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반복되는 한화 폭발사고, 이제는 안전문화로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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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반복되는 한화 폭발사고, 이제는 안전문화로 답해야 한다

채진 목원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승인 2026-06-14 16:54
  • 신문게재 2026-06-15 18면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반복되는 폭발 사고는 개인의 실수가 아닌 시스템의 실패로, 고위험 방산 시설의 특수성을 반영한 근본적인 안전문화 혁신이 시급합니다. 생산성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조직적 가치관을 확립하고, 위험 징후를 사전에 발견해 개선하는 예방 중심의 관리 체계와 작업중지권 보장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인식하는 전환점을 마련하여, 더 이상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지 않도록 산업계 전반의 실천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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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진 목원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최근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다수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었다.

특히 이번 사고는 단순한 산업재해를 넘어 국가 핵심 방위산업 현장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충격이 크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해당 사업장에서 과거에도 추진기관 및 추진제 관련 폭발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이다. 사고 원인에 대한 정확한 조사는 앞으로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동일하거나 유사한 유형의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과연 현장의 안전문화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는가? 방산시설은 일반 제조업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추진제, 화약류, 인화성 물질 등은 아주 작은 실수나 절차 위반만으로도 대형 폭발과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시설에서는 기술적 안전장치나 법적 규정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모든 구성원이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인식하는 안전문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기업들이 안전관리 규정과 작업절차를 갖추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생산성과 일정 준수가 안전보다 우선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작업자가 위험을 인지하고도 생산 차질을 우려해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거나, 관리자가 반복된 작업 경험에 의존하여 위험성을 과소평가하는 순간 사고의 씨앗은 자라기 시작한다. 특히 방산 분야와 같이 고위험 작업이 일상화된 환경에서는 '지금까지 괜찮았으니 이번에도 괜찮을 것'이라는 안전 불감증이 가장 큰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안전문화의 핵심은 안전을 개인의 책임이 아닌 조직의 가치로 정착시키는 것이다. 최고경영자부터 현장 작업자까지 모든 구성원이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는 공통된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고 발생 후 책임자를 찾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고 징후와 잠재 위험을 사전에 발견하고 개선하는 예방 중심의 관리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또 근로자가 위험 상황을 자유롭게 보고할 수 있는 환경, 작업중지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조직 분위기, 반복적인 안전교육과 훈련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

특히 방산시설에서는 작업 전 위험성 평가, 비정상 작업에 대한 특별안전관리 분석 등이 일상적인 안전활동으로 정착되어야 한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위험 신호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개선하는 체계가 마련될 때 비로소 대형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해외 선진 안전기업들은 이미 중대사고 발생 건수보다 위험징후 발견 건수를 핵심 안전지표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참고해야 할 중요한 방향이다.

이번 사고를 단순히 한 사업장의 불행한 사건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반복되는 사고는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시스템의 실패일 가능성이 높다. 진정한 재발 방지는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 추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직 전반의 안전문화를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데서 시작된다.

안전은 선언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현장에서 실천되고 조직의 문화로 뿌리내릴 때 비로소 완성된다. 이번 한화 폭발사고가 또 하나의 통계로 남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와 산업계가 안전문화를 다시 세우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무엇보다 더 이상 같은 사고로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이번 사고가 우리에게 남긴 가장 무거운 과제이다.
채진 목원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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