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크로니클]유튜브 시대 '일그러진 슈퍼 영웅'

  • 문화
  • 영화/비디오

[영화-크로니클]유튜브 시대 '일그러진 슈퍼 영웅'

철없는 10대에게 초능력이 생기면… '엑스맨'이 '블레어 윗치'를 만난다면 감독:로저 도널드슨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가이 피어스

  • 승인 2012-03-15 15:09
  • 신문게재 2012-03-16 12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아내가 괴한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괴로움에 휩싸인 윌에게 사이먼이란 남자가 다가와 범인을 대신 처리해주겠다고 제안한다. 나중에 간단한 부탁만 들어주면 된다면서. 윌은 '대리복수'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하늘을 날 수 있다면. 만약 그런 '슈퍼파워'가 10대에게 주어진다면. '친구들과 구름위에서 축구공을 가지고 놀고 싶지 않을까. 그걸 촬영해서 유튜브에 올리고 싶지 않을까.' 스물여덟 조시 트랭크는 이 아이디어로 시나리오를 썼고, 20세기 폭스는 덥석 잡았다. 1200만 달러짜리 저예산 영화 '크로니클'은 현재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6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으며, 트랭크는 단박에 할리우드가 주목하는 신예 감독으로 떠올랐다.

영화는 초반 우연히 슈퍼파워를 얻은 10대들의 치기어린 환상을 나열한다. 손짓만으로 사물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은 여자아이들의 치마나 들치는 데 쓰인다. '이건 마치 근육 같아. 어떻게 사용할지만 배우면 되는 거야.' 슈퍼파워는 점점 커지고 하늘을 나는 경지에 이른다. 그리고 문제가 터진다. 가족과 학교에 대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앤드류는 점점 뒤틀려간다. 분노를 제어하지 못하면서 폭주하기 시작한다. 앤드류는 자신을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로 정당화하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만큼이나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을 공격한다. 그는 그의 뒤틀린 논리, 무자비한 행동을 캠코더로 기록해 인터넷으로 중계한다. 영화는 앤드류의 빗나간 모습을 감추기보다 적극적으로 호쾌하게 전시한다.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 발견된 영상물)' 방식으로 펼쳐지는 앤드류의 빗나간 행동은 무시무시하고 섬뜩하다. '블레어 윗치' '파라노말 액티비티'처럼 실제 영상을 누군가가 발견해 관객에게 보여주는 척하는 이 방식은 슈퍼파워 장면에서 짜릿한 시각적 쾌감을 효과적으로 구현한다. 극중 앤드류가 염력으로 카메라를 허공에 띄워놓고 조작할 수 있다는 설정으로 나름대로 리얼리티(?)도 확보한다.

치기로 시작된 슈퍼파워가 점점 커지고 제어할 수 없어 폭주하는 과정은, 장난으로 시작해 왕따-폭력-폭주로 확대되는 학교폭력을 연상시킨다. 그래서 더 섬뜩하다. 통제할 수 없게 된 인터넷 그리고 인터넷 세대들에게 보내는 선물이자, 충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6년 부동산 제도 달라지는 것은?
  2.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8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3. 대전 교육공무직 파업에 공립유치원 현장도 업무공백 어려움
  4. 인도 위 위협받는 보행자… 충남 보행자 안전대책 '미흡'
  5.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1. "내년 대전교육감 선거 진보 단일후보 필요"… 대전 시민단체 한목소리
  2. 대전권 9개 대학 주최 공모전서 목원대 유학생들 수상 영예
  3. [인터뷰]"지역사회 상처 보듬은 대전성모병원, 건강한 영향력을 온누리에"
  4. 박정현 "기존 특별법, 죽도 밥도 안돼"… 여권 주도 '충청통합' 추진 의지
  5. 충남개발공사 '고객만족경영시스템' 국제표준 인증 획득

헤드라인 뉴스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전남을 시작해 충청권을 가로질러 수도권으로 향하는 초고압 송전망이 농경지와 주택가, 학교 일원을 경유해 건설될 것으로 예상돼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에 또다시 대규모 국가산업단지를 신설하고 입주 기업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려 지방에 대규모 송전선로를 건설할 때 환경권과 생활권 침해 피해는 지역에 돌아온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17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앞으로 대전을 관통해 건설될 예정인 '신계룡-북천안 345㎸ 송전선로 시설 계획을 규탄하는 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정부는 2022년부터 2036년까지 송변전설..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이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글로벌 AX(인공지능 전환) 혁신도시'로 거듭난다. 대전시와 한남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KT, 비케이비에너지(주), ㈜엠아르오디펜스는 17일 '한남대 AX 클러스터 및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연구기관과 AI 전문기업을 지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거점센터는 한남대 캠퍼스 부지 7457㎡ 규모에 2028년까지 건립될 예정이다. 이날 협약식에..

④ 대전 웹툰 클러스터 `왜 지금, 왜 대전인가?`
④ 대전 웹툰 클러스터 '왜 지금, 왜 대전인가?'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