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참배와 추모를 위해 찾던 현충원이 이날만큼은 가족과 이웃이 함께 걷고 보훈의 의미를 나누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동반한 젊은 부부부터 보훈 가족과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세대가 한자리에 모여 일상 속에서 보훈의 가치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화창하고 포근한 가을 날씨 속에 국립대전현충원 보훈공연장에서 '2026 대전현충원길 걷기대회'가 열렸다.
국립대전현충원이 주최·주관하고 유성구와 유성구의회, 중도일보가 후원한 이번 행사는 시민들이 현충원 경내를 직접 걸으며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을 되새기고 보훈 문화를 보다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참가자들이 하나둘 행사장에 모이기 시작했다. 가족 단위 참가자들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행사장을 둘러봤으며, 보훈단체 회원들과 시민들도 서로 인사를 나누며 걷기대회를 준비했다.
행사에는 김정연 국립대전현충원장과 정용래 유성구청장, 조승래·황정아 국회의원, 유성구의회 관계자, 지역 보훈단체 관계자 등이 함께했다.
특히 양준영 광복회 대전시지부장을 비롯해 대한민국상이군경회와 전몰군경유족회, 전몰군경미망인회, 무공수훈자회 등 보훈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천안함 46용사 유가족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고 김태석 원사와 고 김경수 상사, 고 박정훈 병장 유가족이 참석해 국가를 위한 희생을 함께 기억하고 유가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의미를 더했다.
개회식과 기념촬영에 이어 오전 10시 15분부터 본격적인 걷기 행사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국립대전현충원 경내에 마련된 4㎞ 코스를 따라 걸으며 가을 풍경을 감상했다. 단풍으로 물든 나무들이 이어진 길에서는 시민들이 가족,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저마다의 속도로 걸음을 옮겼다.
행사 마지막에는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경품 추첨도 진행돼 즐거움을 더했다.
이번 걷기대회는 현충원이 엄숙한 추모의 공간을 넘어 여러 세대가 함께 찾고 보훈의 가치를 이어가는 열린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됐다.
박태구 중도일보 편집국장은 "국립대전현충원은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보훈의 공간이자 아름다운 자연을 품은 둘레길이 있는 곳"이라며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걸으며 가을의 정취를 느끼고 보훈의 의미까지 되새길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행사보다 뜻깊다. 앞으로도 많은 시민이 현충원을 찾아 일상 속에서 나라사랑의 가치를 함께 나누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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