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창]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재 보호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기창]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재 보호

[기고]김기창 대전시 종무문화재과장

  • 승인 2012-03-15 14:30
  • 신문게재 2012-03-16 20면
  • 김기창 대전시 종무문화재과장김기창 대전시 종무문화재과장
▲ 김기창 대전시 종무문화재과장
▲ 김기창 대전시 종무문화재과장
문화재(Cultural assets)란 보존할만한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을 뜻한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형태를 갖춘 유형의 문화재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으나 여러 세대를 거치는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여러 가지의 예술 활동과 인류학적 유산, 민속, 법, 습관, 생활양식 등 민족적 또는 국민적인 체질의 본질을 표현하는 모든 것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문화재는 크게 문화재보호법과 시ㆍ도문화재보호조례에 의해서 보호되는 지정문화재와 법령에 의해 지정되지는 않지만 문화재 중에서 지속적인 보호와 보존이 필요한 비지정문화재로 구분된다. 우리시의 경우 지정문화재는 국가지정문화재 7건과 시지정문화재 109건 등 116건이 있고 문화재자료 52건과 등록문화재 17건등 185건의 소중한 문화재를 보존ㆍ관리하고 있으며, 이중 역사적으로나 예술적으로 높은 문화적 기능을 지닌 17명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전승활동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또한, 충남도청사와 옛 산업은행 건물 등 조선시대 이후 근대화과정에서 형성된 210여 건의 근대문화유산을 보존ㆍ관리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지속적인 도시개발과 함께 소중한 문화유산이 하나 둘 훼손되고 멸실될 위기에 처해 있어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괴정동 석관묘에서부터 둔산동과 노은동 선사유적지를 비롯해 도안동 개발 시 발굴된 관아 터와 연못지, 대흥동 뾰족집, 소제동 송자고택 등 많은 유적들이 개발논리에 밀려 집단민원이 제기되는 등 도시개발과 문화재보호의 갈등이 날로 심화되고 있어 가장 해결점을 찾기 힘든 행정민원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이와 같이 문화재의 원형보존과 전승의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보다도 눈앞의 경제성만을 앞세워 날로 증대되고 있는 도시개발사업이다.

우리 속담 중에는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뺀다'는 말이 있다. 한자어에서 객반위주(客反爲主)나 주객전도(主客顚倒)라는 뜻과도 맥을 같이 하는 말로서 개발논리와 경제적 수지타산만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의 흐름에 밀려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빼앗기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의 문화재는 어떠한 경우에도 반드시 보호되고 보존되어야 한다. 문화재는 한 나라의 문화적 전통에 대한 구체적인 표상이며 한민족의 정체성을 상징하고 국가 이미지의 가치를 높이는 유구한 역사의 징표이기 때문이다.

또한 문화재는 유물성ㆍ학술성ㆍ예술성 경관성 등의 특성을 지니기 때문에 과학발전이나 역사연구의 소중한 미래자원이다. 그리고 희귀성과 재생 불능성이 있어 한번 훼손되면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산물이기도 하다.

특히 지역의 문화재는 지역민에게 뿌리와 자긍심을 심어 주고 최근에는 지역 발전의 근본적인 바탕이자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이제 문화재는 보호하고 보존하는 차원을 넘어 보존과 활용이라는 신 개념으로 역사관광이나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전통 체험의 장으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대전시에서도 국가사적인 계족산성의 복원을 마무리하고 산성체험과 충효예교실 운영, 유교스테이 운영, 문화유적지 탐방, 동춘ㆍ우암문화제, 석전대제 등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해 시민과 함께 우리 문화를 사랑하고 보존하는 일에 더욱 매진해 나가고 있다.

문화재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뿐 만 아니라 후손에게까지 대대손손 물려주어야하는 소중한 자산이다.

이렇게 소중한 문화유산을 행정적 차원의 노력만으로 보존하고 관리하기에는 한계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 무엇보다도 이제 시민 모두가 문화재의 소중한 가치를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이를 보존하고 활용하는데 앞장서서 문화재를 아끼면서 지역을 사랑하는 진정한 대전사랑의 주인공이 되어 줄 것을 간절히 소망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6년 부동산 제도 달라지는 것은?
  2.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8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3. 대전 교육공무직 파업에 공립유치원 현장도 업무공백 어려움
  4. 인도 위 위협받는 보행자… 충남 보행자 안전대책 '미흡'
  5.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1. "내년 대전교육감 선거 진보 단일후보 필요"… 대전 시민단체 한목소리
  2. 대전권 9개 대학 주최 공모전서 목원대 유학생들 수상 영예
  3. [인터뷰]"지역사회 상처 보듬은 대전성모병원, 건강한 영향력을 온누리에"
  4. 박정현 "기존 특별법, 죽도 밥도 안돼"… 여권 주도 '충청통합' 추진 의지
  5. 충남개발공사 '고객만족경영시스템' 국제표준 인증 획득

헤드라인 뉴스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전남을 시작해 충청권을 가로질러 수도권으로 향하는 초고압 송전망이 농경지와 주택가, 학교 일원을 경유해 건설될 것으로 예상돼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에 또다시 대규모 국가산업단지를 신설하고 입주 기업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려 지방에 대규모 송전선로를 건설할 때 환경권과 생활권 침해 피해는 지역에 돌아온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17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앞으로 대전을 관통해 건설될 예정인 '신계룡-북천안 345㎸ 송전선로 시설 계획을 규탄하는 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정부는 2022년부터 2036년까지 송변전설..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이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글로벌 AX(인공지능 전환) 혁신도시'로 거듭난다. 대전시와 한남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KT, 비케이비에너지(주), ㈜엠아르오디펜스는 17일 '한남대 AX 클러스터 및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연구기관과 AI 전문기업을 지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거점센터는 한남대 캠퍼스 부지 7457㎡ 규모에 2028년까지 건립될 예정이다. 이날 협약식에..

④ 대전 웹툰 클러스터 `왜 지금, 왜 대전인가?`
④ 대전 웹툰 클러스터 '왜 지금, 왜 대전인가?'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