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대 은메달에도 ‘몰랐다’는 제천시 장애인체육회… 제천의 민낯

  • 충청
  • 충북

국제무대 은메달에도 ‘몰랐다’는 제천시 장애인체육회… 제천의 민낯

성과는 선수 몫, 책임은 뒷짐… 존재 이유 조차도 잃은 제천시 장애인체육회

  • 승인 2025-12-16 09:33
  • 전종희 기자전종희 기자
제천시 장애인체육회
제천시 어울림체육관내 장애인체육회 사진(전종희 기자 제공)
제천시 장애인체육회의 안일한 행정과 무관심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국제무대에서 당당히 은메달을 획득한 소속 선수가 있었음에도, 정작 이를 관할 해야 할 제천시 장애인체육회는 출전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사후 인지'에 그쳤기 때문이다.

제천시 장애인체육회 소속 김수연(17·청암고) 선수는 지난 12월 8일부터 16일까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Dubai 2025 Asian Youth Para Games'에 대한민국 청소년 국가대표로 출전해 포환던지기 종목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대한민국 장애인체육의 가능성을 국제무대에 알린 값진 성과이자, 제천 지역 체육사에도 기록될 만한 쾌거다.

그러나 이 영광의 순간에 제천시 장애인체육회는 없었다. 본보 취재 결과, 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김수연 선수의 국제대회 경기가 며칠인지 언제 출전하는지 또 입상 사실을 대회 종료 이후인 지난 15일에서야 언론을 통해 알았다고 밝혔다. 출국 전 격려 방문은 물론, 최소한의 행정 지원이나 후원도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성과가 알려진 이후에도 축하 메시지나 제천시 장애인체육회의 공식 입장, 후속 지원 계획조차 나오지 않아 '사실상 방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현재 제천시 장애인체육회장은 김창규 제천시장이 겸임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운영은 임명직 사무국장이 총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직관계의 이중 구조 속에서 책임은 희미해지고, 현장의 선수들은 제도 밖에 방치돼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실제로 김수연 선수는 국가대표 선발 과정부터 국제대회 출전까지, 비장애인 선수들과 비교해 명확한 지원 격차를 감내해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스스로 한계를 넘어 국제무대 은메달을 일궈낸 이번 성과는, 메달의 색을 떠나 더욱 값질 수밖에 없다. 동시에 이는 제천시 장애인체육 행정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례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제천시 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예산 부족과 규정상의 문제로 즉각적인 지원이 어려웠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제천시와 공조해 신경 쓰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결과가 나온 뒤에야 반복되는 '검토'와 '노력'이라는 표현에 현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성과 홍보와 치적 쌓기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 속에서, 장애인 선수의 성과가 이토록 쉽게 외면받고 있다는 점은 씁쓸함을 더한다. 만약 비장애인 선수가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했다면, 과연 같은 대응이었을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장애의 유무는 결코 사람의 가치를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없다.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에서 싸워 성과를 낸 선수라면, 누구든 합당한 예우와 지원을 받는 것이 체육 행정의 기본이다. 이번 사안은 제천시 장애인체육회가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존재 이유부터 다시 묻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제천=전종희 기자 tennis400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서구 중학교서 1학년 학생 3층서 추락… 병원 이송
  2. '아산페이'구매, 보유 한도 개편
  3. 충남대·공주대 통합, 최종 절차 본격화
  4. 전국 각지서 대전으로…‘빵박 2일’ 성료
  5. 정명석 성범죄 돕고 고소 막은 JMS 간부 4명… 최대 징역 3년 6개월 구형
  1. 대전시체육회 사무처장 인선에 또 ‘정치권 외풍’ 우려
  2. 세종에 '국립여성사박물관' 건립… 행정수도 기관 이전 '촉매제' 되나
  3. 채혈부터 블랙박스까지… 경찰 증거수집 절차 잇단 제동
  4. 충남경찰 중 실종 전담인력 17명뿐… “경찰 인력 확충·지자체 공조 필요”
  5. 대전교육공무직노조 "초등학교 교장 노조간부 폭행"…교장 "사실 아니다"

헤드라인 뉴스


이대통령 "강력한 국토균형발전 정책 추진돼야“

이대통령 "강력한 국토균형발전 정책 추진돼야“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무엇보다 강력한 균형발전, 국토균형발전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7월 민선 9기 지방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10회 중앙지방협력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본격적인 민선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올해 31주년이 됐다. 그간 우리의 지방자치는 양적으로, 또 질적으로 몰라볼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지방정부의 역량과 또 역할이 꾸준히 강화돼왔고, 지방행정과 입법, 예산 등에 대한 주민들의 참여 또한 확대돼왔다"..

충청권 광역철도·국도32호선 대체우회도로 건설 `고비 넘었다`
충청권 광역철도·국도32호선 대체우회도로 건설 '고비 넘었다'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사업'과 충남 '국도 32호선 대체우회도로 건설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까다롭다는 기획예산처의 심의와 심사를 통과하면서다.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이 26일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사업(계룡~신탄진)이 기획예산처 재정투자평가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이 사업은 충남 계룡시 두마면 계룡역∼대전 대덕구 석봉동 신탄진역 35.4km 구간을 연결하는 광역철도망 구축 사업으로, 2011년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돼 2023년부터 공사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공사 과정에서..

채혈부터 블랙박스까지… 경찰 증거수집 절차 잇단 제동
채혈부터 블랙박스까지… 경찰 증거수집 절차 잇단 제동

경찰이 범죄 혐의를 뒷받침할 핵심 증거를 확보하고도 수집 과정에서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아 재판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최근 충청권에서 반복된 사례들이 음주단속과 교통사고 처리, 분실물 확인 등 일선 경찰관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업무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개별 사건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경찰의 이른바 '셀프 수사 종결' 논란까지 불거진 가운데 수사 권한과 책임이 커지는 만큼, 위법한 수사나 부실한 초동대응에 대해서는 명확한 책임을 묻는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여러분의 새 출발을 응원합니다’ ‘여러분의 새 출발을 응원합니다’

  • ‘안전한 우리동네 자율방재단이 지킨다’ ‘안전한 우리동네 자율방재단이 지킨다’

  •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 접수 시작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 접수 시작

  • 호흡기 질환자 급증…‘건강 유의하세요’ 호흡기 질환자 급증…‘건강 유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