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행정수도특별법, 속도를 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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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행정수도특별법, 속도를 내야 하는 이유

조선교 세종본부 기자

  • 승인 2026-04-13 16:19
  • 신문게재 2026-04-14 18면
  • 조선교 기자조선교 기자
조선교 증명사진
조선교 세종본부 기자
2004년 '서울이 수도'라는 헌법에 명시되지 않은, 관습 헌법을 이유로 발목이 잡힌 세종 수도 이전의 꿈.

당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실질적인 행정수도 완성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돌파구를 찾기 위한 움직임은 꾸준히 이어졌다.

그 결과 현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이름을 올린 데다가 여야 지도부가 앞다퉈 수도 이전에 공감을 표했다.

올해 초만해도 "그간 말 뿐이었던 수도 이전이 제대로 분수령을 맞겠구나", 지역 정가와 공직사회는 물론, 시민들의 시각도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실은 참혹했다. 정부와 여당이 오는 6월 지방선거와 동시투표로 39년 만의 개헌을 추진 중인 가운데 세종 수도 이전은 초기 논의 단계부터 배제됐다.

수도 이전을 위한 조문은 빠진 채 개헌안은 공고됐고, 수정은 불가능한 상태다.

개헌을 통해 위헌 논란을 불식시키는 방안은 2028년 4월 총선, 또는 2030년 3월 대선에서 동시투표가 진행될 경우에나 가능하게 됐다.

대안은 남았다. 세종을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규정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수도특별법이다.

과거 참여정부가 제정을 추진했던 신행정수도특별법과 마찬가지로 헌법 소원 시 헌재의 판단을 받아야 하고 위헌 결정이 반복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지만 현재로선 유일한 대안이다.

특히 이 대안은 20여 년 전과 달리 국회를 주축으로 법제화를 추진 중이며 당시와 달라진 사회적 인식과 세종의 위상 등을 고려하면 헌재의 판단 역시 뒤집힐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조차 물꼬를 트지 못하고 있다. 총 5건의 행정수도특별법 가운데 첫 발의 법안은 지난해 5월 접수됐다.

만 1년을 앞둔 최근에서야 국회 상임위 소위에 상정됐지만 후순위로 밀리며 심사에 첫 발을 떼지도 못했다.

일각에선 논의가 미뤄질 경우 자칫 지방선거 국면과 맞물려 통과 가능성이 낮아지거나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도 고개를 든다.

정부와 여야 지도부가 모두 공감대를 표했음에도 불구, 개헌부터 특별법 제정까지 난항을 겪자 어느덧 지역사회의 여론은 임계점에 다다른 분위기다.

특별법 제정을 서둘러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는 이미 정부 부처와 정치권 모두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회 회의 등 정치권과 정부 부처 논의에서 줄기차게 거론됐기 때문이다.

앞서 대통령실과 국회의사당 완전 이전을 위한 예산은 각각 7600억 원, 5조 6000억 원으로 추산된 바 있다. 그러나 정부가 실제 계획에 담은 예산은 각각 3800여억 원, 3조 7000억 원이다.

세종을 수도로 규정하거나 완전 이전을 뒷받침할 법적 근거가 없는 만큼, '부분 이전'을 목표로 해서다.

예를 들자면 5명에게 라면을 끓여주겠다고 약속한 뒤 냄비에는 2~3인분의 물만 담은 상황인데, 물이 끓기 시작하면 모두가 예측할 수 있듯 혼란은 불가피하다.

수도 이전이 수백 년의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는 점에선 이견이 드물다. 세종시 역시 이 같은 미래를 내다보며 수도 완성을 전제로 청사진을 만들었다.

주축이 될 집무실과 의사당도 완전체를 전제로 밑그림을 그려야 하지만 이미 첫 단추가 어긋난 상황이다. 현 시점에서 특별법 제정이 시급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부디 추후 이뤄질 국회의 논의가 범국가적 과제로서, 대승적 결단으로서 수도 이전을 다루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세종=조선교 기자 jmission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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