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칼럼]허인회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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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칼럼]허인회를 보고 싶다

  • 승인 2026-05-22 19:35
  • 김정식 기자김정식 기자
김정식 기자
김정식 기자<사진=김정식 기자>
그린 위의 이단아이자 가장 뜨거운 로맨티스트.

프로골퍼 허인회를 떠올리면 가슴이 먼저 시원해진다.

대다수 선수가 숨소리조차 죽이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도 그는 언제나 웃는다.

홀마다 갤러리를 바라보며 눈을 맞추고 마음을 건넨다.

팬들이 그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히 정교한 샷 때문이 아니다.

그가 뿜어내는 독보적인 매력과 됨됨이가 사람의 마음을 강력하게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지난 경기 3라운드에서 발생한 경기위원회의 치명적인 실수 앞에서도 그는 의연했다.

선수의 멘탈을 통째로 흔들 수 있는 순간이었지만 허인회는 쿨하게 수용하고 넘어갔다.

이 통 큰 마음가짐은 단순한 포커페이스가 아니다.

그의 내면에 자리 잡은 단단한 자아의 깊이를 증명하는 순간이다.

심리학적으로 허인회는 '자기 효능감(Self-Efficacy)'과 '정서적 탄력성(Emotional Resilience)'이 극에 달한 인물이다.

외부의 돌발 변수나 실수가 자신의 본질을 훼손할 수 없다는 강력한 믿음이 있다.

그렇기에 위기 상황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고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것이다.

대중은 완벽하게 통제된 로봇 같은 선수보다, 상처 입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호탕하게 웃어넘기는 인간적인 영웅에게 깊은 유대감을 느낀다.

이를 밀턴 에릭슨의 최면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더욱 흥미롭다.

에릭슨 최면의 핵심은 '수용(Acceptance)'과 '자연스러운 연결'이다.

허인회는 경기장의 중압감과 경기위원회의 실수라는 부정적인 상황을 억지로 밀어내지 않는다.

그 상황 자체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자신의 흐름 속으로 흡수해 버린다.

이것이 바로 강력한 '비언어적 암시(Non-verbal Suggestion)'로 작용한다.

그가 갤러리를 향해 짓는 여유로운 미소는 팬들의 무의식에 깊은 안전감과 쾌감을 심어준다.

"이 긴장되는 순간도 우리는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강력한 트랜스(Trance) 상태를 유도하는 것이다.

팬들은 그와 시선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고 허인회라는 거대한 긍정 에너지의 장에 동화된다.

그는 홀마다 팬을 먼저 생각한다.

팬서비스를 의무가 아닌 자신의 놀이터를 찾아준 손님을 대하는 환대로 승화시킨다.

이 진정성 있는 태도가 대중의 무의식을 무장해제 시킨다.

단단한 멘탈과 통 큰 대인(大人)의 풍모, 그리고 팬을 향한 무조건적인 애정.

허인회가 필드에 서면 골프는 스포츠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치유의 축제가 된다.

우리가 오늘 밤에도 여전히 허인회를 보고 싶어 하고,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명백한 이유다.
경남=김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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