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문학의 새 거점, '대전테미문학관' 문 연다…시민과 호흡하는 '라키비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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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문학의 새 거점, '대전테미문학관' 문 연다…시민과 호흡하는 '라키비움'으로

대전 제2문학관 ‘대전테미문학관’ 27일 개관
원도심 활성화 첫 사례…충청권 대표 문학관
신채호·백석 전시, 희귀자료 '동백' 일반 공개

  • 승인 2026-03-26 16:53
  • 신문게재 2026-03-27 9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대전시는 27일 옛 테미도서관을 리모델링하여 도서관, 기록관, 박물관 기능이 결합된 복합문화공간인 '대전테미문학관'을 개관하며 원도심 문화 부흥의 첫발을 뗍니다.

이번 문학관은 기존 대전문학관의 수장고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근대건축물을 보존·활용한 재생 사례로서, 전시와 연구 및 체험 기능을 아우르는 충청권의 대표 문학 거점 역할을 수행할 예정입니다.

개관과 함께 희귀 자료인 '동백' 제7집을 최초 공개하고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임으로써 시민들이 일상에서 문학을 향유할 수 있는 입체적인 문화 공간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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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테미문학관 전경./사진=대전문화재단 제공
대전 문인들의 오랜 염원이던 제2문학관, 대전테미문학관이 27일 문을 연다.

기존 대전문학관의 수장고 부족과 공간 제약을 보완하는 차원을 넘어 도서관·아카이브·박물관 기능을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됐다는 점에서 지역 문학계의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원도심 근대건축물인 옛 테미도서관을 리모델링해 만든 문화시설이라는 점에서 대전시가 추진 중인 원도심 문화부흥 구상의 첫 사례로도 주목된다.

이 건물은 1979년 준공된 공공도서관으로, 기존 외관과 구조를 유지하면서 문학 전시와 아카이브 기능을 접목했다.



테미문학관은 지하 1층 문학카페와 콘서트홀, 1층 상설전시실, 2층 기획전시실과 수장고·사무실, 3층 워크룸·세미나실·야외 데크 등으로 구성됐다. 단순한 열람이나 전시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전시·연구·열람·교육·체험 기능을 한데 묶은 라키비움(Larchiveum) 형태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라키비움은 도서관(Library)·기록관(Archive)·박물관(Museum)의 기능을 결합한 구조로, 자료를 단순 보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집·보존·연구·전시까지 연계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기존 문학관이 전시 중심이었다면, 테미문학관은 아카이브 기반 열람과 교육, 체험 기능을 함께 운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개관은 지역 문학계로선 숙원사업의 결실에 가깝다.

2012년 개관한 기존 대전문학관은 그동안 지역 문학자료 수집과 연구, 전시, 교육 사업을 꾸준히 이어왔지만, 축적되는 자료에 비해 수장 공간이 부족하고 확장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대전문학관은 전국 지역문학관 가운데서도 귀중본과 아카이브 자료를 많이 확보한 곳으로 평가받아 왔지만, 자료를 장기적으로 보존하고 효율적으로 공개·활용하는 데에는 물리적 제약이 뒤따랐다. 제2문학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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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테미문학관 전시공간./사진=대전문화재단 제공
▲ 근대건축물 활용으로 푸는 원도심 해법…첫 타자 테미문학관

대전시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민선 8기 100대 공약사업 중 하나로 제2문학관 조성을 추진해 왔다.

애초 현 테미도서관을 철거하고 신축하는 안이 검토됐지만, 이후 기존 건축물을 보존·활용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시는 이 과정에서 오스트리아 빈 국립문학관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왕립문서고를 문학관으로 재활용한 점, 기록 중심 전시와 열린 수장고 운영 방식이 옛 테미도서관을 활용한 대전의 구상과 맞닿아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대목에서 테미문학관은 단순한 문화시설 확충을 넘어선다. 최근 시가 원도심 문화 인프라 확충을 시정의 한 축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난 17일 기자브리핑에서 "서구와 유성구에 비해 동구와 중구의 문화시설이 크게 부족하다"며 원도심 문화 인프라 불균형을 짚고, 동구·중구를 중심으로 특화 문화시설을 조성해 시민이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할 기반을 넓히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최종태전시관, 이종수도예관, 시민 참여형 복합문화공간 등을 잇는 이른바 '원도심 특화 문화시설' 구상 속에서 테미문학관은 가장 먼저 문을 여는 사업이다.

즉, 테미문학관은 원도심 문화부흥의 출발점이자 시가 기존 건축물을 철거 대신 재생 방식으로 활용하겠다는 방향을 보여주는 첫 사례다.

