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44. 선인선과(善因善果)

  • 문화
  • 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44. 선인선과(善因善果)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 승인 2020-02-17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와~ 유레카(Eureka)!" 밀알복지재단 굿윌스토어를 찾는 순간, 나는 이렇게 부르짖었다. 그럼 굿윌스토어가 무엇인지를 알려 드리는 게 순서이지 싶다. 밀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굿윌스토어는 '장애인의 일자리를 만드는 착한 소비'를 모토로 하고 있다.

그래서 시민들이 기증하는 각종의 물품 중 깨끗하고 견고하며 쓸 만한 것들만 엄선하여 매장에 내놓는다. 그리곤 아주 염가(!)에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정말 착한 소비를 견인하고 있다.

먼저, 굿윌스토어 밀알대전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품목을 소개한다. 의류와 잡화, 문화용품, 건강/미용제품, 생활용품, 가전 등... 없는 것 빼곤 다(多) 있는 그야말로 만물상(萬物商)이었다. '이렇게 좋은 곳을 입때껏 몰랐다니…!'

후회막급의 아쉬움이 밀물로 마구 몰려왔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실은 가장 빠른 것이다' 라는 명언을 차용하면서 앞으론 자주 애용하리라 다짐했다. <굿윌스토어 밀알대전점>은 대전광역시 대덕구 송촌동 (주)오뚜기 대전사옥 건물 1층에 위치한다.



경부고속도로 대전 IC초입이며, 바로 옆에는 대전웰니스 요양병원이 있어 찾기도 쉽다. 나도 마찬가지인데, 사용하지는 않지만 왠지 그렇게 버리기엔 아까운 물품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개인적으로 대표적인 게 책(신간)이다. 평소 '독서벌레'인 까닭에 책장엔 책이 범람한 강물처럼 넘친다. 그래서 불과 얼마 전에도 모 기관에 100여 권의 도서를 기증했다. 굿윌스토어는 중고물품 거래장터다.

기증 내지 기부 받은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하기에 아는 사람은 꼭 이곳만 찾는다고 한다. 실제 내가 찾은 날 역시도 개점하기 무섭게 많은 손님들이 오시어 북적였다.

<굿윌스토어 밀알 대전점>의 영업시간은 10:30~19:00시이며 매주 일요일은 휴무다. 요즘엔 중국 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말미암아 손님이 약간 줄었다지만 곧 회복세로 치환될 듯 보인다고 이석영 원장님께서 말씀하셨다.

굿윌스토어의 존재 이유는 장애인들에게 양질의 좋은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데 있다. 따라서 여러분들이 이곳에 기증을 하면 밀알복지재단에서는 물품의 판매 이윤으로 다음과 같은 좋은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우선 1단계로, '직업 전 교육'이 있다. 내용은 안전교육, 출.퇴근 훈련, 일상생활훈련, 대인관계훈련, 사회적응훈련이다. 2단계는 '직업훈련'인데 작업활동, 직업습관 형성, 작업환경 적응, 현장 견학 및 실습, 직무 기능강화 훈련이다.

3단계는 '맞춤훈련'인데 지원고용, 일반 고용 전이훈련, 취업 후 적응지도, 사후관리가 이 커리큘럼에 속해 있다. '참 좋은 일을 많이 하시는구나!' 싶어 밀알복지재단 관계자님들이 모두 존경스러웠다.

이곳에 기증의사를 갖고 계신 분들을 위해 기증 가능한 물품을 소개해 드리겠다. 먼저 <의류>의 경우는 정장, 캐주얼, 등산복, 블라우스, 스커트, 잠옷, 진, 아동복, 유아복, 속옷이다.

<잡화>는 신발, 넥타이, 스타킹, 스카프, 우산류, 가방, 모자, 사용하지 않는 침구류다. <문화용품>은 책, 음반, 비디오, 레저용품, 스포츠용품, 문구류가 속한다. <건강/미용>은 위생용품, 화장품, 가사용품이다.

<생활용품>은 주방용품, 인테리어, 정원용품, 소형가구이며 <가전>은 드라이기, 토스터기, 스탠드, 밥솥 등이니 지금 이 시간 집에서 언제 깨어날지 모를 기나긴 동면(冬眠)이 들어가 있는 제품(용품)이 있다면 망설이지 마시고 밀알복지재단 굿윌스토어에 오시거나 전화 주시기 바란다.

사과 박스 3개 이상에 채울 만큼의 물건이라면 직접 댁으로 찾아가 받는다. 아니면 가장 편리한 택배 업체를 이용하셔서 착불로 보내도 된다. 기증하실 때 소득공제용 자료를 요청하시면 기부금 영수증까지 발급해 드리니 그렇다면 꿩 먹고 알까지 먹는 일거양득(一擧兩得)이 아닐까 싶었다.

10분만 집안을 찾아보시라. 반드시 멀쩡함에도 안 쓰는 물품이 있을 테니까! 여러분께서 기증하시는 물품은 궁극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게 된다.

집에서 두문불출했던 장애인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다리(橋)를 만들어 주시라. 어렵지 않다! 발품을 파시거나 전화 한 통화만으로 가능하니까.

없는 것 빼곤 다 있는 밀알복지재단 굿윌스토어는 일의 힘을 통해 장애인들이 능력을 키워 자립할 수 있도록 함은 물론, 삶의 질과 존엄성을 세워 사회통합을 이루는데 이바지하고자 지난 2018년 9월 11일에 문을 열었다.

