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법부 판단 전 ‘정치적 단죄’ 피해는 11만 시민의 몫

  • 충청
  • 논산시

[기자수첩] 사법부 판단 전 ‘정치적 단죄’ 피해는 11만 시민의 몫

  • 승인 2026-01-16 10:39
  • 수정 2026-01-16 12:49
  • 장병일 기자장병일 기자
KakaoTalk_20210105_092853120_01
장병일 기자(논산)
백성현 논산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자, 논산 정가는 때아닌 한겨울 폭풍 속에 놓였다.

검찰의 기소장이 접수되기 무섭게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도의원들은 ‘행정 신뢰 추락’과 ‘관권 선거’를 운운하며 파상공세를 퍼붓고 있다. 특히 실무 공무원들에 대한 기소유예와 변호사비 지원을 두고 ‘혈세 대납’이라며 화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공직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그들의 명분은 일견 타당해 보이나, 그 행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지역 정가에서는 당장 10여 년 전의 ‘데자뷔’를 떠올린다. 황명선 전 시장 시절, 숱하게 제기됐던 선거법 위반 논란과 공직 윤리 문제 앞에서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어떤 목소리를 냈던가. 그때는 침묵으로 일관하며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했던 이들이, 이제는 상대의 허물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며 공세를 취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이 ‘이중잣대’이자 ‘선택적 정의’라고 꼬집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방의 본질이 시정의 정상화보다는 차기 지방선거를 향한 ‘고지전’에 있다고 분석한다.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무죄 추정의 원칙’은 정쟁의 불길 속에서 이미 재가 되어버렸다.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도 전에 ‘유죄 프레임’을 씌워 시장의 도덕성에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히겠다는 정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최근 KDI 주력 사업장의 영주 결정 등 지역 내 굵직한 현안에서 불거진 민심 이반을 방어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 카드’라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이들의 모습은 지역 발전을 위한 고민보다는, 오로지 정당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정치적 퍼포먼스’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현재 논산시는 1,400여 공직자가 이끄는 거대한 조직이다. 시장의 사법 리스크가 부각될수록 행정의 동력은 떨어지고, 공직 사회는 몸을 사리게 된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11만 시민의 삶으로 전이된다. 여기에다 여당의 거센 공세는 시정 안정을 위한 대안이나 위축된 공무원들을 향한 격려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오직 ‘심판’과 ‘단죄’의 언어만이 난무할 뿐이다.

사법부의 판단은 법정의 영역이다. 정치권이 법의 심판이 내려지기도 전에 장외에서 ‘정치적 교수대’를 세우는 것은 결국 지역 사회를 갈라치기 하는 자충수가 될 것이다.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정치적 단죄’에만 몰두하는 행태는 결국 지역 사회의 분열을 초래할 뿐이다. 행정이 특정 정당의 선거 전략을 위한 소품으로 전락할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11만 논산 시민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정치권은 직시해야 할 시점이다.

지금 논산에 필요한 것은 시장을 향한 무분별한 돌팔매질이 아니다. 흔들리는 시정을 바로잡고, 꺼져가는 지역 경제의 불씨를 살릴 초당적 협력이다. 정치가 시민의 삶을 보살피는 도구가 아니라, 선거 승리를 위한 소품으로 전락할 때 그 피해는 결국 누구에게 돌아가겠는가. 논산 정가는 이제 정쟁의 안경을 벗고 시민의 눈으로 현장을 바라봐야 한다.


논산=장병일 기자 jang39210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박종원 민주당 담양군수 후보, 유권자 금품살포 논란
  2. 대전시장 후보자 토론회
  3. "꽃보다 출동조끼"… 부부의 날 앞두고 만난 의용소방대 부부
  4. 공식 선거운동 D-1, 선거벽보 점검
  5. [기고] 오래된 시간을 지키는 일, 21세기 소방의 역할
  1. 어려운 이웃을 위한 자비의 쌀 나눔
  2. K-water 금강유역본부, 선제적 물 재해 대응 본격화
  3. 갈수록 악화되는 학생 마음건강, 세종교육청 '사회정서교육' 온 힘
  4. 충청권 5·18 민주화운동 참여 28명 유공자 인정 눈길…시민적 관심 필요
  5. 밝은누리안과병원, 환자 맞춤 봉사 실천한 장기근속자 포상

헤드라인 뉴스


여야 대표 충청 총출동… "내란 청산" vs "독재 견제" 대충돌

여야 대표 충청 총출동… "내란 청산" vs "독재 견제" 대충돌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1일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충청권을 나란히 찾아 민심 잡기에 나섰다. 충청을 잡아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정치권 불문율 속 여야 선봉장들이 이날 각각 내란청산과 정권 견제 프레임을 들고 대전에서 출정식을 연 것이다. 공식선거운동 첫날부터 여야가 충청권에서 대충돌 하며 본격 세(勢) 대결에 돌입한 것인데 금강벨트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절박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 대전역 서광장에서 '6·3 대전시민 승리 출정식'을 열었다. 출정식에는 이장우..

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합의 `후폭풍`…  주주단체 "주주이익 침해" 결집 예고
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합의 '후폭풍'… 주주단체 "주주이익 침해" 결집 예고

삼성전자 노사가 극적인 합의로 총파업 위기는 넘겼지만, 합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지역 경영계는 반도체 호황이라는 특수성을 노동계 전반의 기준으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에도 성과급이 지급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21일 공개된 삼성전자 노사의 '2026년 성과급 노사 잠정 합의서'에 따르면 노사는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유지하되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특별경영성과급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의..

대통령 관심 높은 `K팝 공연장` 충청권도 공약 쏟아져
대통령 관심 높은 'K팝 공연장' 충청권도 공약 쏟아져

이재명 대통령이 "국가상징 (K팝) 공연장이 필요하다"며 5만석 이상 규모 공연장의 추진을 거듭 지시한 가운데 지방선거에 나선 충청권 후보들도 관련 공약을 내놓아 주목을 끈다. 이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취임 1주년 국정성과'를 보고 받으면서 문화체육관광부에 "K팝 공연장 확보는 어떻게 되고 있나. 대규모 공연장을 새로 지어야 할 것 아닌가"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5만석 규모의 공연장이 몇개 필요하다면서 현재 2~3만석 규모로 짓고 있는 공연장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문체부가 공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3일간의 지방선거 유세전 시작…‘우리 후보 뽑아주세요’ 13일간의 지방선거 유세전 시작…‘우리 후보 뽑아주세요’

  • ‘중원을 잡아라’…여·야대표 충청 총출동 ‘중원을 잡아라’…여·야대표 충청 총출동

  • 공식 선거운동 D-1, 선거벽보 점검 공식 선거운동 D-1, 선거벽보 점검

  • 대전시장 후보자 토론회 대전시장 후보자 토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