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판결 22년이 지난 지금, 세종시는 비약적으로 성장해 사실상의 행정수도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2005년 신행정수도 후속 대책으로 나온 특별법에 의거한 '행정중심복합도시'다. '대한민국 수도가 서울'이라는 헌재 논리대로라면 행정수도의 완전 이전은 헌법 개정 사항이다. 관습헌법 판결에 이르게 한 관행의 자연적 소멸 혹은 다른 관행의 시행으로 관습헌법의 소멸 요건을 충족했는데도 말이다.
다만 대통령과 국회의 소재가 전제 조건으로 명시됐다. 대통령 제2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건설 뒤에도 대통령의 근거지가 서울이고 국회가 분원(分院)인 점은 걸림돌이다. 국회사무처의 설문조사를 보면 서울의 수도 지위에 대한 개헌에도 찬성(매우 찬성·찬성 58.5%) 의견이 많다. 관습헌법 개폐에는 대의민주주의가 아닌 직접민주주의가 작동한다는 헌재 견해를 따르자면 법률 제정만으로 행정수도 건설이 원활할지의 문제는 남는다. 그런 측면에서는 개헌보다 확실한 방법은 없다. 국민의 법적 확신은 행정수도 완성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여야 대치 국면에서도 행정수도특별법은 비교적 이론이 적은 편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지난주 우원식 국회의장이 주재한 여야 원내대표, 원내 운영수석부대표 회동에서 특별법 처리에 속도를 내자고 제안했다. 2004년의 논리를 거꾸로 적용해도 좋을 만큼 세종시는 성장했는데, 주요 헌법기관이 여전히 서울에 소재한다. 세종시에 위치한 중앙행정기관과의 물리적 거리로 인한 시간·비용 낭비 등 행정 비효율을 이제 해소해야 한다. 지방선거를 앞둔 현실 여건을 고려할 때 행정수도특별법부터 우선 처리해야 한다. 행정수도 명문화 개헌 전에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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