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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시정 질문에 나선 이현정 시의원. 사진=시의회 제공. |
세종특별자치시의회 이현정 의원(고운동,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2일 제102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을 통해 이 같은 지적을 하고 투명한 검증 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6·25전쟁의 혹한 속에서 부상 당한 미군병사 랠프 킬 패트릭을 숨겨 돌본 영대리 주민들의 이야기는 인류애와 용기의 상징으로 평가받을 만큼 감동적인 사례"라며 "그러나 현재 알려진 사건 내용이 서로 상충하는 증언과 불명확한 기록으로 이뤄져 있어 사실관계에 혼선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사건의 주요 인물 간 증언이 다르고, 주요 사건의 장소와 전개 과정이 기록 별로 일관되지 않는다"며 사실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올라온 주요 과정들을 살펴보면, 1950년 10월 2일 미국 언론 『The Charlotte News』는 한 한국인 가족이 부상 당한 미군을 숨겨 돌봤다고 보도했다. 이후 1972년 중앙일보에서는 이 내용을 바탕으로 소년 임창수 개인의 활약을 중심으로 기사를 재구성했다.
이 보도 이후 개인의 서사 중심으로 언론보도의 내용이 굳어졌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와 달리 1995년 발간된 연기군 금남면 향토지에서는 같은 일화를 '성하영과 임창수, 그리고 영대리 주민들이 함께 미군을 숨기고 보살핀 공동체적 행위'로 기록했다. 이 의원은 이점을 강조하며, 언론 보도가 공동체의 이야기를 개인적 서사로 축소, 왜곡된 흐름으로 판단했다.
그는 "미군을 숨겨준 골방이 성하영의 집인지 임창수의 집인지 증언이 엇갈리고 있으며, 은신처의 위치 또한 '높은 개울', '박산골', '영대리 산51번지' 등으로 다르게 전해진다"며 "미군의 부대 복귀 지점 또한 '조치원 인근'과 '대평리 들판'으로 엇갈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남아 있는 1975년 킬 패트릭 여동생의 편지봉투에는 수취인으로 '송의 부인'과 '성낙기'가 명기되어 있음에도, 언론은 이를 임창수 씨에게 직접 전달된 것처럼 보도된 사실도 환기했다. 편지가 이 사건의 핵심 증거임에도, '해당 서신이 누구를 향한 것인지', '언제 어떻게 전달되었는지'를 행정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바가 없다고 봤다.
이 의원은 "충분한 고증 없이 추진된 전시관, 문화공간, 기념행사는 결국 재검증과 재시공, 재홍보를 가져온다. 막대한 행정비용과 예산 낭비, 책임소재 논란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성과 중심 행정'이나 '홍보 중심의 기념사업'이 먼저 추진될 경우, 사실관계는 불분명해지고 행정 신뢰는 떨어진다. 세종시가 이 사건을 어떤 절차로 검증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의 사전 답변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시민 제보와 일부 자료 확인만으로 사실을 검증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공식적 사실 검증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공식 기록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오히려 더욱 철저한 검증과 자료의 교차 확인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지방자치단체가 해야 할 일은 단순한 이야기 보존이 아니라, 공적으로 신뢰받을 수 있도록 사실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공문서·신문기사·사진자료·행정기록·구술자료 등 1차 자료 확보를 강화하고, 주민·후손·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검증위원회 또는 자문기구를 제도화할 것을 제안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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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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