는 약으로 메틸페니데이트(methylpenidate) 성분의 '페니드정', '콘서타오로스정' 등의 향정신성의약품 복용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식약처에서는 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바 있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약제팀 조은비 약사는 "인데놀정은 식약처의 규제가 없는 상황으로, 전문의약품이 무분별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인데놀정 복용 후 쉽게 효과를 봤다면, 약물을 반복적으로 복용하기 쉬워지고 약물에 심리적으로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므로, 자신만의 건강한 긴장 완화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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