이는 민선 8기 들어 시가 근현대 건축문화유산에 대한 시각을 바꾸고 있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시는 옛 대전부청사, 옛 한국전력공사 대전보급소 등 근현대 건축물을 적극 매입·활용하며, 원도심의 역사적 공간을 문화 거점으로 되살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테미문학관 역시 이런 흐름 속에서 탄생한 시설이다.

특히 테미문학관이 들어선 보문산 테미공원 일대는 테미오래, 테미예술창작센터, 인근 근대 관사촌 자원 등과 맞닿아 있어 향후 원도심 문화벨트 확장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문학관이 상대적으로 접근성과 체류 기능에서 한계를 보였다면, 테미문학관은 원도심의 역사·건축·공원 자원과 결합해 전시 관람에 그치지 않는 복합 문화동선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시는 근대건축과 문화시설을 연계해 원도심에 체류형 문화공간을 확충하고, 이를 기반으로 문화 향유와 지역 활성화를 함께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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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테미문학관 전시공간./사진=대전문화재단 제공
▲ 대전 넘어 충청 거점으로서 테미문학관 역할 주목

특히 이번 제2문학관 조성은 기존 대전문학관과의 역할 분담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현재 동구 용전동에 위치한 대전문학관은 지난 2012년 개관 이후 지역 문학자료 수집과 연구, 전시 기능을 수행해 왔지만, 부지와 공간 규모가 협소해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시는 기존 문학관은 지역 기반 문학관으로 유지하면서 테미문학관을 별도의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향을 설정했다. 기존 대전문학관이 대전 문학의 기초 아카이브와 연구·교육 기능을 담당하는 '로컬 거점'이라면, 테미문학관은 보다 확장된 전시와 체험, 콘텐츠를 통해 충청권을 대표하는 문학관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그런 점에서 테미문학관이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역할도 보다 분명하다.

첫째, 대전 문학자료의 체계적인 보존과 공개다. 문학관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자료를 모으고 지키는 일이지만, 시민에게 의미 있게 보여주지 못하면 그 가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테미문학관은 상설전시와 기획전시, 아카이브, 교육 기능을 함께 갖춤으로써 자료 보존과 공개 활용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둘째, 지역 문학을 시민 생활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일이다. 기존 문학관이 문인과 연구자 중심의 공간으로 인식됐다면, 테미문학관은 문학카페, 세미나실, 시민 참여형 콘텐츠 등을 통해 일반 시민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셋째, 원도심 문화동선의 체류 거점이 되는 일이다. 문학관 하나만으로 원도심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지만, 역사적 장소성과 체험형 콘텐츠를 갖춘 문화시설이 먼저 자리를 잡으면 주변 자원과 연계한 프로그램 확장이 가능해진다.

결국 테미문학관은 문학의 거점이면서 동시에 원도심 문화정책의 시험대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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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테미문학관 전시공간./사진=대전문화재단
▲ 전시부터 체험까지 개관 콘텐츠 풍성…희귀자료 '동백' 공개

개관과 함께 선보이는 콘텐츠도 이런 방향을 뒷받침한다.

상설전시 '대전 문학 아카이브 冊(책)'은 대전 문학이 축적해 온 기록을 사전 형식으로 재구성한 전시다.

'ㄱ'부터 'ㅎ'까지 한글 자모 순으로 작가, 작품, 단체, 매체, 장소, 사건 등을 배치해 대전 문학사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해방 직후 대전 문인들이 발간한 시지 '동백' 관련 자료가 공개된다.

1946년 창간된 '동백'은 호서문단 형성 과정을 보여주는 자료로, 그동안 일부만 확인됐던 가운데 최근 제7집이 새롭게 발굴되면서 문학사적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창간호와 함께 공개되는 이번 자료는 해방기 대전 문학의 흐름을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관기념특별전 '경계 위의 문장: 신채호와 백석, 유랑의 기록'도 함께 열린다.

대전 출신 단재 신채호와 시인 백석의 삶과 작품을 이동 경로 중심으로 구성해, 두 작가의 문학 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전시다.

문학관은 전시와 함께 체험형 콘텐츠도 운영한다. 관람객이 직접 문학적 정의를 작성하는 '나만의 사전 만들기', AI 기반 영상 콘텐츠 '작가와의 대화', 관람객 상태에 맞는 작품을 제안하는 '문학 처방' 등이 마련된다.

또 오는 4월 3일에는 '동백' 7집 발굴의 의미를 주제로 한 학술세미나가 열릴 예정이다.

조성남 대전테미문학관장은 "기존 대전문학관이 지역 문학의 기반을 다지는 역할을 해왔다면, 테미문학관은 이를 확장해 충청권을 대표하는 문학 거점으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며 "지역 문학의 축적된 자산을 기반으로 전시와 체험, 연구 기능을 강화해 시민과 문학이 만나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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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테미문학관 조감도./사진=대전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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