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호텔'에 비친 세종시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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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호텔'에 비친 세종시 현주소

이희택 세종본부장

  • 승인 2026-07-29 10:56
  • 신문게재 2026-07-30 18면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신라스테이
공매로 넘어간 어진동 신라스테이 건축물 전경. (사진=이희택 기자)
호텔의 사전적 정의는 지방이나 외국의 여행자, 관광객 등을 위해 숙박과 식사, 휴식, 편의 시설 등을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는 상업 건축물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떤 브랜드와 등급의 호텔을 몇개나 갖고 있느냐'는 해당 도시의 가치와 경제적 발전 현주소를 평가하는 실질적 기준이 된다.

단순한 숙박 기능을 넘어 도시의 마이스 산업과 관광, 국제 교류 위상, 특화 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이기 때문이다.

실제 메리어트와 하얏트, 힐튼, 레스 케이프 등의 글로벌 고급 브랜드 호텔들은 입지부터 경제 수준, 배후 인구, 방문객 수 등의 시장 분석을 철저히 한 뒤 입점에 나선다.

다양한 유명 호텔들이 진출한 도시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뜻이다. 각기 다른 강점을 극대화한 도시들은 호텔 산업 역시 비약적으로 커져 있다.

예컨대 싱가포르는 금융·마이스 중심지, 두바이는 관광 럭셔리 신도시, 도쿄 및 런던은 전통과 글로벌 자본의 거점으로서 브랜드 호텔의 전시장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에선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가 해양 휴양과 마이스 산업, 인천 송도 국제도시가 국제 비즈니스 산업, 서울이 글로벌 경제금융 중심지, 제주 중문 관광단지가 글로벌 휴양지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래 행정수도이자 국제 교류 도시를 표방하는 세종특별자치시는 상대적으로 어떤 수준에 있을까.

잠재력과 특화 요소는 분명히 갖췄다. 무엇보다 43개 중앙행정기관과 15개 국책연구기관이 포진하고 있어 마이스 산업부터 국제 교류를 활성화할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2029년 대통령 집무실과 2033년 국회 의사당이 차례로 개원하고, 차로 40분 거리인 청주국제공항의 항공편이 미주와 유럽 등으로 확대된다면, CTX와 KTX역이 차례로 들어선다면, 행정수도 모델로서 세계적인 도시의 반열에 올라설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세종시가 직면한 현실 여건은 냉혹함 그 자체다.

정부청사 인근의 4성급 호텔로는 '베스트웨스턴 호텔과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호텔 세종'이 전부다. 수도권이 5성급 호텔을 50개 가까이 보유하고 있고, 4성급도 70~80개 운영 중인 모습과 격차를 실감케 한다.

그나마 있는 호텔마저 경영 위기설이 해마다 불거지고 있고, 세 번째 호텔로 주목받아온 '신라스테이'는 2년 가까이 오픈 지연과 4차례 유찰 끝에 공매 절차에 놓여 있다. 매년 세종시 인구와 정주 수요가 상승 곡선을 그리지 못해서다.

인구 자체가 2023년 3월 이후 39만 명 벽에 갇혀 있고, 다른 도시처럼 관광 산업으로 생활(정주) 인구를 끌어들일 유인책도 마땅치 않다. 그래서 체류형 대신 공주와 대전 등을 찾기 위한 경유형 도시에 머물고 있다.

이런 흐름에선 호텔과 마이스 산업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전국 최고 수준의 상가 공실률과 역외 소비 지표의 개선도 요원하다. 2030년 완성기의 신도시 목표 인구인 50만 명 달성도 불가능하다.

문제의 원인을 찾자면, 셀 수 없이 많다.

코로나 19를 거치며 행정수도 이전 추진 무산(2020년), 수도권과 동일 선상의 부동산 규제(2017년~2022년) 및 주택 특별공급 중도 폐지(2021년), 수년째 정부의 보통교부세 누락과 기형적 세수 구조에 따른 재정난(2021년 이후), 수도권 등 다른 지역의 견제, 행정수도 건설 가치 퇴색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다.

호텔을 떠나 세계적인 건축가(톰 메인)에 의해 설계된 어진동 '엠브릿지 건축물'의 유령 상가 전락, 나성동 '어반아트리움'의 유명 브랜드 선 계약·후 입점 구상 무산, 종합운동장과 법원·검찰청 건립이란 희망고문을 받아온 '대평동·반곡동 상권'의 공실 심화 등에 따른 정주여건 악화는 또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재명 정부는 더이상 세종시를 지방의 한 도시로 다뤄선 안 된다. 국가 백년지대계로 설계한 국책 사업 도시란 점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세종시는 국가균형성장의 시발점이 돼야 한다.
이희택 세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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