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한 스승'이 만든 배움의 기적…수원시 평생학습의 새로운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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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한 스승'이 만든 배움의 기적…수원시 평생학습의 새로운 실험

  • 승인 2026-06-25 08:08
  • 이인국 기자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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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평생학습관' 당신도 누군가의 스승이 될 수 있다 (사진=수원시 제공)
배움에는 반드시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야 할까. 수원시가 운영하는 '무지한 스승의 만남'은 이 오래된 질문에 색다른 답을 내놓고 있다.

프랑스 정치철학자 자크 랑시에르의 저서 '무지한 스승'에서 착안한 이 프로그램은 전문 강사 없이 시민들이 스스로 배우고 가르치는 학습공동체다.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유튜브나 경기도지식(G-SEEK), K-MOOC 등 온라인 콘텐츠를 활용해 시민들이 직접 교육과정을 기획하고, 평생학습관이나 도서관에 모여 영상을 시청한 뒤 토론과 대화를 이어간다. 오프라인뿐 아니라 줌(ZOOM), 네이버밴드,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등을 활용한 온라인 학습도 가능하다.

수원시평생학습관은 지난해 8월 외국어 학습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스페인어와 프랑스어, 일본어, 중국어를 배우고 싶었던 시민들이 강사 없이 모여 언어와 문화를 함께 익혔다. 이후 프로그램은 빠르게 확장됐다.

현재까지 양성된 '무지한 스승의 만남 기획단'은 28명에 달한다. 이들이 운영한 학습모임은 건축, 글쓰기, 생성형 인공지능(AI), 역사, 재테크, 우쿨렐레, 대금, 우주과학 등 45개에 이른다. 배우고 싶은 주제라면 무엇이든 학습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24일 열린 온라인 활동 공유회에서는 참여자들의 변화가 생생하게 전해졌다.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사람들과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경험 자체가 큰 의미로 다가왔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에 이 프로그램이 갖는 의미는 더욱 크다. AI와의 대화가 익숙해질수록 사람 간의 소통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무지한 스승의 만남'은 배움을 매개로 시민들이 서로 연결되고 관계를 형성하도록 돕는다. 지식을 얻는 것뿐 아니라 외로움을 덜고 공동체 의식을 키우는 역할까지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올해 3분기에도 죽음학, 명상, 경제 공부, 서양철학, 과학 등 다양한 주제의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배움의 주체를 시민으로 돌려준 수원시의 실험이 평생학습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원=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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