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회상사 도울 실질적 방안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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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회상사 도울 실질적 방안 찾자

  • 승인 2012-03-15 19:29
  • 신문게재 2012-03-16 21면
대전이 '족보문화의 중심지'로 불리는 이유는 회상사(回想社)가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국내 각 가문이 보유한 족보 10권 중 8권이 이곳에서 발간됐고, 회상사가 소장한 계보학 자료도 국립중앙도서관 계보학 자료실의 그것보다 4배가 넘을 정도로 방대하다. '한국 족보문화의 산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회상사가 소장 족보들을 도난당하는 수난을 겪고, 경영상의 어려움에 처해 있다니 안타깝다.

회상사는 1954년 고 박홍구 회장이 '옛 것을 회상해서 새것을 창조하라'는 뜻으로 설립한 국내 최대 족보전문출판사로 대전시 동구 정동 현재 자리에서 58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제작한 족보만도 600만부가 넘고, 사옥 내 '회상문보원'은 족보 변천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족보도서관이다. 효령대군일자의성군보를 비롯해 역대 대통령의 족보 등 귀한 사료들이 이곳에 있다. 대전시가 시의 자랑거리로 선정한 것도 이런 까닭이다.

경영이 어려워진 이유는 전자족보 출현과 뿌리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면서 족보산업 자체가 사양 산업으로 쇠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병호 대표는 “사업분야가 더욱 좁아진다며 언젠가는 사업을 접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 접을 경우 소장하고 있는 가치 있는 자료들이 흩어질 것을 그는 걱정한다. 대전시로서나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족보는 각 가문과 개인들의 크고 작은 일들이 소상히 기록돼있어 우리 역사의 빈 공간을 채워주는 귀한 사료다. 족보 인쇄문화 또한 족보문화에서 빠뜨릴 수 없는 역사다. 이런 자료들을 흩어지게 놔둘 순 없다. 대전시가 진정 회상사를 자랑거리로 여긴다면 자료들을 지켜내고 보존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박 대표가 요구하는 뿌리공원 족보박물관과 회상문보원을 연계하는 방안, 족보 변천사가 담긴 사료를 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뿌리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아직 많은 것을 보면 족보 자료들을 활용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 한때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해 세계인의 기록물로 보존 활용하자는 움직임도 있지 않았던가. 대전시를 중심으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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