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석ㆍ박사 학위 빌미 '신 노예관계' 판쳐

  • 사회/교육
  • 교육/시험

대학가 석ㆍ박사 학위 빌미 '신 노예관계' 판쳐

교수들 학생들에 학과 경비 요구 등 횡포 심각… 잔심부름까지

  • 승인 2012-03-15 18:26
  • 신문게재 2012-03-16 7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석ㆍ박사 학위를 매개로 한 이른바 '신 노예관계'가 대학가에서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각 대학의 석ㆍ박사 과정 학생들에 따르면 대학 또는 단과대별로 학위과정 학칙은 있지만, 지도 교수의 판단이 우선시 되면서 비위 맞추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학위를 받아야 하는 대학원생 입장에선 술접대, 행사 비용 기부 등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하고 있다. 지도교수 생일이나 자녀 결혼식에도 당연히 잔심부름은 학생들의 몫이다.

얼마전 A대에선 학과 행사시 필요한 경비를 학생들에게 기부할 것을 종용하는 일이 있었다.

A대의 한 대학원생은 “지도 교수한테 학과 행사를 하는데 일부 경비가 부족하다고 10만원 이상 경비를 기부하라는 메일을 받았다”며 “입금 계좌가 학과 공용이 아니라 교수의 개인 계좌였지만 어쩔 수 없이 보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해당 교수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특별전형 사례도 있다. 일부 교수들은 특별전형을 통해 정부 고위 공무원이나 정치권 인사 등을 박사과정으로 입학시켜 지도 학생으로 삼아 활용한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B대의 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 특별전형을 응시했던 C씨는 면접도 하기 전에 합격자가 이미 내정됐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C씨는 “당시 경쟁률이 10대 1로 높았는데 시험장에 가보니 중앙부처 장관 보좌관이었던 특정인이 교수가 원서만 내면 합격시켜주겠다고 해서 응시했다고 말했다”며 “결국 응시자 10명 가운데 장관 보좌관이 합격됐다”고 털어놓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립대 교수는 “몇몇 교수들은 아직도 대학원 제자들에게 여러 행사 잡비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학교 차원에서 이런 문제에 대해 제동을 거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6년 부동산 제도 달라지는 것은?
  2.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8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3. 대전 교육공무직 파업에 공립유치원 현장도 업무공백 어려움
  4. 인도 위 위협받는 보행자… 충남 보행자 안전대책 '미흡'
  5.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1. "내년 대전교육감 선거 진보 단일후보 필요"… 대전 시민단체 한목소리
  2. 대전권 9개 대학 주최 공모전서 목원대 유학생들 수상 영예
  3. [인터뷰]"지역사회 상처 보듬은 대전성모병원, 건강한 영향력을 온누리에"
  4. 박정현 "기존 특별법, 죽도 밥도 안돼"… 여권 주도 '충청통합' 추진 의지
  5. 충남개발공사 '고객만족경영시스템' 국제표준 인증 획득

헤드라인 뉴스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전남을 시작해 충청권을 가로질러 수도권으로 향하는 초고압 송전망이 농경지와 주택가, 학교 일원을 경유해 건설될 것으로 예상돼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에 또다시 대규모 국가산업단지를 신설하고 입주 기업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려 지방에 대규모 송전선로를 건설할 때 환경권과 생활권 침해 피해는 지역에 돌아온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17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앞으로 대전을 관통해 건설될 예정인 '신계룡-북천안 345㎸ 송전선로 시설 계획을 규탄하는 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정부는 2022년부터 2036년까지 송변전설..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이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글로벌 AX(인공지능 전환) 혁신도시'로 거듭난다. 대전시와 한남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KT, 비케이비에너지(주), ㈜엠아르오디펜스는 17일 '한남대 AX 클러스터 및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연구기관과 AI 전문기업을 지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거점센터는 한남대 캠퍼스 부지 7457㎡ 규모에 2028년까지 건립될 예정이다. 이날 협약식에..

④ 대전 웹툰 클러스터 `왜 지금, 왜 대전인가?`
④ 대전 웹툰 클러스터 '왜 지금, 왜 대전인가?'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