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3분 경영] 50년 만의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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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환의 3분 경영] 50년 만의 이사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 승인 2026-07-14 10:00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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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아흔한 살 어머니가 이사를 했다. 50년이 넘도록 한 주택에서 사셨다. 집은 어머니의 삶 그 자체였다. 자녀를 키우고, 손주와 증손주를 맞이하고, 기쁨과 슬픔을 모두 품어 준 공간이었다. 옛날 집이라 화장실은 방에서 멀었고, 세면을 하려면 마당을 지나야 했다. 부엌도 떨어져 있어 식사 한 끼를 준비하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젊을 때는 아무렇지 않았던 동선이 이제는 자식들에게 걱정을 하게 했다. 막냇동생이 "어머니, 이제는 조금 더 편한 곳에서 사세요"라고 요청했다.

어머니는 선뜻 결정하지 못하셨다. 평생을 함께한 집에는 삶의 시간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매일 안부를 묻던 이웃, 함께 미사를 모시던 성당, 웃으며 시간을 보내던 마을 회관, 무엇보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아흔을 넘긴 나이에 익숙함을 내려놓는 일은 쉽지 않다.

다행히 집 가까운 아파트에 좋은 매물이 나왔다. 성당도 그대로 다닐 수 있고, 이웃들도 자주 만날 수 있는 거리였다. 이삿짐을 정리하는 날, 어머니의 표정은 무겁다. 버리고 가는 낡은 장롱에는 사연이 많다. 오래된 밥상에는 가족이 둘러앉아 웃던 시간이 남아 있다. 손때 묻은 그릇, 오래된 사진, 빛바랜 이불 한 채도 쉽게 버릴 수 없다. "이건 네 아버지가 사준 거다", "이 그릇은 손님 오면 쓰던 거야". 물건 하나를 들 때마다 추억 하나가 있다. 가져갈 것과 버릴 것을 선택할 때마다 어머니의 인생이 있다.

이사가 끝나고 새집이 정리되었다. 거실 저 너머에 구름산과 수많은 작은 집들이 보인다. "보기 좋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낯섦과 안도, 새로운 집에 대한 마음이 담겨 있다. 현관문 여는 법부터 각종 전기기기 사용법을 동생이 설명한다.

집은 삶이며 안식처이다. 집은 바뀌었지만,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과 가족을 향한 사랑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자식들은 어머니가 새집에서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평온하시길 바란다. 아침마다 환하게 웃으시고, 성당도 즐겁게 다니시며, 이웃들과 정답게 이야기 나누길 바란다. 어머니의 새 보금자리가 남은 생애 가장 따뜻하고 행복한 집이 되길 진심으로 기도한다.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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