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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정진헌 기자 |
수사는 결국 사람이 한다.
아무리 제도를 바꾸고 조직을 만들어도 유능한 수사관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특히 강력형사들은 일반인이 평생 한 번도 보기 힘든 참혹한 현장을 반복해서 본다.
살인 현장, 변사체, 부패한 시신, 토막시신, 부검 현장….
사람의 정신은 방탄복이 아니다.
수사경찰에게 필요한 것은 돈만이 아니다.
전문수사수당과 위험수당을 현실화하고, 장기간 잠복·야간수사에는 충분한 보상휴가를,
참혹한 사건을 담당한 수사관에게는 '회복휴가'를 주어야 한다.
미국 FBI 등 선진 수사기관의 직원 심리지원·회복 시스템도 적극적으로 참고할 필요가 있다.
국가는 범인을 잡으라고 수사관을 참혹한 현장으로 보내면서,
그 현장에서 받은 상처까지 개인에게 알아서 감당하라고 해서는 안 된다..
2026년 대한민국 형사사법체계는 거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체계의 재편을 앞두고 우리 사회는 그동안 주로 '누가 수사권을 갖느냐'를 놓고 논쟁해 왔다.
그러나 나는 이제 다른 질문을 던지고 싶다.
"그 수사를 도대체 누가 할 것인가?"
법을 바꾸고 조직을 새로 만든다고 수사가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사건 현장에 나가 피해자를 만나고, 피의자를 조사하고, CCTV를 분석하고, 잠복하고 추적하고 증거를 찾아내는 것은 사람이다.
바로 수사경찰이다.
대한민국 형사사법체계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이제는 수사권 논쟁을 넘어 '수사경찰을 어떻게 육성하고 보호할 것인가'를
국가적 과제로 논의해야 한다.
살인사건이 금요일 밤에 발생했다고 월요일 오전 9시부터 수사할 수는 없다.
FBI의 사례에서 배울 것이 있다. 미국 FBI는 오래전부터 중대한 사건을 경험한 직원들의 심리적 후유증을 조직이 관리해야 할 문제로 바라봐 왔다.
미국 연방정부의 직원지원제도 역시 상담 과정의 비밀보장을 중요한 원칙으로 두고 있다.
권한이 커진다면 책임도 커져야 한다. 그러나 보호도 함께 커져야 한다
검찰청 폐지와 형사사법체계 개편의 정치적 찬반을 떠나 이제 현실을 봐야 한다.
새로운 제도를 실제 현장에서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다.
수사경찰이 지치면 사건이 늦어진다. 사건이 밀리면 피해자가 기다려야 한다.
수사관이 충분히 사건을 들여다볼 시간이 없어지면 억울한 사람이 생길 가능성도 커진다.
국민의 안전과 인권, 그리고 대한민국 형사사법제도의 품질에 관한 문제다.
부산=정진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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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