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대선 전격 불출마 선언, 배경은?

  • 정치/행정
  • 지방정가

반기문, 대선 전격 불출마 선언, 배경은?

  • 승인 2017-02-01 17:40
  • 신문게재 2017-02-01 3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기대 이하 반풍, 지지율 약보합세

문재인과 격차 더 벌어져..정치권 반응도 냉담

“정치 제대로 준비 못한 채 대선 뛰어든 결과”


1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은 그야말로 전격적이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정의당 당사를 찾아 정치개혁 협조를 요청하는 등 대권 행보를 이어갔다.

전날엔 개헌에 동의하는 정당과 정파 대표들이 참여하는 ‘개헌추진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면서 개헌을 고리로 한 ‘빅텐트’ 모색에 나서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해 차기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10년간의 유엔사무총장 생활을 마치고 지난달 12일 귀국해 대권 행보에 나선지 불과 21일만이다.

국회 정론관 단상에 선 반 전 총장은 “제가 주도해 정치교체를 이루고 국가통합을 이루려했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불출마 결정 배경에 대해 “일부 정치인들의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적 태도에 지극히 실망했고, 이들과 함께 길을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순수한 애국심과 포부는 인격살해와 가까운 음해와 각종 가짜 뉴스로 명분이 실종돼 저 개인과 가족 그리고 10년 동안 봉직했던 유엔의 명예에 큰 상처만 남기게 됐다”고도 했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의 갑작스런 불출마 선언은 자신의 정치력 부재를 실감한 결과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반 전 총장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권 후보 지지율 1, 2위를 다툴 정도로 국민들로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아왔다.

정치권도 반 전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충청대망론 바람까지 불면서 반 전 총장은 ‘반기문 대망론‘을 등에 업고 귀국했다.

귀국 일성으로 ‘국민 대통합’과 ‘정치 교체’를 전면에 내세우며 대선 링에 올랐지만 기대보다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민심을 살피겠다”며 나선 민생 행보는 가는 곳마다 논란에 휘말리면서 역효과만 불렀고, 정치적 색채를 분명히 드러내지 않은 채 자신의 정체성을 ‘진보적 보수주의자’라고 표현하는 모호한 입장은 정치권과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말았다.

그 결과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귀국 후 급락을 거듭, 10% 초반대의 답보상태에 빠졌고, 연대 가능성을 타진하던 정치권마저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반 전 총장은 친박·친문을 제외한 모든 세력이 자신을 중심으로 모이는 ‘빅텐트론’으로 대선판을 짤 계획이었다.

하지만 여권은 “정체성을 분명히 밝히라”며 반 전 총장과 거리를 뒀고, 야권은 ‘보수와 먼저 단절하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연대의 문을 닫았다.

세(勢) 확장을 위한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의 합류가 늦어지는 동안 보수 진영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대망론 실현 조건인 중도 세력으로의 확장은 완벽한 실패로 돌아갔다.

정치권은 큰 틀에서의 대권 전략과 정치 철학의 부재가 반 전 총장의 대권 도전 실패로 이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한 마디로 “준비 없이 정치판에 뛰어든 결과”라는 얘기다.

한편 반 전 총장은 기자회견 후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국회를 떠났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개인택시 신규 면허 교부-18명 대상
  2. [기획]3.4.5호선 계획으로 대전 교통 미래 대비한다
  3. 충청권 광역철도망 급물살… 대전·세종·충북 하나로 잇는다
  4. [사이언스칼럼] 아쉬움
  5. [라이즈 현안 점검] 거점 라이즈센터 설립부터 불협화음 우려…"초광역화 촘촘한 구상 절실"
  1. "성심당 대기줄 이제 실시간으로 확인해요"
  2. [사설] 이삿짐 싸던 해수부, 장관 사임 '날벼락'
  3. 금강유역환경청, 화학안전 24개 공동체 성과공유 간담회
  4.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5. 대전 복합문화예술공간 헤레디움 '어린이 기후 이야기' 2회차 참가자 모집

헤드라인 뉴스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민선 8기 대전시가 도시의 혈관인 교통망 확충에 집중하면서 균형발전과 미래 성장동력 기반 조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전 대중교통의 혁신을 이끌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이 전 구간에서 공사를 하는 등 2028년 개통을 위해 순항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충청권 광역철도와 CTX(충청급행철도) 등 메가시티 조성의 기반이 될 광역교통망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전의 30여년 숙원 사업인 도시철도 2호선은 지난해 연말 착공식을 갖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철도 2..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2028년이면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완공과 함께 교통 혁신을 통해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개최하고,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주요 구조물(지하차도, 교량 등) 및 도상콘크리트 시공을 완료하고, 2028년 상반기 중 궤도 부설 및 시스템(전기·신호·통신) 공사를 하고, 하반기에 철도종합시험 운행을 통해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내년 대전시 정부 예산안에 공사비로 1..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