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인대전]대학팀도 탈락했던 무명의 축구선수 성정윤, K-3리그를 평정하다
2025-07-1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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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3리그 득점 1위 대전 코레일 공격수 성정윤이 충남대 운동장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금상진 기자 |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마음으로 뛰고 또 뛰었죠."
대한축구협회 세미 프로리그 K3에서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성정윤(23·대전코레일 공격수)의 이번 시즌 목표는 득점왕보다 부상 없는 한 해를 보내는 것이다.
리그 중반을 넘어선 현재 14경기에서 10골을 터트리며 맹활약을 하고 있지만, 지난해까지 그는 부상과 재활을 반복하며 재계약을 걱정했던 무명의 하부리그 선수였다. 설상가상으로 그의 소속팀이었던 파주시민축구단은 운영상의 문제로 해체위기에 놓여 있었다. 앞날이 불투명했던 그에게 대전으로의 이적은 신의 한 수였다.
"전혀 뜻밖이었어요. 부상으로 시즌을 제대로 뛰지 못해서 재계약도 불투명했어요. 대전에서 내민 손이 기회이고 행운이라 생각했어요. 지금에 와서 생각해도 축복받은 것으로 생각해요."
초등학교 때 본격 축구를 시작한 성정윤은 초등리그를 제패할 정도로 유망주로 떠올랐으나 고등학교를 졸업을 앞두고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대학리그 진출을 목표로 원서를 넣었지만 그를 받아주는 학교는 없었다. 무적(無籍) 선수의 위기에서 4부 리그 격의 고양시민축구단 입단 테스트에 지원했고 가까스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축구를 그만둘까도 생각했어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으로 입단 테스트를 봤는데 가장 낮은 순위로 붙었죠."
성인무대에서의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당시 고양시민구단에는 성정윤처럼 프로 무대를 꿈꾸는 선배들이 즐비했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합류한 어린 그에게 연습게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당시 고양에 등록된 선수가 50명 가까이 됐어요. 단 1분이라도 뛰게 해주면 기회라 생각하고 뛰었죠. 그렇게 1분이 되고 5분이 되더니 어느새 선발 명단에 올라가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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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3리그 득점 1위 대전 코레일 공격수 성정윤이 충남대 운동장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금상진 기자 |
팀 막내에서 주전 자리를 확보한 성정윤은 2020시즌 24경기에 출전해 7득점을 터트리며 당해 축구협회가 선정하는 K-4 리그 '영 플레이어' 상을 수상했다. 이때의 활약에 힘입어 이듬해 K-3 리그로 승격한 파주시민축구단에 합류하게 됐다.
상위 리그로 올라가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선수들의 수준도 K-4 리그에서 느꼈던 압박 강도와는 확연히 달랐다.
"K-3 리그로 올라가니 공수 전환이나 경기 속도가 빨랐어요. 프로 무대를 경험했던 선배들도 다수 있어서 압박 자체가 다름을 느낄 수 있었어요."
파주에서의 첫 시즌은 무난했다. 2021시즌 21경기에 출전해 4골 3도움을 기록했다. 부상의 악령이 늘 그룰 따라 다녔지만, 꾸준히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존재 가치를 높이며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시즌 전반기를 마친 성정윤의 올해 목표는 리그 우승이다. 현재 대전코레일은 K-3리그 4위에 올라있다. 1위와는 승점 6점 차, 성정윤의 활약에 따라 리그 우승도 노릴 수 있다.
"득점왕도 좋지만, 올해는 팀 우승에 기여하고 싶어요. 모든 축구 선수의 꿈이 그렇듯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아보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박지성이나 이동국 선배처럼 축구 역사에서 확실한 이름을 남기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우리 대전 코레일 선수들에게도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금상진 기자 jodpd@