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보건복지협회 특별기고문]여성이 일하기 좋고 아기 키우기 좋은 사회를 위하여

  • 사람들
  • 뉴스

[인구보건복지협회 특별기고문]여성이 일하기 좋고 아기 키우기 좋은 사회를 위하여

안숙희(충남대 간호대학 교수)

  • 승인 2018-11-27 16:18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안숙희사진(2018)
안숙희 충남대 간호대학 교수
올해 초의 빅 뉴스는 저출산 문제로 심각해지면서 인구 수 감소를 염려하고 다양한 저출산 장려대책을 세워오던 장기간 국가 정책을 비웃듯이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05명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저출산 극복을 위한 정부차원의 정책 발표와 더불어, 대전광역시에서도 관, 학, 산, 연 등의 연대활동을 통해 청년 일자리 찾기, 정규직 확대,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보장 등을 통한 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하려는 노력은 물론이고, 결혼 후에 부모가 함께 일하며 아이 키우기 행복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주거 및 육아 문제 지원과 해결을 위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이에 필자는 일하기 좋고 아기 키우기 좋은 사회를 조성하기 위한 세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직장에서 출산 휴가, 육아휴직 및 탄력근무제가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남자나 여자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적 보장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장 분위기는 남자가 육아휴직을 신청할 때 왜 남자가? 하면서 눈치를 주거나, 여자가 육아휴직을 신청할 때 가능한 휴직기간을 단축하면 좋겠다고 압력을 가하는 등의 문제가 비일비재하다. 이는 우리 사회가 출산장려를 위한 정책은 나날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기업과 구성원에서는 출산장려 정책에 대한 이해가 적어 당사자만 괴로움을 경험하고 있다. 기업과 직장인이 모두 행복한 직장 문화를 조성하는 것은 보다 행복한 가정과 사회로 발전하는 초석이 되기 때문에, 대기업에서 장려하고 시행되고 있는 탄력근무제 역시 모든 직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이 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직장의 근무환경 유연성은 맞벌이 부부로 하여금 육아 관련 부부간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어 나갈 수 있어 보다 안정적이고 행복한 가정과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맞벌이 가정에게 부담이 큰 것은 육아의 문제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무급 가사노동 가치는 연간 360조원으로, 이 중 여성 가사노동 가치는 272조원으로 남성 88조에 비해 3배가량 높다. 성별 가사노동 가치 평가액은 맞벌이 가구가 많아지면서 남성의 가사노동 비중이 일부 증가하였지만, 가사노동 행위별 비중을 보면 남성은 자녀돌보기 28.7%, 음식 준비 15.6%인 반면 여성의 경우 음식준비 34.4%, 자녀돌보기 21.7%를 차지하고 있다. '직장에서 퇴근하면 집으로 출근하는 육아맘'이라는 여성의 말처럼, 여성은 오히려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 나의 정체성을 찾고 숨을 쉴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남성의 가사참여가 늘어나고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가사노동은 아직도 여성이 담당한다. 따라서 아침시간이나 저녁시간에 남편이 가사일과 육아에 적극 참여할 수 할 수 있도록 일-가정 양립을 위한 남성이나 여성에게 출근시간의 유연성과 야간 근무 제한, 또한 주말 초과근무 제한을 실천하는 가족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가족사랑의 날이라 정시 퇴근을 권장하지만, 대다수의 기업이 이를 지키는 곳이 많지 않다. 또한 일-가정 양립을 위해서는 남성 역시 남편으로써 그리고 아이의 부모로써 가사일과 육아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려는 자세와 실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최근 들어서 대학생 대상 부모교육이 수강교과목으로 개설되고 있고, 신혼부부교육, 출산 준비교육, 부모되기 교육, 산전 교육 등에서 부모가 될 때 엄마 아빠로써 함께 가정을 꾸려가며 가사일을 나누고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행복한 가정을 준비하도록 교육과 상담을 수행하고 있다. 엄마 아빠가 행복할 때 그 가정에 자녀와 함께 웃음꽂 피는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 역시 노력과 실천이 필요한 것이다.