뭐든 마찬가지겠지만 만인의 관심과 성원이 있어야만 비로소 발전할 수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 장애인들의 어떤 현주소는 학교에 다닐 적엔 갈 곳이라도 있었지만 막상 졸업 후에는 갈 곳이 없는 게 현실이다.

굿윌스토어 대전점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다른 직업재활시설의 장애인에 대한 처우와 비교할 때, 장애인 직원 전원에게 최저임금을 지급한다는 사실이다. 다른 장애인 단체에서는 시행하기 힘든 과제, 아니 난제(難題)라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존경심이 발아(發芽)하는 느낌이었다.

최저임금은 일반 정규직 직원에게만 적용되는 줄 알았는데 정말 놀랍고 감사한 팩트가 아닐 수 없어 진짜 감격했다. 그러면서 선업(善業)을 쌓으면 반드시 좋은 과보가 따름을 이르는 선인선과(善因善果)가 떠올랐다.

주지(周知)하듯 식품그룹 오뚜기는 오랫동안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으면서 브랜드 인지도까지 껑충 상승하여 일명 '갓뚜기'로도 소문이 왁자한 기업이다. 그 오뚜기와 기타의 식품기업에서도 굿윌스토어를 돕고자 흔쾌히 기증한 우수한 식료품도 많이 판매하고 있으니 오늘부터 이곳을 단골 삼아 나들이 겸 장보기로 가시는 건 어떨까?

여러분들께서 밀알복지재단 굿윌스토어에서 구입하는 물품의 이윤은 고스란히 장애인의 고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善循環)의 고리가 된다. 처음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론 여기만 와야겠네!"라는 생각이 은은한 커피향과 달콤한 팥찐빵처럼 앙상블로 다가옴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어 흐뭇했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사자성어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1기 신도시 재건축 '판 깔렸지만'…못 웃는 지방 노후계획도시
  2.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두고 김태흠 지사-김선태 의원 '공방'
  3. 대통령실 인사수석에 천안 출신 조성주 한국법령정보원장
  4. 밀알복지관 가족힐링캠프 '함께라서 행보캠'
  5. K-water 안전기동점검반 임명식...‘안전을 심다’
  1. 축산업의 미래, 가축분뇨 문제 해결에 달렸다
  2. '빈집 강제철거 0건' 충남도, 법 개정에 빈집정비 속도 오를까
  3. 교정시설에서 동료 수형자 폭행 '실형'…기절시켜 깨우는 행위 반복
  4. 대전행복나눔무지개푸드마켓 1호점 공식 카카오톡 채널 개설
  5. [촘촘하고 행복한 충남형 늘봄교육] 학생에게 성장을, 학부모에겐 신뢰를… 저학년 맞춤형 늘봄

헤드라인 뉴스


교수들도 지역대 떠난다… 이공·자연계열 이탈 심화

교수들도 지역대 떠난다… 이공·자연계열 이탈 심화

최근 5년간 충청권 국립대학에서 타 대학·기관 등으로 이직한 교수 절반 이상이 이공·자연계열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해외로 떠나는 수도권 대학교수들이 늘면서 비수도권 대학교수들이 수도권으로 향하는 연쇄 이탈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에서 지역별 국가 첨단산업 인재 육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우수교원들이 지역을 떠나는 것이다. 9일 국회 교육위 서지영 의원실이 최근 발표한 '전국 국립대 교수 이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21년~2025년 5월) 충남대·충북대 등 전국 지방거점국립대 9곳에서 이직한 교수는 3..

공중화장실에 남긴 흔적… 청소 관리자에겐 하루의 전쟁
공중화장실에 남긴 흔적… 청소 관리자에겐 하루의 전쟁

대전의 한 전통시장 공중화장실. 문을 열자 바닥에 흩어진 휴지 조각이 눈에 들어왔다. 몇몇 변기 칸은 이물질로 막혀 사용할 수 없었고, 비누통은 텅 비어 있었다. 휴지통이 없으니 누군가는 사용한 휴지를 변기 뒤편에 숨겨두고 갔다. 무심코 남긴 흔적은 청소 노동자에게는 전쟁 같은 하루를, 다른 이용자에게는 불쾌한 경험을 남긴다. 사회 전반의 시민의식 수준이 높아졌다는 평가와 달리, 공중화장실만큼은 여전히 우리의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나는 공간이었다. 9일 중도일보는 대전의 한 전통시장과 천변 공중화장실을 관리하는 청소 관리자를 현장에서..

보완수사 존폐 기로… 검찰청 폐지안에 대전지검 긴장
보완수사 존폐 기로… 검찰청 폐지안에 대전지검 긴장

정부가 검찰청을 해체하고 기소·수사권을 분리하는 조직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보완수사권 존폐 논란이 재점화됐다. '검수완박'이라 불린 2021년 형사소송법 개정 때 검사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평검사들이 전국회의 소집을 요구했던 대전지검은, 지금은 겉으론 평온하지만 내부에선 일손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최근 발표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검찰청을 해체하고 기소 권한을 법무부 산하의 공소청으로, 수사 기능을 행정안전부 산하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분리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검사가 보안수사를 실행할 수 있느냐는 이번 개정안 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올바른 손씻기로 식중독 예방해요’ ‘올바른 손씻기로 식중독 예방해요’

  • 전통시장 화재안전 집중조사 전통시장 화재안전 집중조사

  • ‘한국의 情을 고향에 전하세요’ ‘한국의 情을 고향에 전하세요’

  • K-water 안전기동점검반 임명식...‘안전을 심다’ K-water 안전기동점검반 임명식...‘안전을 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