세 번째, 영유아가 있는 가정에서는 매해 11월부터 어린이집과 유치원 찾기 전쟁을 치른다고 한다. 육아지원 시설을 필수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직장여성의 경우 주거지역 근처에 위치한 기관에 입학신청서를 제출하고자 엄마 아빠가 새벽부터 줄을 서거나 인터넷 접수를 위해 컴퓨터 앞에 대기하는 등의 고충이 크다.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과 국공립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통해 이 지역마다 증설되고 있지만, 아직도 민간 시설이 대부분이고 추가 비용이 커서 경제적 부담도 뒤따른다. 비용 선택의 여지 없이 아이를 보내야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주거지역 근처에서 안심하고 아기를 맡길 수 있도록 지역 아동 수에 맞는 육아지원시설 확충이 필수적이다. 또한 다양한 육아지원 정책이 국가 및 지방자치 차원에서 제공되어 있지만 이러한 정보를 알지 못하는 부모가 많은 편이다. 예를 들면 아이가 아플 때 직장여성은 이 아이를 어디에 맡기고 출근을 해야 하는가 고민이 되고, 주부의 경우에도 급한 일정으로 아이를 잠시 맡길 곳이 없어 고민하는 경우, 시 단위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긴급·단기이용 아이돌봄 서비스, 맞벌이 가정지원, 미혼모부 지원사업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육아지원 서비스를 소비자가 알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당 내용을 널리 안내하는 서비스도 필요하다.



맞벌이 가정이 많아지면서 이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고 아기 키우기 좋은 사회적 환경과 정책이 실천될 수 있도록 국가, 지역사회, 직장 및 개인 수준에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밀양시 홍보대사, 활동 저조 논란
  2. [2025 국감] "출연연 이직 대책 마련 시급… 연봉보단 정년 문제"
  3. 응원하다 쓰러져도 행복합니다. 한화가 반드시 한국시리즈 가야 하는 이유
  4. 대전에서 날아오른 한화 이글스…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성공
  5. "대전 컨택센터 상담사님들, 올 한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1.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2. 유성구장애인종합복지관, 여성 장애인들 대상 가을 나들이
  3. 김태흠 충남도지사, 일본 오사카서 충남 세일즈 활동
  4. 박경호 "내년 지선, 앞장서 뛸 것"…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도전장
  5. "행정당국 절차 위법" vs "품질, 안전 이상없어"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국감서 `0시 축제` 예산 둘러싸고 격돌

대전시 국감서 '0시 축제' 예산 둘러싸고 격돌

2년 연속 200만 명이 다녀간 대전시 '0시 축제' 운영 재정을 둘러싸고 여당 의원과 보수야당 소속인 이장우 대전시장이 24일 뜨겁게 격돌했다. 이날 대전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전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선 민간 기부금까지 동원 우회 재정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광역단체장인 이 시장은 자발적 기부일 뿐 강요는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여당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민주당 한병도 의원(익산을)에 따르면 3년간 0시 축제에 투입된 시비만 124억 7000만 원, 외부 협찬 및 기부금까지 포함..

[갤럽] 충청권 정당 지지도… `더불어민주당 51%, 국민의힘 29%`
[갤럽] 충청권 정당 지지도… '더불어민주당 51%, 국민의힘 29%'

충청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24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대전·세종·충청에서 더불어민주당은 51%, 국민의힘은 29%를 기록했다. 이어 개혁신당 4%, 조국혁신당 2%, 진보당 1%로 나타났다. 무당층은 14%에 달했다. 전국 평균으론 더불어민주당 43%, 국민의힘 25%, 조국혁신당 3%, 개혁신당 2%, 진보당 1%, 기본소득당 0.2%, 사회민주당 0.1%, 무당층 25%로 조사됐다. 충청권에서 이재명 대통령 직무수..

[기획] `가을 정취 물씬` 자연이 살아 숨쉬는 충남의 생태명소
[기획] '가을 정취 물씬' 자연이 살아 숨쉬는 충남의 생태명소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태적 가치를 고스란히 간직한 충남도의 명산과 습지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힐링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청양 칠갑산을 비롯해 예산 덕산, 공주 계룡산, 논산 대둔산, 금산 천내습지까지 각 지역은 저마다의 자연환경과 생태적 특성을 간직하며 도민과 관광객에게 쉼과 배움의 공간을 제공한다. 가을빛으로 물든 충남의 생태명소를 알아본다.<편집자 주> ▲청양 칠갑산= 해발 561m 높이의 칠갑산은 크고 작은 봉우리와 계곡을 지닌 명산으로 자연 그대로의 울창한 숲을 지니고 있다. 칠갑산 가을 단풍은 백미로 손꼽는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시 국감…내란 옹호 놓고 치열한 공방 대전시 국감…내란 옹호 놓고 치열한 공방

  •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 ‘자랑스런 우리 땅 독도에 대해 공부해요’ ‘자랑스런 우리 땅 독도에 대해 공부해요’

  • 상서 하이패스 IC 23일 오후 2시 개통 상서 하이패스 IC 23일 오후 2시 개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